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미 평화협상하자 IS "배신자" 등 돌려
알카에다와는 한때 끈끈한 동지적 관계 26일 아프가니스탄 카불 공항 인근에서 자살 폭탄 테러가 발생하자 아프간을 장악한 탈레반 세력의 소행이 아니냐는 추측이 무성했다.
그러나 곧 이슬람 극단주의 단체인 이슬람국가(IS)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밝혔고, 탈레반은 즉각 규탄 성명을 냈다.
탈레반의 자비훌라 무자히드 대변인은 "미군이 치안을 책임지고 있는 지역에서 발생한 카불 공항 민간인 폭탄 테러를 강력히 규탄한다"며 "자국민의 안전과 보호에 만전을 기하고 있으며 악순환을 엄격히 차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IS와 선을 분명하게 그은 것이다.
이번 테러를 일으킨 조직은 IS의 아프간 지부인 IS-호라산(IS-K)으로 탈레반은 정권을 장악한 직후부터 "아프간이 테러조직의 은신처가 되지 않을 것이며 이들을 지원할 계획이 없다"고 천명한 상태다.
그렇다면 이슬람 근본주의 세력이란 점에서 닮은꼴인 탈레반과 IS, 그리고 탈레반과 한때 끈끈한 동지적 관계였던 알카에다는 어떤 관계인지 관심이 쏠린다.
탈레반은 소련의 아프간 침공에서 철수까지(1979~1989년) 벌어진 소련군과 이슬람 무장세력 무자헤딘 간의 10년 전쟁의 부산물이다. 소련이 물러나면서 아프간은 수많은 종족과 정파가 내전에 돌입했고 새로운 이슬람 부흥운동을 내세우며 세력을 키운 단체가 탈레반이다.
1996년부터 미국의 침공이 있었던 2001년까지 5년간 정권을 잡았다. 탈레반은 회교 율법(샤리아)에 의한 금욕주의를 표방하고 있지만 반이슬람 세력에 대한 테러를 내세우진 않는다. 탈레반은 아프간에서의 정권 장악과 이슬람 율법에 의한 안정적 통치를 내세우는 국내조직이다.
반면 IS는 중동에 이슬람 국가를 건설한다는 목표로 2013년 설립됐고 끊임없는 테러의 주역이다. 이들은 시리아 내전으로 권력의 공백이 생긴 틈을 타 시리아와 이라크 일부 지역을 점령하며 세력을 키웠다. IS-K는 미군을 겨냥한 수십 건의 테러를 아프간에서 자행했다.
IS는 탈레반이 미국과 평화협상에 나섰다는 이유로 배신자라며 대립하고 있다. 러시아 스푸트니크 통신은 아프간에서 암약하는 IS 테러리스트가 4000여 명에 달한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테러를 지향한다는 점에서 알카에다도 IS와 유사하다. 알카에다는 나라에 관계없이 이슬람 적대세력에 대한 성전(지하드)을 추구한다.
탈레반은 알카에다와 끈끈한 유대관계를 맺어왔다. 수단에서 활동하던 알카에다 지도자 빈 라덴이 은신처를 아프간으로 옮긴 것은 탈레반이 정권을 장악한 1996년이다. 탈레반은 "우리 땅은 아프간의 땅이 아니라 신의 땅"이라고 빈 라덴을 환영했다. 탈레반 지도자 모하메드 오마르의 딸과 빈 라덴의 이들이 결혼해 사돈을 맺기도 했다.
빈 라덴은 자신의 훈련시킨 부대를 탈레반 군대에 흡수시켰고 막대한 군자금을 지원했다. 탈레반과 알카에다의 밀월은 미국의 아프간 침공과 빈 라덴의 사살로 막을 내렸다.
모하메드 나임 탈레반 정치국 대변인은 지난 23일 "아프간에 알카에다 은신처는 없으며 탈레반 정권은 테러리스트 세력을 지원할 계획이 없다"고 천명했다. 알카에다와도 선을 분명히 그은 것이다.
이번 테러를 계기로 아프간에 현존하는 최대 위협 세력은 IS임이 드러난 셈이다. 여전히 탈레반 정권에 맞서는 아프간북부동맹 등 반탈레반 조직이 IS와 손을 잡는다면 아프간에는 내전에 버금가는 최악의 상황이 펼쳐질 수도 있다.
KPI뉴스 / 이원영 기자 lwy@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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