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충우돌 추미애…"내가 키운 이재명, 내말 잘 듣는 동생"

허범구 기자 / 2022-02-16 15:13:59
'명터뷰' 출연…"李 공약 안지키면 멱살 잡을 것"
"이 누나 무섭다 vs 李 자상·친절"…칭찬인지 애매
영상 연기자로 윤석열 때리기…이낙연도 저격해
진영 대결서 李에 도움 vs 역효과 전망 엇갈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바쁘다. 1인 3역 이상이다. 본업은 '꿩잡이'. 자기가 '매'란다. 꿩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 성과는 없다.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왼쪽)가 지난 15일 대구 동성로에서 열린 거리 유세에서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함께 손을 들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 띄우기도 중요하다. 추 전 장관이 '명터뷰'에 직접 출연한 이유다. 명터뷰는 이 후보 지지 인사들의 인터뷰를 담은 것이다.

그는 이 후보에 대해 "내 말을 아주 잘 듣는 동생"이라고 말했다. 인터뷰 영상은 선대위가 운영하는 정치 OTT(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재밍'에 지난 15일 공개됐다.

추 전 장관은 영상에서 "재명이는 말 잘 듣는 동생이야?"라는 질문에 "아주 잘 듣는다"고 답했다. '명터뷰'는 '명쾌한 인터뷰' 준말이다. 반말로 편하게 인터뷰를 진행하는 게 원칙.

그는 "재명이랑 어떤 사이냐"는 질문도 받았다. "재미있다 재미연대, 명랑하고 추진력 있다 명추연대"라는 게 답이다. "함께 손잡으면 더 잘할 것 같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가 굉장히 자상하고 친절하다"고 치켜세웠다.

"재명이 진짜 미애가 키웠어?"라는 질문도 나왔다. 그는 "진짜지. 내가 당 대표였잖아"라고 했다. '이 후보가 대선공약을 잘 지킬 것 같냐'는 물음엔 "안 지키면 내가 멱살을 잡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또 주먹을 쥔 채 "내가 미리 경고하는 건데, 이 누나 무서운 거 알지"라고 했다.

인터뷰 내용이 이 후보 칭찬인지, 아닌지 헛갈린다는 지적이 16일 나왔다.

앞서 지난 14일에는 '재명이네 슈퍼'가 제작한 짧은 영상에 연기자로 출연했다. 재명이네 슈퍼는 이 후보 지지자들이 만든 유튜브 채널이다. 영상은 '재명이넷플릭스 미니 드라마 만희 사랑한 죄'라는 내용이다.

추 전 장관은 1분 2초짜리 영상에서 검찰총장실을 방문해 압수수색을 요구하는 역할을 맡았다. 그는 누군가로부터 전화를 받고 "압수수색을 해야 한다"며 언성을 높였고 검찰총장실을 찾았다. 문을 열어 들어가던 중 못 볼 꼴을 봤다는 듯 '헉'하는 소리와 함께 놀란 표정을 지으며 두 눈을 손으로 가렸다.

▲ 유튜브 채널 '재명이네 슈퍼' 캡처

이어 윤 후보와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 사진이 동시에 등장하며 배경음악으론 FT아일랜드의 '사랑앓이' 곡 중 "너무나 많이 사랑한 죄, 널 너무나 많이 사랑한 죄" 부분이 삽입됐다. 끝으로 '만희 사랑한 죄, 다음 회에'라는 문구로 영상이 마무리됐다. 

이 영상은 윤 후보의 신천지 압수수색 거부 의혹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윤 후보는 지난 11일 2차 TV토론에서 "법무부 장관의 압수수색 지시는 쇼"라고 반박했다. 추 전 장관은 지난 15일 대구 동성로에서 유세차에 올라 윤 후보가 신천지 압수수색을 거부했다고 거듭 몰아세웠다. 

지난 9일 윤 후보의 '문재인 정권 적폐수사' 발언 후 진영 대결이 격화하고 있다. 이 후보는 친문 당원 등 집토끼 결집으로 지지율 오름세를 타고 있다. 추 전 장관의 '윤석열 때리기'는 이 후보에게 도움이 된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꿩을 잡기는커녕 '범'으로 키운 게 추 전 장관인 만큼 역효과가 더 크다는 관측이 적잖다.

'차차기'를 위한 준비 작업도 빼놓을 수 없다. 추 전 장관이 이낙연 전 대표 견제를 시도한 건 비근한 예다. 이 전 대표는 지난 9일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 선거 전면에 등판했다. 추 전 장관은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이 전 대표를 저격했다. "(이 위원장은) 이 후보를 대장동 비리 범인으로 몰았던 것이 잘못된 판단이었다는 것을 시인하고 사과해야 한다"는 것이다. 당내에선 "협력해도 모자른데 내부총질을 해대는 추 전 장관을 이해할 수 없다"는 비판이 나왔다.

이 위원장은 "이런 식으로 하면 선거 망하자는 얘기"라고 발끈했다. 역풍이 거세자 추 전 장관은 해당 글을 삭제했다. "추 전 장관 언행은 어디로 튈지 모르는 돈키오테 같다", "가만 있는 게 차라리 낫다"는 분위기가 당내에서 엿보인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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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범구 / 정치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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