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CIA, 중국 위협에 맞서 '중국미션센터' 신설

김당 / 2021-10-08 09:34:55
번스 CIA 국장, '미래 과제에 적응 위한 CIA의 변화' 발표
냉전 시대 미∙소 대결 구도→신냉전 시대 미∙중 대결 구도
트럼프 시절 만든 '코리아∙이란 미션센터'는 사실상 폐지

미 중앙정보국(CIA)이 중국의 글로벌 도전에 초점을 맞춰 조직과 인력을 조정하면서 '중국 미션 센터(China Mission Center; CMC)'를 신설했다.

 

▲ 미국 CIA 문양 [CIA 홈페이지]


CIA는 7일(현지시간) '미래 과제에 적응하기 위한 CIA의 변화(CIA Makes Changes to Adapt to Future Challenges)' 제하의 보도자료를 내고, 윌리엄 J. 번스(William J. Burns) CIA 국장이 CIA의 모든 임무 지역에 영향을 미치는 중국의 글로벌 도전에 대처하기 위해 중국 미션 센터를 설치했다고 밝혔다.

 

번스 국장은 "중국 미션 센터는 21세기에 우리가 직면한 가장 중요한 지정학적 위협, 즉 점점 더 적대적인 중국 정부에 대한 우리의 집단적 업무를 더욱 강화할 것(CMC will further strengthen our collective work on the most important geopolitical threat we face in the 21st century, an increasingly adversarial Chinese government)"이라고 밝혔다.

 

번스 국장은 중국의 위협은 중국 인민이 아니라 중국 정부로부터 오는 것임을 강조하며 "새로운 미션 센터는 CIA 전부처의 대응과 CIA가 이미 이 핵심 라이벌에 대항해 수행하고 있는 특수한 업무의 통일을 가져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CIA 조직의 변화는 냉전(Cold War) 시대에 미국이 대항했던 주적 또는 라이벌이 구소련과 러시아에서 중국으로 바뀌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냉전 시대의 미∙소 대결 구도가 이른바 '신냉전' 시대의 미∙중 대결 구도로 바뀌는 양상이다.

 

이에 따라 CIA는 냉전시절에 구소련을 상대로 벌였던 활동과 유사하게 각국에 요원과 언어학자, 기술담당자, 전문가 등을 배치해 관련 첩보를 수집하고 마국의 국익에 반하는 중국의 활동에 적극 대응할 계획이다.

 

실제로 CIA 고위 당국자는 이날 워싱턴포스트에 냉전 시기의 구소련과 비교하면서 중국이 경제 규모와 국제적 영향력을 감안할 때 구소련보다 더 강력하고 복잡한 라이벌이라고 규정했다.

 

CIA의 중국 미션 센터 신설 발표는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연내 화상 정상회담 합의가 이뤄진 뒤 다음날 나왔다. 양국의 충돌을 피하기 위한 정상 간의 소통 기회를 마련하면서도 중국과의 전략적 경쟁을 최우선 순위 과제로 부각하는 미국의 기조를 보여주는 사례다.

 

CIA는 이날 조직 구조와 현재 및 미래의 국가안보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최선의 접근 방식에 대한 조정을 발표하면서 중국 이외에 러시아, 북한, 이란 등을 거론하면서 국가 앞에 각각 다른 수식어(형용사)를 사용해 눈길을 끌었다.
 

▲  '미래 과제에 적응하기 위한 CIA의 변화'를 이끄는 번스(William J. Burns) 국장(왼쪽)과 코헨(David S. Cohen) 부국장 [CIA 홈페이지]


직업 외교관 출신인 번스 국장은 이날 중국 정부에 대해 "adversarial(적대적인, 대립관계에 있는)"이라고 표현한 가운데 "CIA는 테러리즘과 싸우는 것뿐만 아니라 공격적인(aggressive) 러시아, 도발적인(provocative) 북한, 적대적인(hostile) 이란을 포함한 다른 중요한 위협에 계속해서 날카롭게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미션 센터가 설치되면서 트럼프 대통령 시절에 만든 '코리아 미션센터'와 '이란 미션센터'는 해체되어 각각 동아시아와 근동 지역 전체를 담당하는 부문으로 흡수된 것으로 알려졌다. CIA는 주변 지역과의 맥락 속에서 이들 국가가 제일 잘 분석될 수 있다는 내부 결론을 내렸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코리아미션센터는 2017년 5월 신설됐는데 CIA가 특정 국가에 집중해 별도의 미션센터를 만든 건 당시가 처음이었다. 2018년 남북미 간 대화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앤드루 김 당시 코리아미션센터장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평양을 방문하기도 했다.

 

번스 국장이 공개한 변화에는 새로운 직책인 최고기술책임자(CTO)와 초국가 및 기술 미션 센터(Transnational and Technology Mission Center; TTMC)도 포함되었다. CIA는 TTMC는 첩보수집 관련 신기술, 경제 안보, 기후 변화 및 세계 보건 등 미국의 경쟁력에 중요한 글로벌 이슈를 다룰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미션 센터를 만들어 위협에 대응하려는 CIA의 변화에 대해 이 조직을 이끌었던 전 국장들은 칭찬 일색이다.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존 브레넌(John O. Brennan) 전 국장은 "그들만의 임무센터를 가질 자격이 있는 나라가 있다면, 세계적인 야망을 가지고 있고 미국의 이익과 국제질서에 가장 큰 도전을 제기하는 나라는 중국"이라고 센터 창설을 반겼다.
 
오바마 행정부에서 CIA 국장과 국방장관을 지낸 리언 페네타(Leon E. Panetta)는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 "번스 국장이 지난 주 (자신에게) 새로운 센터에 대해 약 30분 동안 설명해 주었다"면서, "중국이 무엇을 꾸미고 있는지에 대해 훨씬 더 나은 정보를 필요로 하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중국은 침투하기 어려운 목표로 남아 있으며, 그 때문에 중국에 진정한 초점을 두기 위해 그 센터를 설립하는 것은 이치에 맞다"고 말했다.

 

앞서 블룸버그 통신은 지난 8월 CIA가 이전에 동아시아태평양 임무센터의 포트폴리오에 속했던 중국에 초점을 맞춘 독립된 임무센터 제안을 저울질하고 있다고 처음 보도한 바 있다.

 

CIA는 이날 보도자료에서 CIA의 이러한 변화는 번스 국장이 지난 봄 중국, 기술, 인력 및 파트너십을 포함한 분야에 초점을 맞춘 전략적 검토에서 비롯되었다고 밝혔다. CIA 이어 데이비드 코헨(David S. Cohen) 부국장이 조직 구조에 대한 변경사항의 실행을 감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번스 국장은 직업외교관 출신으로 지난 3월부터 공식 취임해 변화와 개혁을 주도해왔다. 재무부에서 테러 및 금융정보 차관보를 지낸 코헨 부국장은 그보다 앞서 지난 1월부터 부국장에 취임해 과도기에 국장대행 역할을 맡아 왔다. 그는 재무부에서 이란, 러시아, 북한, 그리고 테러조직에 대한 제재를 개발해 시행해왔다.

KPI뉴스 / 김당 대기자 dang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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