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택진, 수익구조 개편 시사…위정현 "확률형 아이템 못벗어날 것" 게임업계에 '확률형 아이템' 논란이 뜨겁다. 엔씨소프트가 불을 댕겼다. 지난 8월 26일 신작 '블레이드 앤 소울2(블소2)'가 발단이었다. 문제의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유저들의 반발이 거셌다. 파장이 만만찮다. 주가가 폭락하면서 엔씨소프트는 전례 없는 위기에 빠졌다.
논란은 확전 양상이다. 한국게임학회가 나서 기름을 부었다. 23일 성명을 통해 "국정감사에서 한국 게임의 확률형 아이템 문제를 철저하게 규명해야 한다"면서 엔씨소프트 김택진 대표를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할 것을 촉구했다.
게임학회는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게임 이용자의 불신과 반발이 확산되고 있음에도 3N(넷마블,엔씨소프트, 넥슨) 등 대기업 게임사들의 변화에 대한 노력이 부족하다"며 "단기간 내 막대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확률형 아이템 과금은 이미 허용 수준을 넘고 있다"고 질타했다.
이어 "엔씨소프트는 확률형 아이템에서 최대의 수혜자이자 논란의 당사자"라며 "김택진 대표를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해 엔씨소프트에 태도와 입장에 변화가 있는지, 확률형 아이템의 대안은 무엇인지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은 "엔씨소프트가 큰 위기상황이 아니다. 국민들의 대다수가 아닌 유저들의 공분을 산 것이기 때문"이라며 "김택진 대표를 국감에 세우려는 것은 게임산업이 얼마나 사행화 됐는지 국민들에게 알리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확률형 아이템이란 확률에 따라 다양한 아이템이 나오는 뽑기 아이템이다. 학교 앞 문방구에서 동전을 넣고 손잡이를 돌려서 얻는 '뽑기'라고 생각하면 된다.
문제는 과도한 '현질 유도'(유료로 아이템을 사게 만드는 것)다. 확률형 아이템에서 좋은 아이템을 뽑으려면 '극악의 확률'을 이겨내야 한다. 확률형 아이템에서 원하는 아이템이 나올 확률이 '1%'라고 하면 유저들은 확률을 뚫고 원하는 아이템이 나올 때까지 확률형 아이템을 구매한다. 아이템 하나에 많게는 1억 원 넘게 쏟아붓는 유저도 있다.
2003년 일본 서비스를 시작한 넥슨의 '메이플 스토리'가 시초다. 2004년 1개당 100엔의 확률형 아이템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일본에서 좋은 실적을 내자 넥슨은 이듬해 7월 한국에서도 판매를 시작했다. 이후 한국 게임사들은 확률형 아이템을 빠르게 도입했고, 부작용이 나타났다. 이미 국정감사에도 여러번 등장한 이슈다. 17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논란은 현재진행형이다.
김택진 대표도 위기감을 절감한 듯하다.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확률형 아이템'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현재 게임 수익구조의 개편을 시사했다. 김 대표는 메일에서 "CEO로서엔씨소프트가 직면한 현재 상황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냉정히 재점검 하겠다.엔씨소프트의 문제를 정확히 짚고 대안을 강구하겠다. 그 무엇에도 구애받지 않고 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택진, 확률형 아이템 벗어나지 못할 것"
엔씨소프트와 한국게임사들은 확률형 아이템을 벗어날 수 있을까.
위정현 회장은 "김택진 대표는 확률형 아이템을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매출 차이가 너무 크게 나기 때문"이라고 단언했다. "김 대표가 생각하는 것은 확률형 아이템을 약하게 넣는 것이다. 합성(확률에서 나오는 '꽝'을 합성해서 더 좋은 아이템을 뽑는 것), 수집형(컬렉션을 다 채워 넣어야 이득을 볼 수 있는 구조), 이런 것들을 빼고 확률도 조정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어 "확률형 아이템은 게임사들에게 마약이나 다름없다. 바로 손만 뻗으면 먹을 수 있기 때문에 다른 BM(Business Model)을 생각하지 않아왔다. 매출의 큰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다른 BM으로 바꾸는 것도 힘들다"고 말했다. 위 회장은 "그나마 대안으로 생각할 수 있는 것은 중국의 '원신'이다. 확률형 아이템이 약하게 설정되더라도 글로벌로 뻗어나가서 매출을 조 단위로 낼 수 있다"고 했다.
위 학회장은 또 "지금껏 게임산업 개혁을 위해 게임법 개정안에도 확률형 아이템을 포함시켰고, 올해 9차 콘텐츠미래융합포럼에서도 문제를 지적했다. 또, 엔씨소프트 주주총회에 찾아가서 꾸짖기도 했다. 하지만 변하지 않았다. 트릭스터M과 블소2가 나온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말로 해서는 안되겠다고 생각하고 국감에 보내려고 한다"고 했다.
KPI뉴스 / 이준엽 기자 joony@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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