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尹 만남 언제…尹측 "조율" vs 靑 "인사 왈가왈부말라"

허범구 기자 / 2022-03-17 11:21:16
김은혜 "긴밀소통"…임태희 "文, 비서실장땐 협조"
靑 '조건만남' 불쾌…박수현 "MB사면은 고유권한"
민주 "점령군 행세" vs 국민의힘 "염치없이 알박기"
YS·DJ 8번 만나…이번엔 신·구 권력 충돌로 지연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언제 만날 수 있을까. 16일 청와대 오찬 약속이 깨진 뒤 분위기는 좋지 않다.

윤 당선인 측은 그래도 '해보겠다'는 제스처다. 그러나 청와대는 '조건 만남'이 영 못마땅한 눈치다. 다시 독대 일정을 잡는 게 녹록치 않아 보인다.

▲ 문재인 대통령이 2019년 7월 청와대에서 당시 검찰총장 임명장 수여식을 마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함께 얘기를 나누며 환담장으로 걸어가고 있다. [뉴시스]

특히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대리전을 벌여 감정의 앙금이 쌓이는 양상이다. 이명박(MB) 전 대통령 사면, 임기말 인사권, 대통령 집무실 이전 등 곳곳에서 전선이 형성중이다. 신·구 권력 충돌이 위험수위에 이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 당선인 측은 17일 청와대와 소통, 조율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청와대와 긴밀하고 지속적으로 소통과 조율 작업은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청와대는 '대통령의 사면권, 인사권'을 강조했다. MB 사면을 요구하고 인사권 문제를 제기하는 윤 당선인 측에 만남 무산 책임을 사실상 돌린 셈이다. 

박수현 국민소통수석은 MBC라디오에서 "자꾸 이런 저런 주제들이 어떤 경로를 통해서든 자꾸 나오고 기사화가 되니 국민이 받아들이기에는 의제화가 되어버린 느낌"이라며 윤 당선인 측을 겨냥했다. 

박 수석은 '윤 당선인 요청을 떠나 문 대통령이 MB 사면을 검토해보라는 지시를 한 바 있는가'라는 질문에는 "대통령 고유권한이고 결단 사항"이라고 답했다. 이어 "두 분 회동이 이뤄지면 당선인과 허심탄회한 말씀이 오갈 것으로 기대한다"면서도 "그렇다고 해도 결정은 대통령 고유권한"이라고 잘라 말했다.

박 수석은 또 "인사권은 분명하게 대통령이 갖고 계신 것"이라며 "왈가왈부하는 건 옳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청와대가 한국은행 총재 지명권을 윤 당선인에 넘기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는 보도에 대해서도 "상식 밖의 이야기"라며 "사실이 아니다"고 못박았다. "5월 9일까지 임기인데 인사권을 문 대통령이 하지 누가 하나"라고 반문했다.

민주당도 청와대를 거들었다. 

문 대통령 '복심'으로 통하는 윤건영 의원은 MBC라디오에서 "대통령에게 인사권(을 행사) 하지 말라고 하는 것은 현행법을 어기라는 것과 마찬가지 주문이기 때문에 대단히 무리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현직 대통령이 임명한 공공기관장을 정리하라고 국민의힘 일각에서는 주장하고 계신 데 이 또한 과도하다"고 비판했다.

윤호중 비대위원장은 KBS라디오 인터뷰에서 "인사권은 서로 존중해가면서 일을 해야 될 시점인데 과도한 요구가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그는 또 "대단히 무례한 요구가 있었고 마치 점령군 행세하는 모습 때문에 (만남이) 불발된 거 아닌가 보고있다"고 몰아세웠다.

그러자 국민의힘도 맞대응했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임기가 불과 1개월밖에 남지 않은 문 대통령이 보은성 인사를 고집하는 것은 대통령직에 주어진 공적 권한을 사적으로 남용하는 것"이라고 성토했다. "내 사람 챙기기, 알박기 인사에 전념하는 것을 보니 최소한의 염치도 없다"라고도 했다.

김경수 전 경남지사 시절 3년간 정무특보로 일한 명희진 전 특보는 지난달 25일 한국남동발전 상임감사로 임명됐다. 가스안전공사는 지난 10일 청와대 임찬기 전 민정수석실 선임행정관을 임기 2년의 상임감사로 임명했다.

윤 당선인의 임태희 특별고문은 CBS라디오에 출연해 2008년 MB 정부의 인수위 시절과 관련해 "문 대통령이 (노무현 정부 청와대) 비서실장을 할 때는 인사문제에 잘 협조해 줬다"고 밝혔다. 임 고문은 MB 정부에서 대통령실장을 지냈다.

김영삼 대통령과 김대중(DJ) 당선인은 1997년 대선 이틀 뒤인 12월 20일 만났다. 그 열흘 뒤 부부 동반으로 다시 만났고 DJ 취임 때까지 총 8번 대면하며 긴밀히 협력했다. 노무현 대통령과 이명박 당선인은 대선 후 9일 만에 청와대 만찬을 함께했다. 두 사람은 한번 더 만나 정권 인수인계를 마쳤다.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이 이번주 만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다음주 일정이 잡히면 3·9 대선이 끝난 지 열흘이 넘어간다. 정권 이양 작업은 늦어지고 그만큼 새 정부 국정 운영은 차질을 빚을 수 있다. 그 폐해는 고스란히 국민이 떠안아야한다. 양측이 빨리 타협점을 찾아 만남이 이뤄져야한다는 여론이 높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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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범구 / 정치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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