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접종자 차별 못 참아"…서비스 거부업장 공유 SNS도

김명일 / 2021-12-20 16:27:05
"식당 1명까진 괜찮은데 쫓겨났다" 증언 이어져
안 맞는게 아닌 못 맞는 사람도…방역정책 과제
40대 자영업자 A 씨는 저녁시간 한식당에 갔다 "코로나19 예방접종증명을 보여달라"는 말을 들었다. 휴대전화를 집에 두고 나온 그는 "예방접종도 했고, 안 했더라도 나 혼자니까 괜찮다"고 했지만 종업원은 "증명을 보여주셔야 한다"고 말했다. 나홀로 이용은 법적으로 괜찮으나, 언쟁을 벌이기 싫었던 A 씨는 발길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20대 회사원 B 씨는 미접종자다. B 씨는 "PC방도 이용할 수 없고, 식당은 혼자 갔는데도 거절하더라"고 말했다. 그는 "주말에는 단 한 명도 허용 안 되는 줄 아는 점주가 많았는데, 오늘은 '한 명이면 괜찮다'는 말도 들었다"며 "업주들도 초창기에 숙지를 못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 19일 서울 영등포구의 한 식당이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의 영향으로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명일 기자]

정부가 지난 18일부터 단계적 일상회복을 중단하고 특별방역대책기간을 시행한 후, 미접종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방역패스 적용 대상 확대로 사회적 활동이 사실상 봉쇄된 탓이다.

"백신 부작용과 사고가 겁나서 맞지 못했다"고 말한 B 씨는 크리스마스와 연말 약속을 모두 취소했다. 4명으로 제한된 사적모임에 미접종자는 단 한 명도 들어갈 수 없기 때문이다. B 씨는 "집합시설을 피하고, 손소독과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고, 마스크 착용 및 일상 속 거리두기 등 방역 정책을 누구보다 충실히 지킨다고 자부한다"며 "미접종자를 한데 몰아 통제하는 것은 지나친 처사"라고 말했다.

일부 미접종자들은 접종완료자의 ID를 빌리거나, 접종완료를 나타내는 '캡처 화면'을 전송받아 보여주기도 한다. 방역당국은 이에 "타인의 증명서를 이용하면 감염법예방법에 따라 과태료 10만 원을 부과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강화된 방역패스로 미접종자와 씨름하는 자영업자들도 "쉽지 않은 일"이라고 입을 모은다.

서울 강동구의 한 호프주점 점주는 "주로 단골장사이고 철저한 방역패스 검사는 번거로운 데다 크게 불만을 표하는 손님도 많다"면서도 "위반시 법적 제재도 무겁고, 방역 정책을 따를 수밖에 없는 게 소상공인인 만큼 처음 온 손님에게는 철저히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영등포구의 한 PC방 사장은 "방역이 무너지면 가장 먼저 무너지는 업종이기에, 한 명도 빠짐없이 확인하고 있다"며 "하루에 두어 명 정도는 돌아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 인스타그램에 생긴 '백신 미접종자 거부 업장 리스트' 계정. [인스타그램 캡처]

한편 "차별적 조처를 바로잡겠다"고 나선 미접종자들은 인터넷 등으로 집단 행동을 시작했다.

인스타그램에는 '백신 미접종자 거부 업장 리스트'라는 계정이 생겼다. 계정주는 "1명도 거부하는 업장을 목록으로 정리해, 찾아갔다가 거절당하지 않도록 정보를 제공한다"는 취지로 계정을 소개했다. 게시물에는 수도권과 부산 등 각지의 식당, 술집, 카페, 고속도로휴게소 등 업장명이 게재됐다. 해시태그에는 '#미접종자차별업장'이라고 적어, 각 업장의 행동이 미접종자 차별임을 내세웠다.

강화된 방역패스는 내년 1월2일 24시까지 계속된다. 이후 거리두기와 방역조치 연장 여부는 2주 동안 나타난 방역 성과를 바탕으로 결정한다. 이날 백신접종 완료는 81.93%, 3차접종은 22.52%로 순항하고 있다. 하지만 지병이나 신체적 이유로 접종을 받지 못한 미접종자도 다수인 만큼, 사회적 불편을 최소화하고 방역도 제어해가는 거리두기 운영은 당국에 과제로 남겨졌다.

KPI뉴스 / 김명일 기자 terry@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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