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급여 비용은 병원 자율이라 천차만별인 터에 '고무줄' 논란까지 로봇수술 비용은 고무줄인가. 70대 김 모 씨는 지난해 11월 경기지역 한 대학병원에서 전립선 비대증 수술을 받았다. 의사는 "회복이 빠르다"며 로봇수술을 권했다.
문제는 비용이었다. "1200만 원"이라고 했다. "너무 비싸 부담되네요. 꼭 로봇수술로 해야 하나요?" 근심어린 표정으로 묻는 김 씨 딸 다슬(가명) 씨에게 의사는 뜻밖의 답변을 했다. "육칠백만 원 정도면 괜찮으시겠어요? 그 정도는 깎아 드릴 수 있어요."
다슬 씨는 "할인받은 건 다행이지만 수술비가 무슨 고무줄이냐. 제값 내고 수술 받았으면 어쩔 뻔 했냐"면서 불신감을 드러냈다. "꼭 로봇수술을 받아야 했는지도 의문"이라고 했다. 다슬 씨는 아버지 수술비, 입원비 등으로 900만 원 가량 지불했다고 한다.
로봇수술은 비급여 항목이다.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다. 수술비는 제각각이다. 병원마다 편차가 크다. 그런 터에 환자의 요구, 항의에 따라 고무줄처럼 늘기도, 줄기도 한다는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대학병원에서 일하고 있는 한 현직 의사는 "비급여 항목은 가격책정에 대한 별도의 제한 규정이 없기 때문에 병원에서 비용을 정하기 나름"이라며 "로봇수술 장비가 워낙 고가이기 때문에 장비 구입에 들어간 돈을 뽑기 위해서 꼭 필요하지 않더라도 로봇수술을 권하는 경우가 있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김 씨를 수술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19일 UPI뉴스와의 통화에서 "로봇수술도 환자에 따라 비용차가 발생한다"고만 했다. "같은 환자의 수술비용이 상담 과정에서 절반으로 할인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선 "확인후 답변 드리겠다"고 했다. 답변은 오지 않았다.
정부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건평원)을 통해 2017년 6월부터 병원별 비급여 진료비용을 공개하고 있다. 그러나 공개 항목이 제한적이어서 환자들에게 실질적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았다. 일례로, 로봇수술 비용의 경우 건평원을 통해 조회 가능한 항목은 갑상선암과 전립선암에 대한 로봇수술(다빈치 기기를 이용한 경우) 비용뿐이다.
정부도 관련 규정을 개선해 나가겠다는 입장이기는 하다.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12월22일 '제1차 국민건강보험종합계획 2022년 시행계획'을 통해 비급여 보고체계 및 규제·관리를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보건복지부에 김 씨가 겪은 사례를 질의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올해부터 비급여 항목 진료비에 대한 병원의 보고체계를 좀 더 세밀히 관리해갈 계획"이라고 답했다.
또한 "대표적인 고가 비급여 항목인 로봇수술 비용 공개 항목수가 적다"는 지적에 대해선 "로봇수술의 빈도와 중요성 등을 감안해 결정하고 있으며 소비자들의 민원이나 여론, 실효성 등을 검토해 공개 항목을 조정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KPI뉴스 / 조성아·김해욱 기자 jsa@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