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2천만원 두고내린 보이스피싱범…돈 찾으러 갔다가 쇠고랑

최재호 기자 / 2022-03-13 13:11:33
부산 사상署 담당경찰, 분실금 반환과정서 수상한 낌새 포착
현금 뭉치 표식 추적 금융사기 확인…돈주인 저금리대출 속아
택시에 현금 뭉치를 두고 내린 보이스피싱범(전화금융사기)이 분실 신고를 했다가 수상한 낌새를 알아차린 경찰에 검거됐다.

▲ 보이스피싱범이 택시에 놓고내린 돈가방과 현금 뭉치. [부산경찰청 제공]

13일 부산 사상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새벽 1시께 승객 A(20대) 씨가 택시 뒷좌석에 현금 2000만 원이 든 손가방을 두고 부산 사상시외버스터미널에서 내렸다는 택시기사 B(50대) 씨의 112신고를 접수했다.

분실 사건을 맡은 이준홍 생활질서계 경사는 A 씨에게 연락해 현금 분실 여부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수상함을 감지했다.

A 씨가 잃어버린 현금 2000만원이 '할머니 수술비'라며 보이스피싱범들의 전형적인 변명을 둘러댔기 때문이다. 그는  경찰이 현금을 돌려주기 위해 통장 계좌번호 등을 묻는데도 선뜻 대답하지 않고 머뭇거렸다.

경찰은 현금 뭉치에 날인된 은행 표식에 따라 울산 북구 쪽에서 돈이 인출된 사실을 파악해 울산북부서에 연락한 결과, 보이스피싱 유사신고가 있는 사실을 확인했다.

알고보니 A 씨는 경남 고성경찰서에서 수배까지 내려진 상태였다. 경찰은 분실한 현금을 직접 찾으러 오라고 안내한 뒤, 지난 10일 사상경찰서를 방문한 A 씨를 검거하는데 성공했다.

택시 분실금은 울산에 거주 중인 C(50대) 씨가 저금리 대출안내에 속아 A 씨에게 직접 건넨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현금 2000만 원은 C 씨에게 돌려주고, 최초 신고자 택시기사 B 씨에게 감사장을 전달할 예정이다.

이준홍 경사는 "피해자에게 얼른 분실한 돈을 돌려줘야겠다는 의지가 결과적으로 보이스피싱범을 검거할 수 있게 했다"며 "분실금이 본래의 주인에게 돌아갈 수 있게 돼 보람을 느낀다"고 전했다. 

KPI뉴스 / 최재호 기자 choijh1992@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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