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이마트, 변질된 멜론 그대로…신선상품 유통 '구멍'

조성아 / 2021-09-06 10:54:31
소비자 "이마트서 조각멜론 구매했는데 이미 상해 있어"
이마트 "신선제품 판매기간 2일→1일로 바꾸겠다"
서울 마포구에 살고 있는 A(35) 씨는 얼마 전 불쾌한 경험을 했다. 지난 8월 15일 오후 5시께, 집 근처 이마트 신촌점으로 장을 보러 갔던 그는 맥주와 과자, 과일, 음료수 등 간단한 안줏거리를 구매했다. 그중에는 조각멜론도 있었다.

▲ A씨가 지난 8월 15일 이마트 신촌점에서 구입한 조각멜론. [A씨 제공]

A 씨는 집에 돌아와서 친구와 함께 먹으려고 멜론의 플라스틱 포장용기 뚜껑을 열었다. 그런데 시큼하고 역한 냄새가 코를 훅 찔렀다. 이미 멜론이 상한 상태였던 것이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용기 아랫부분에 과일이 상해가면서 생긴 물이 살짝 고여 있는 것이 보였다. 마트에서 사가지고 온 지 불과 한 시간 밖에 지나지 않아서였다.

A 씨는 멜론과 구매 영수증을 가지고 이마트 신촌점을 다시 찾아갔다. 이마트 측은 순순히 환불 조치를 해주었다고 한다. 하지만 A 씨가 분노했던 이유는 따로 있었다. A 씨는 "다른 사람들이 먹고 탈이 날 수도 있기 때문에 나머지 상품들을 전량 폐기 처분해 달라고 요청했다"며 "그런데 자체 검열을 해보겠다며 바로 폐기 하겠다는 확실한 답변을 주지 않은데다 수요일부터는 그 제품이 입고되지 않을 것"이라고 하는 안이한 답변을 내놓았다고 한다.

A 씨는 "수요일까지는 3일이나 남았는데 그동안 다른 고객이 구매할 수 있지 않느냐. 진열대에서 바로 물건을 빼야 하는 것이 맞지 않느냐고 했더니, 해당 물품을 대체하려면 다른 업체를 선정해야 하기 때문에 시일이 좀 걸린다는 대답을 들었다"고 말했다.

불안했던 A 씨는 본사 고객센터에도 항의 전화를 했다. 같은 일이 재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A 씨는 "신촌점 뿐 아니라 다른 지점 역시 마찬가지로 관리되고 있다면 문제가 크지 않겠느냐"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마트 본사 고객센터 담당자 역시 "신선식품의 경우 제품에 문제가 있을 경우 전점에서 100% 교환환불을 해드리고 있다. 신선식품의 선도에 대해 철저히 관리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원론적인 대답만 내놓았다.

A씨는 "요즘 식중독 사고도 많아 불안한데, 다른 상품으로 대체되기까지 일단 그 상품들은 다 팔아 치우겠다는 것 아니냐"며 분노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에 대해 "근래 비가 많이 내려 과일의 신선도에 문제가 있었던 것 같다. 신촌점에 확인한 결과 해당 제품은 모두 폐기 처분했다고 들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신선 제품의 판매기간을 이틀에서 하루로 줄이는 것으로 시정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해당 제품이 곧바로 폐기 처분된 것인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답변을 주지 않았다.

▲ 이마트 신촌점 전경.

식품위생법상 '썩거나 상하거나 설익어서 인체의 건강을 해칠 우려가 있는 것'은 판매가 금지돼 있다. 그러나 이번 경우와 같이 품질에 이상이 있는 신선제품이 판매되고 있더라도, 폐기 혹은 그 밖의 제재 조치는 바로 이루어지기 어렵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관계자는 "해당 제품이 식품위생법상 어떤 문제가 있는지 먼저 확인되어야 한다. 식품위생 감시원이 현장에 가서 위반사항을 확인한 후 인체에 유해한 경우 회수폐기를 진행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소비자가 신고한다고 해도 감시원이 가서 확인하고 조치가 취해지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상황. 제품을 판매하고 있는 마트 측이 적극적인 대처를 하지 않는다면 문제가 있는 제품이 일정 시간 계속 판매될 수밖에 없는 구조인 것이다.

KPI뉴스 / 조성아 기자·이준엽 기자 jsa@kpinews.kr·joony@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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