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의사불벌죄 인정·범죄행위 기준 모호한 점 아쉬워 스토킹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정안(스토킹처벌법)이 21일부터 시행됐다. 솜방망이는 진짜 방망이로 대체되고, "뭘 이 정도 가지고"라는 핑계도 더 이상 통하지 않게 됐다.
법에 따라 스토킹범은 최대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 그동안 경범죄로 분류돼 범칙금 10만 원에 머물렀던 것에 비교하면 처벌 수위가 많이 올랐다.
스토킹범 처벌이 약했던 것은 법률상 명확한 정의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경찰은 신고를 받아도 대부분 경범죄처벌법으로 처리해왔다.
경범죄처벌법 제3조 제1항 41호는 '지속적 괴롭힘' 범죄를 규정했다. 상대방 의사에 반해 지속적으로 접근하거나 따라다니는 행위를 할 시 10만 원 이하 범칙금을 부과한다는 내용이다.
형법 제319조도 스토킹에 관련한 조항을 담았지만, 피해자의 집에 침입해야만 적용되는 탓에 한계가 있었다. 처벌 또한 3년 이하 징역 혹은 500만 원 이하 벌금으로 규정해 집행유예 요건을 충족한 탓에,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앞으로는 달라진다. 경찰은 스토킹처벌법 9조1항에 의거해 △서면 경고 △100m 이내 접근금지 △전기통신을 이용한 접근금지 △유치장 또는 구치소 유치를 실시할 수 있다.
또 스토킹 행위가 범죄로 인정되면 제18조의 적용을 받는다. 18조 1항은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 벌금형을 명시했다. 흉기 또는 그 밖의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거나 이용하여 스토킹범죄를 저지를 경우에는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 벌금형으로 처벌이 높아진다.
'범죄 인정 기준' 여전히 불명확 한계
스토킹을 법률적으로 더 명확히 규정하고 처벌 수위가 높아진 것은 의의가 크다는 것이 사회 각계의 입장이다.
그러나 어디까지가 스토킹인지에 대한 해석이 불명확한 탓에 논란의 불씨는 남아있다.
새 법안은 스토킹을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여 정당한 이유없이 상대방 또는 그의 동거인과 가족에 대해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일으키는 행위'라고 규정했다. 구체적으로는 △접근하고 따라다니거나 진로를 막는 일 △주거 등 부근에서 기다리거나 지켜보는 행위 △정보통신망을 이용해 글, 그림, 영상 등을 도달하게 하는 행위 △직접 또는 제3자를 통해 물건 등을 보내는 행위 등이다.
여기에 △밀린 공사대금 등을 갚으라고 거래처 대표를 회사나 집까지 쫓아간 행위 △다른 차량과 시비가 붙어 경적을 울리거나 따라오거나 안전거리를 미확보해 불안감을 느끼는 행위 △학부모가 교사에게 지속적 위협이나 협박을 하는 행동 등 관계당사자와 사건의 폭도 넓게 잡았다.
그러나 스토킹 피해의 유형은 무한히 많아질 수 있다. 주변 사람들에 헛소문을 퍼트리거나 험담하기, 무단 사진 촬영 및 저장, 소지품 절도해 보관하기, 인터넷과 스마트폰 및 개인방송플랫폼 등에서 원하지 않는 사이버접촉을 지속적으로 시도하기 등 수많은 스토킹 유형을 법안에 모두 담기가 쉽지 않은 것도 현실이다.
새 법에 반의사불벌죄를 적용한 점도 문제다. 스토킹처벌법 18조는 '피해자가 구체적으로 밝힌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고 규정해, 피해자가 신고하지 않을 경우 공권력이 개입할 수 없다. 다수 피해자들이 보복이 두려워 신고를 꺼리는 점을 감안하면,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여성 중심 커뮤니티 네티즌들은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처벌이 강화된 법에 시행된 것은 한 걸음 전진한 일"이라며 "지속적인 입법운동과 시민홍보를 지속해나가는 것이 피해자를 위한 길"이라는 의견이 잇따랐다.
KPI뉴스 / 김명일 기자 terry@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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