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린 '영끌'·'빚투'…이미 '2%대 마통' 사라지고 '4%대 주담대' 등장

안재성 기자 / 2021-08-27 16:40:39
한은 기준금리 0.25%p ↑…"연내 추가 인상에 내년까지 3~4회 올릴 수도"
대출금리 급등에 '영끌 차주' 부담 가중…"대출 연체 최대 4배 급증" 우려
대출금리가 지속적으로 상승세인 가운데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까지 겹치면서 사실상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과 '빚투(빚내서 투자)'의 시대는 막을 내리고 있다.

이미 은행에서 연 금리 2%대 마이너스통장(신용한도대출)이 사라지고 연 4%대 주택담보대출이 등장했다. 앞으로 대출금리는 더 오를 전망이다.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내년에 연 5%대로 오를 것이라는 예상까지 나온다.

▲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75%로 올린 데 이어 추가 인상까지 예상되면서 '영끌 차주'의 부담이 급증할 전망이다. [셔터스톡]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6일 현재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신규 취급액 코픽스 기준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2.62~4.198%로 집계됐다.

전달 대비 하단과 상단이 모두 0.1%포인트 가량 상승했다. 4대 시중은행 중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단이 아직 연 3%대인 곳은 우리은행(3.94%)뿐이다.

신용대출(1등급·1년) 금리도 지난 19일 현재 연 2.96~4.01%로 상단이 4%를 넘겼다. 특히 마이너스통장 금리는 지난달에 이미 연 3.26~3.79%를 기록했다. 연 2%대 금리 마이너스통장이 사라졌다.

한은의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은 대출금리 오름세에 기름을 부을 전망이다. 당장 금리 변화폭이 그리 크지 않을 수도 있지만, 문제는 추가 인상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이미 은행 대출금리에 한은 기준금리 상승분이 꽤 반영돼 당장의 금리 변화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도 "금융당국의 방조 속에 은행이 가산금리를 더 올리거나 한은이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할 경우 대출금리가 상당폭 뛸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금리인상이 가계부채 증가세 및 주택 가격 오름세를 둔화시키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해 기준금리인상의 주 목적이 가계부채와 집값 억제임을 숨기지 않았다.

한은은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 "앞으로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점진적으로 조정해 나갈 것"이란 밝혔고 이총재가 "첫발을 내디딘 것"이라고 말해 사실상 추가 인상을 예고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지금의 경기 흐름이 지속된다면 11월에 추가로 0.2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10월이나 11월에 한은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린 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을 주시하면서 내년 하반기에 추가로 금리를 올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태근 삼성증권 채권분석팀장도 "가계부채를 억제하기 위해 한은이 추가로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한은이 어느 정도 '매파(통화긴축 선호)'적인 경향을 보일지가 주요 관점"이라며 "가장 빠를 경우 내년 상반기까지 기준금리를 3회 인상한 뒤 하반기에 또 올릴 수도 있다"고 관측했다.

금리가 가파르게 치솟으면, '영끌 차주'의 이자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밖에 없다.

금융권 고위관계자는 "중기적으로 대출금리가 수직 상승하면서 신규 차주들의 영끌이 힘들어질 것"이라며 "사실상 영끌의 시대는 막을 내린 것 같다"고 판단했다. 그는 "동시에 기존 차주들의 부담이 무거워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은에 따르면, 올해 6월 예금은행 신규 가계대출 중 변동금리 비중이 81.5%나 된다. 가계대출 잔액 기준 변동금리 비중도 72.5%에 달했다. 변동금리 대출을 받은 차주들은 앞으로 6개월, 1년 등 변동 기한이 도래할 때마다 금리가 계속 오를 위험이 크다.

카드 사용액(판매신용)을 뺀 가계대출 잔액(1705조 원)과 변동금리 비중을 고려할 때, 대출금리가 0.25%포인트만 상승해도 차주의 이자부담은 총 3조1000억 원 늘어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한은이 내년까지 기준금리를 0.75~1.00%포인트 가량 올릴 경우 차주의 이자부담 증가액은 15조 원을 넘길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자부담이 짧은 기간에 급증하면서 연체가 대폭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경제연구원은 가계대출 금리가 1%포인트 오를 경우 은행권 가계대출 연체율은 0.32~0.62%포인트 높아질 것으로 추산했다. 올해 3월말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868조5000억 원)을 기준으로 할 때 해당 시나리오대로라면 가계대출 연체액은 2조7000억~5조4000억 원 증가한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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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재성 / 경제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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