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 작년 불허한 '내로남불' 현수막 허용…편파 시인?

허범구 기자 / 2022-02-21 20:36:07
"신천지 등 단어만으로 특정 정당·후보 인식 안돼"
내로남불·무능 못쓰게 했던 지난해와 180도 달라
권영세 "신천지 표현 허용 등은 노골적 與 편들기"
조수진 "선관위 기준 오락가락…분명한 답변 내라"
중앙선관위는 지난해 4·7 재보선 당시 투표 독려 현수막에 '내로남불'이라는 단어를 쓰지 못하도록 했다. 특정 정당을 연상시킨다는 이유에서다. 야당은 "편파적"이라고 강력 반발했다. 그런데 약 1년만에 선관위 입장이 허용으로 180도 바뀌었다. 

선관위는 21일 내로남불 뿐 아니라 '무능·위선·신천지·주술·굿판'이라는 표현이 적힌 현수막과 피켓 사용은 "공직선거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조수진 의원 질의에 답하면서다.

▲ 서울 종로구 선관위 직원들이 지난 18일 이화동 예술가의 집 울타리에서 20대 대선 후보자들의 선거 벽보를 붙이고 있다. [뉴시스]

지난해 내로남불·무능·위선 등의 표현을 불허한 것과는 정면 배치된다.

선관위는 답변서에서 "내로남불·무능·위선·신천지·주술·굿판이란 단어만으로는 일반 선거인 입장에서 볼 때 정당·후보자의 명칭·성명이 특정되는 것으로 쉽게 인식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누구든지 이들 단어를 현수막이나 피켓에 게재하는 것만으로는 공직선거법 제58조의2 또는 제90조에 위반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허위사실 공표나 비방 행위가 부가돼선 안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직선거법 90조는 선거일 전 180일부터 정당 명칭이나 후보자 성명, 사진 또는 그 명칭, 성명을 유추할 수 있는 내용을 명시한 것은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한 판단해 금하고 있다.

선관위는 지난해 당시 내로남불 표현과 관련한 논란에 "시대를 반영하지 못하고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 선거법 제90조와 제93조는 이번 기회에 개정되기를 희망한다"라고 전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선거법 개정도 없이 자체적으로 판단을 바꿨다.

국민의힘 권영세 선대본부장은 선대본 회의에서 "우리 후보를 음해하기 위해 신천지 같은 유언비어를 쓴 걸 (선관위는) 표현의 자유 보장이라고 한다"며 "한마디로 선택적인, 편파적인 자유 보장이며 노골적인 편들기"라고 성토했다.

권 본부장은 "급기야 광주에서는 윤 후보만 빼놓고 선거 벽보면 붙이는 황당무계한 불법행위까지 등장했다"라며 "실력이 부족해 반칙만 일삼는 선수를 보는 것만으로도 짜증이 나는데 심판까지 편파적"이라고 날을 세웠다.

조수진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선관위가 1년 만에 태도를 바꿔 그때는 안 된다고 했던 것을 지금은 된다고 한 것"이라며 "기준이 뭔지 따져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1년 전엔 안 된다고 했던 일이 왜 1년이 지난 지금은 가능한 것으로 바뀌었나. 어떻게 선관위 기준이 오락가락, 이랬다저랬다 하는 것인가"라며 "선관위는 분명한 답변을 내놔야 한다"고 촉구했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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