이재명 조기 등판하나…갑론을박으로 날 새는 민주당

허범구 기자 / 2022-03-17 15:44:10
조응천 "李 등판? 다시 갑옷입고 전장나가라는 꼴"
강기정 "李는 패자..전면에 나서는 것 적절치 않아"
김두관 "李, 비대위원장 맡아 지방선거 돌파해야"
李, 의원 전화에 당원 조문…'전면 복귀' 워밍업?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역할'을 놓고 왈가왈부 중이다. 3·9 대선 후 일주일이 지났는데, '패장'이 연일 화제다.

이재명 상임고문이 빨리 민주당 사령탑을 맡아야 한다, 안된다는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조기 등판론' 부각은 민주당 리더십 공백이 그만큼 크다는 반증이다. 6·1 지방선거에 대한 위기감이 배경이다.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전 대선 후보(가운데)가 지난 10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선대위 해단식을 마친 후 당사를 떠나고 있다. [뉴시스] 

'윤호중 비상대책위'는 불신받는 처지다. 윤호중 위원장도 대선 패배 책임이 큰 탓이다. 

조응천 비상대책위원은 17일 "격전을 치르고 돌아와 갑옷을 벗으려는데 다시 갑옷 입고 전장으로 가라는 것"이라며 '조기 등판론'을 일축했다. CBS라디오 인터뷰에서다.

조 위원은 "이재명이 뭘 어떻게 할지는 이재명한테 맡겨야지, 지금 다시 나가서 어떻게 하라는 건 온당치 않다"고 지적했다. "1600만표를 얻은 우리 당 제1의 자산이다. 당을 위해서도, 이재명을 위해서도 보호해야 한다"는 논리다.

안민석 의원은 BBS 라디오에서 "어제(16일) 밤에도 이 고문을 만났다"며 "지방선거 역할을 분명히 할 것"이라고 전했다. "선거 때 지원유세하는 방식도 있고 몇 가지 방식이 있을 것"이라는 얘기다. 다만 "전면 등판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이 고문의 지방선거 출마 가능성에 대해선 "가능성 없다"고 단언했다.

청와대 강기정 전 정무수석도 전날 TBS 라디오에서 "어떻든 패자들인데, 패자들이 전면에 나서는 건 적절치 않다"고 했다.

강 전 수석은 이 고문을 향해 "2012년 당시 낙선한 문재인 후보가 어떤 걸음을 걸었는가를 좀 연구를 해봐야 될 것 같다"고 조언했다.

반면 김두관 의원은 지난 주말 '이재명 비대위원장' 추대 서명운동을 개시하며 '이재명 역할론'을 설파하고 있다. 김 의원은 전날 CBS라디오에서 "이 후보가 비대위원장을 맡아 지방선거를 돌파해야 수도권에서 선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여성 젊은 당원이 10만 명 입당했다. 이 열기를 온전히 받아 지방선거를 잘 이끌 분은 이 고문"이라고 치켜세웠다. 대신 "(윤호중 위원장을) 중심으로 비대위원을 꾸렸다는 것은 국민들에게 반성이 전혀 없다는 메시지 외에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비토했다.

박용진 의원이 이 고문에게 쓴소리하자 이 고문 측근이 반격하는 일도 벌어졌다. 

박용진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 글에서 "투표율 77.1%의 이번 대선에서 이 후보가 얻은 득표율 47.83%는 전체 유권자 분모로 환산하면 36.88%"라고 썼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직전 최근 지지도 43.9%에 미치지 못한다"며 "문 대통령 지지율을 왜 우리가 온전히 흡수하지 못했는지 돌이켜 봐야 할 지점"이라고 꼬집었다.

그러자 김병욱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어디서 이런 계산법을 들고 나오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산수 계산은 정확히 하시라"고 저격했다. 김 의원은 "박 의원 주장은 이 후보의 득표율을 전 국민 투표율로 곱한 것인데, 그럼 대선 당시 투표하지 않은 국민 모두는 윤석열을 지지했단 말이냐"고 되물었다. 

이 고문은 선대위 해산식 이후 엿새 만인 지난 16일 첫 외부 일정을 소화했다. 대선 낙선 인사를 하다 차량사고로 숨진 여성 당원 빈소를 찾았다. 이 고문은 분향하고 유가족을 위로했다. 착석을 권유받았으나 곧바로 자리를 떴다.

이 고문은 그전까진 경기 성남 분당 자택에서 두문불출하며 주변에 전화를 걸어 선거 지원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 고문은 172명 의원들은 물론 원외 지역위원장들에게도 일일이 전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 안팎에선 "조기 등판을 위한 워밍업을 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박주민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선거 이후에 (이 고문이) 잘 회복하고 계시는지 궁금하고 걱정도 돼서 전화를 드렸다"며 "이 고문은 느꼈던 것들을 얘기하며 '고생했다', '본인이 부족해서 그렇게 된 것 같다', '미안하다'고 했다"고 전했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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