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콜제품도 버젓이 거래…온라인 중고시장, 안전장치가 없다

조성아 / 2021-11-03 16:47:23
10만원 주고 산 유모차, 수일만에 바퀴 빠져…알고보니 리콜제품
당근마켓·중고나라·번개장터 "리콜제품 사전 필터링 어렵다"
주부 A 씨는 두 달 전쯤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을 통해 유모차를 구입했다. 판매자와 직거래 약속을 하고 직접 만나 물건 상태를 꼼꼼하게 점검했다. 중고제품이지만 상태가 괜찮았다. 현금 10만 원을 주고 유모차를 건네받았다. 

▲'당근마켓' 거래 목록에 올라온 리콜 대상 유모차. [당근마켓 캡처]


문제는 얼마 후 발생했다. 유모차에 아이를 태우고 집 근처 산책을 나섰던 A 씨는 갑자기 덜컹이는 느낌을 받았다. 며칠 동안 유모차의 핸들링이 이상하다 싶었는데, 이날 결국 앞바퀴 하나가 떨어져 나간 것. A 씨는 "그때 아이가 타고 있지 않아 다행이었지, 아이가 타고 있었으면 다쳤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아찔했다"고 말했다.

A 씨는 "보름 전에 같은 모델의 유모차를 사용 중인 지인이 공원에 갔다가 앞바퀴가 부러져서 겨우 끌고 왔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며칠 지나지 않아 똑같은 문제가 생겨버렸다"며 "알고보니 앞바퀴의 안전성 문제로 인한 리콜 대상 제품이었다"고 말했다.

A 씨가 이 제품을 구매한 이후에도 같은 모델의 리콜 대상 유모차 여러 개가 여전히 거래 목록으로 올라와 있었다.

당근마켓에만 국한된 일은 아니었다. UPI뉴스는 국내 3대 중고거래 플랫폼인 당근마켓, 중고나라, 번개장터 세 곳에 "판매되는 상품 중 리콜제품을 사전에 걸러내고 있는지" 질의했다.

세 곳 모두 "개인과 개인 간 거래라는 중고거래 플랫폼의 특성상 물품을 모두 검수하지 못한다"는 비슷한 취지의 답변을 보내왔다. 


번개장터 측은 "리콜 명령이 내려진 상품에 대한 사전 필터링은 쉽지 않다. 소비자의 신고 등으로 리콜 명령이 내려진 상품임을 알게 되면 게시물 삭제나 관련 키워드 등록 차단 등의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당근마켓 측은 "리콜제품을 구매하게 되면 앱 내 신고기능을 이용해 신고하면 적절한 조치에 들어간다"고만 답했고, 중고나라 측은 "지속적으로 모니터링을 시행하고 있으나 회원들이 등록하는 상품 게시글만으로 리콜 제품인지 여부를 확인하는 것은 어려움이 있다. 회원 여러분이 제품 홈페이지나 소비자원 정보 등을 통해 리콜 제품인지 확인하고 신중하게 거래할 것을 권유한다"고 답했다.

소비자가 리콜제품인지 일일이 확인하고 구매해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그렇다면 리콜제품 구매로 인해 피해를 입을 경우 적절한 보상은 이뤄질까. 이에 대해서도 세 곳의 중고거래 플랫폼 모두 '명확한' 답변을 내놓진 않았다.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가지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당근마켓 측은 "구체적 보상기준 등을 확인해주기 어렵다"고 답했다. 번개장터 측은 "우리는 판매주체가 아니라 중개 플랫폼으로 제품 불량에 대한 보상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중고나라 역시 "상품 불량에 대한 내용은 판매자에게 문의해야 한다. 또 회원들 간 거래 전후 정황과 제품의 문제 발생 시점 등을 파악하는 것도 어렵다"며 "다만 문제가 생길 경우 환불 등과 관련해 합의가 이뤄질 수 있도록 회사가 중재할 것"이라고 답했다. 

현행 전자상거래법상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이뤄지는 거래에 대한 책임은 판매자에게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KPI뉴스 / 조성아·김명일 기자 jsa@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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