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희수 측 1심 승소…'트랜스젠더 군복무' 길 열리나

김명일 / 2021-10-07 16:57:04
법원, 전역처분 근거 '심신장애' 불인정
"수술 뒤면, 여자 기준으로 검사했어야"
상황 변화 대응 나선 국방부, 연구용역
법원이 고 변희수 하사에 대해 '육군의 전역 처분은 잘못됐다'는 취지로 판결했다. 트랜스젠더가 군복무를 할 기회가 넓혀질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 고 변희수 하사가 지난 1월 22일 군인권센터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후 경례하고 있다. [뉴시스]

대전지법 행정2부(부장판사 오영표)는 7일 변 전 하사가 육군참모총장을 상대로 낸 '전역처분 취소청구' 소송에서 변 전 하사의 손을 들어줬다. 변 전 하사는 성전환수술 후 전역 처분을 받았고, 이에 불복해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변 전 하사가 수술 직후 법원에 성별 정정 신청을 하고 이를 군에 보고했다"며 "수술 후 변 전 하사의 성별을 여성으로 보았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군인사법상 심신장애 여부 판단시 변 전 하사는 '여성 기준'을 적용받았어야 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변 하사의 심신장애는 처분 사유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밝혀, 육군의 심사 과정이 잘못되었음을 인정했다.

1심 판결이지만, 국방부와 육군은 촉각을 곤두세웠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작년 12월 "변 전 하사에 대한 강제 전역 처분은 부당하다"고 판단한 데 이어 재판부도 심신장애를 인정 않는 등 연이어 자신들에 불리한 결정이 나온 탓이다.

국방부는 "법원 판결을 존중한다"며 "종합적인 대책을 검토해 나갈 것"이라 밝혔다. 국방부와 육군은 트랜스젠더 군복무에 대한 연구용역 의뢰를 검토하는 등 대안 마련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군인권센터는 보도자료를 통해 "당연하고 상식적인 결과를 얻는데 너무 오랜 시간이 걸렸다"며 "오늘 판결은 역사에 길이 기억될 것"이라 환영했다. 또 "국방부와 육군은 항소를 포기해야 할 것"이라 밝혔다.

변희수 전 하사는 누구?

변 하사는 경기 북부의 한 육군부대에서 근무하던 중인 2019년 휴가를 받고 외국에서 성전환수술을 받았다. 귀국 후 이 사실을 보고한 그는 복무를 지속하기를 희망했으나, 육군은 의무조사를 통해 '성기 상실' 등을 이유로 심신장애 3급 판정을 내렸다. 지난해 1월 전역 처분을 받은 그는 같은해 2월 "여군으로 복무를 희망하니 재심해달라"고 인사소청을 제기했으나 육군본부가 기각했다.

이후 육군본부가 속한 계룡대를 관할하는 대전지법에 소송을 제기했으나, 첫 변론이 열리기 전인 지난 3월 충북 청주의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극단적 선택으로 죽음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소송은 변 전 하사의 유족이 원고 자격을 이어받아 진행 중이다.

KPI뉴스 / 김명일 기자 terry@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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