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野 단일화 질문에 "지금은 민생 챙길때"…與는 비상

허범구 기자 / 2022-02-13 22:13:31
安 단일화 제안에 직접 대응 삼가면서 우회 비판
'적폐수사' 발언 尹엔 맹폭 "민주당 궤멸 의사 표명"
민주당 "올게 왔다" 비상…李지지율 상승 제동 우려
통합정부론으로 安에 문열어놔…李, 安에 위로연락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는 13일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에 단일화를 제안한데 대해 담담한 반응을 보였다. "국민을 중심에 놓고 미래로 나아갈 때라고 생각한다"며 민생을 앞세웠다.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13일 오후 제주 서귀포매일올레시장을 찾아 상인과 시민 앞에서 즉석 거리연설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이 후보는 이날 제주도 서귀포 매일올레시장을 방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 안 후보의 단일화 제안 관련 기자회견에 대한 입장을 질문받자 즉답을 피했다. 대신 "지금은 위기 상황이고 위기를 극복하고 민생을 챙기는 것이 가장 중요한 정치의 과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구체적 답변을 요구하는 취재진 추가 질문에 "아까 드린 말씀으로 대신하겠다"고만 말했다.

이 후보의 이같은 대응은 윤, 안 후보의 단일화 논의가 정치공학적 득표 전략에 불과한 '짬짜미'로, 부적절하다는 인식을 내비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다만 안 후보 지지자를 포함한 중도층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직공을 자제하는 등 수위를 조절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이 후보는 대신 윤 후보를 향해선 '집권시 민주당 정권 적폐수사' 발언을 고리로 맹공을 퍼부었다. 그는 매일올레시장 연설에서 "국민의힘의 전신 정권이 우리 노무현 전 대통령을 정치 보복해 그분을 떠나보낼 수밖에 없었던 그 안타까운 일을 기억하느냐. 그런 일이 다시 벌어질 것이라고 공언하는 후보가 있다"며 윤 후보를 겨냥했다. 그러면서 "조그마한 것이라도 침소봉대해 민주당을 완전히 궤멸시켜버리겠다는 의사를 표명하는 정치 집단이 우리의 미래를 과연 제대로 이끌어갈 수 있겠느냐"고 쏘아붙였다.

제주 4·3 평화교육센터 연설에선 "촛불집회도 처벌당하고 우리 의사를 자유롭게 표현하기 위해서는 건물 옥상에 숨어들어 유인물을 뿌려야 하는, 그런 비민주적인 국가, 폭압정치의 나라, 공안정치의 나라로 되돌아가고 싶으냐"고 물었다.

민주당은 안 후보의 단일화 제안에 비상 모드에 돌입했다. "올 게 왔다"며 바짝 긴장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후보 단일화 논의는 선거 막판 모든 정치 이슈를 단숨에 집어삼키는 '블랙홀'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윤 후보의 적폐수사 발언이 여권 지지층을 결집시켜 모처럼 이 후보 지지율이 상승세를 타는 흐름에서 안 후보가 제동을 건 셈이어서 민주당으로선 실망과 아쉬움이 커 보인다.

단일화 효과를 평가절하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기동민 의원은 페이스북 글에서 "단일화라는 지옥의 문이 열린 셈"이라며 "국민들은 오로지 권력을 차지하기 위한 이런 정치적 거래에 짜증날 뿐"이라고 비꼬았다. 

민주당은 공식 입장을 내지 않고 신중한 자세를 취했다. 그러면서도 '통합정부론'을 부각해 안 후보를 향한 문이 열려 있다는 점을 알렸다.

우상호 총괄선대본부장은 안 후보 회견 직전 기자간담회를 갖고 "중도 부동층 (공략) 문제는 김종인, 이상돈, 윤여준 등을 만나면서 우리 후보가 합리적 보수 진영 인사들의 지혜와 그분들을 차기 통합 내각에 포함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진행을 해왔다"고 전했다.

이 후보는 안 후보에게 성의를 보였다. 안 후보 부인 김미경 서울대 교수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자 "김 교수의 쾌유를 기원한다"라고 트위터에 쓰며 우호적 뜻을 드러냈다. 또 안 후보에게 위로 연락을 했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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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범구 / 정치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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