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타도" 유인물로 실형 산 대학생, 40년 만에 '무죄'

조채원 / 2021-07-31 10:44:50
계엄령 후 '전두환 타도' 배포한 혐의
징역 1년 확정 후 40년만에 재심
법원 "계엄령은 위헌·위법" 무죄선고
전두환 군부 시절 전 씨를 비판하는 유인물을 배포했다는 혐의로 실형을 살았던 대학생이 40년 만의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당시 계엄포고가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한 위헌이라고 봤다.

▲ 서울중앙지법 전경. [뉴시스]

31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6-1부(고법판사 김용하·정총령·조은래)는 계엄법 위반 혐의로 징역 1년을 선고받은 A (63)씨에 대한 재심에서 원심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

A 씨는 대학교 3학년이던 1980년 9월 이틀에 걸쳐 "민족의 흡혈귀 파쇼 전두환을 타도하자"는 제목의 유인물 260장을 제작하고 배포한 혐의로 기소됐다. 1980년 5월 전두환 신군부는 비상계엄을 전국으로 확대해 정치 목적의 집회를 금지했고, 언론·출판·보도는 사전에 검열을 받도록 했다. 국가원수를 모독·비방 행위 등도 금지됐다.

A 씨는 수도군단 계엄보통군법회의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았지만, 항소심에서 징역 1년으로 감형받아 복역했다. 이후 검찰이 지난 4월 재심을 청구해 법원에서 재심개시결정이 내려졌고, 40년 만에 무죄가 선고된 것이다.

재심 재판부는 "이 사건 계엄포고가 발령될 당시 국내외 정치상황과 사회상황이 구 계엄법 제13조에서 정한 '군사상 필요할 때'에 해당했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이 사건 계엄포고는 요건을 갖췄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계엄포고는 헌법과 법률에서 정한 요건을 갖추지 못했고, 내용도 영장주의와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 원칙에 위배되며, 표현의 자유·학문의 자유 등 헌법상 보장된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해 위헌이고 위법해 무효다"라고 판단했다.

KPI뉴스 / 조채원 기자 ccw@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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