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협력한 아프간인 380여명, 26일 입국한다

권라영 / 2021-08-25 15:02:27
진천 인재개발원에 수용…정부 "난민 아닌 특별공로자"
국내 체류 아프간인들에겐 인도적 특별체류 조치 시행
과거 한국 정부와 협력했다는 이유로 탈레반의 보복 위험에 처한 아프가니스탄인과 그 가족 380여 명이 한국에 들어온다.

▲ 최종문 외교부 2차관이 25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아프가니스탄 현지인 조력자 국내 이송과 관련해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시스]

최종문 외교부 2차관은 25일 브리핑을 열고 아프간에서 한국 정부의 재건 사업을 지원해온 현지인 직원과 배우자, 자녀 등 380여 명이 26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한국에 도착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 약 6주간 머물 예정이다.

최 차관은 이들에 대해 "수년간 주아프가니스탄 한국대사관, 한국국제협력단(KOICA), 바그람 한국병원, 바그람 한국직업훈련원, 차리카 한국 지방재건팀에서 근무한 바 있다"면서 "난민이 아니라 특별공로자로서 국내에 들어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주로 병원에 근무한 의사, 간호사, IT 및 통역 전문가, 강사 등으로 현지에선 상당히 우수한 전문 인력들"이라며 "짧게는 1~2년, 길게는 7~8년 한국과 같이해온 동료들"이라고 했다.

우리나라가 이들을 수용하기로 결정한 이유에 대해 최 차관은 "한국을 도운 이들에 대한 도의적 책임, 국제사회 일원으로서 책임, 인권 선진국으로서 국제적 위상, 다른 나라들도 유사한 입장에 처한 아프간인을 대거 국내 이송한 점 등을 감안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테러조직 관련자가 섞여 있을 수 있다며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정부는 입국자들은 채용 당시부터 아프간 정부기관을 통해 여러 차례 신원 확인을 했으며, 오랜 기간 문제없이 성실하게 일한 이들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우방국과 협조해 신원을 재차 확인했으며, 한국 도착 이후에도 확인 작업을 지속한다는 계획이다.

이들은 일단 단기체류 비자로 입국한 뒤 장기체류 비자로 일괄 변경된다. 당국자는 "장기 영주권 같은 것도 옵션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에 체류하고 있는 아프간인들에 대한 조치도 이뤄진다. 법무부는 이날 브리핑을 통해 "국내 체류 중인 아프간인을 대상으로 현지 정세가 안정화될 때까지 인도적 특별체류 조치를 시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장·단기 국내 체류 아프간인 434명을 대상으로 한다. 이들 중 남은 체류기간이 6개월 미만인 경우는 169명이며, 6개월 이상 1년 미만은 103명, 체류기간이 지난 불법체류자는 72명으로 파악됐다.

구체적으로는 졸업이나 연수 종료로 학업활동이 끝난 유학생, 최대 90일까지만 체류가 가능한 단기방문자 등 체류기간 연장이 어려운 이들이 국내 체류를 희망할 경우 국내 거주지, 연락처 등 정확한 신원 파악을 위한 실태조사를 거쳐 특별 체류자격으로 국내 체류·취업을 허용한다.

이재유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은 "기간연장이 가능할 경우 현재 체류자격을 유지하고, 체류조건에 맞지 않아 출국해야 하는 분들은 기타(G-1) 자격으로 체류를 허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체류기간이 지나 경찰 등 관계기관으로부터 신병이 인계된 이들에 대해서도 신원보증인 등 국내 연고자가 있는 경우 강제 출국을 지양하고, 출국명령 후 아프간 정세가 안정되면 자진 출국할 수 있도록 하기로 했다. 단, 신원보증인 등 국내 연고자가 없거나 형사 범죄자 등 강력사범은 보호조치한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이번 특별체류 조치는 국내 체류 아프간인들에 대한 인도적인 배려 차원에서 이뤄졌다"면서 "국민들의 염려를 반영해 특별체류 허가 시 실태조사를 강화하는 등 국민의 안전도 최우선적으로 고려했다"고 말했다.

KPI뉴스 / 권라영 기자 ry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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