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 최근 일주일 신용대출 2.9조 ↑…"규제 전 수요 몰려"

안재성 기자 / 2021-08-29 11:39:21
'마통' 2.7조 늘어…전주 대비 증가액 7.8배 확대
"고소득자 등 일단 마통 뚫어두려는 수요 많아"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규제 강화를 시사하자 규제 전에 미리 빌려두려는 대출 수요가 몰리면서 은행의 신용대출이 최근 폭증했다.
▲ 규제 강화 전에 미리 빌려두려는 수요가 몰리면서 최근 일주일 새 신용대출이 2조9000억 원 가까이 폭증했다.[셔터스톡]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26일 현재 신용대출 잔액은 143조1804억 원으로 지난 20일 이후 7일 만에 2조8820억 원 확대됐다. 직전 일주일(13~19일)의 4679억 원보다 약 6.2배나 불어난 수치다.

특히 신용대출 가운데서도 마이너스통장(신용한도대출)이 크게 늘었다. 5대 은행의 마이너스통장 잔액은 일주일 새 2조6921억 원 폭증했다. 증가액이 전주(3453억 원)의 7.8배에 이른다.

신규로 개설된 마이너스통장은 1만5366개로, 전주(9520개) 대비 61% 많다.

이는 금융당국이 신용대출 한도를 '연 소득 이내'로 축소하도록 권고하고, 몇몇 은행들은 마이너스통장 한도를 5000만 원까지 줄이기로 하면서 규제 전에 미리 빌려두려는 수요가 몰린 탓으로 분석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미리 신용대출을 받아두려는 고객들이 급증했다"며 "특히 강남권 지점에 전문직 등 고소득자들이 많이 찾는 추세"라고 말했다. 그는 "당장 돈이 필요 없는데도 대출이 막힐까 우려돼 마이너스통장부터 최대 한도로 뚫어두는 고객들이 다수"라고 덧붙였다.

이런 경향으로 인해 7일 동안 5대 은행의 전체 가계대출은 4조7457억 원 부풀었다. 금융권 관계자는 "규제 탓에 대출의 희귀성이 높아지면서 인기가 더 높아지는 추세"라고 진단했다.

최근 일주일 간의 주택담보대출, 전세자금대출 증가폭은 그리 크지 않았다. 전세대출 3308억 원을 포함해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은 총 1조3949억 원으로, 전주(1조4854억 원)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NH농협은행을 뺀 4개 은행의 1주일 간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은 1조1745억 원으로 전주의 1조2878억 원보다 8.8% 줄었다. 전세대출 증가액(3643억 원)도 전주(4004억 원) 대비 9.01% 축소됐다.

지난 19일 NH농협은행이 "24일부터 주택담보대출, 전세대출 등을 전면 중단한다"고 발표했지만, 다른 은행에 주택담보대출 신청 등이 몰리는 '풍선효과'는 아직 확인되지 않은 것이다. 그러나 안심하기는 이르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주택담보대출이나 전세대출의 특성상 신청부터 실제 대출 실행까지는 시간이 꽤 걸리기에 영향이 즉시 표출되지는 않는다"며 "아마 다음달 중순부터 본격적으로 풍선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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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재성 / 경제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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