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참사 붕괴 원인은 불법 철거"…중간수사결과 발표

권라영 / 2021-07-28 18:10:50
무리한 철거, 근본 원인은 불법 재하도급·지분 따먹기
23명 입건…철거업체 선정 개입 브로커 등 6명 구속
9명이 사망하고 8명이 다친 광주 동구 학동 철거건물 붕괴 참사는 무리한 철거로 인한 인재라는 중간 수사 결과가 나왔다.

▲ 조영일 광주경찰청 형사과장이 28일 본관 9층 어등홀에서 '동구 학동 재개발사업 정비 4구역 철거 건물 붕괴 참사 중간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광주경찰청 수사본부는 28일 학동 4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지 내 철거건물 붕괴 참사 관련 중간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철거 과정에서 발생한 횡하중(가로로 미는 힘)에 의해 붕괴한 것으로 보인다고 감정했다. 철거업체는 하층부 일부를 부순 건물 뒤쪽에 흙더미(성토물)을 쌓고, 그 위에서 30톤이 넘는 굴착기로 철거 작업을 했는데, 흙더미 붕괴와 1층 바닥 구조물(슬래브) 붕괴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횡하중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철거 과정에서는 건물 외벽 강도를 무시하고 진행했으며, 하층부를 일부 철거한 뒤 건물 내부에 흙더미를 쌓으면서 건물이 불안정해진 것으로 조사됐다. 또 횡하중에 취약한 'ㄷ자 형태'로 철거를 진행하고, 건축 자재, 폐기물 등이 1층 바닥 하중을 증가시키는데도 지하 보강 조치를 실시하지 않은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먼지를 줄이기 위해 과도한 살수(물뿌리기)도 했는데, 이는 흙더미가 더 쉽게 무너지는 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이처럼 무리한 철거 행위가 발생한 근본 원인을 불법 재하도급과 이른바 '지분 따먹기' 관행으로 보고 있다. 지분 따먹기는 공사에 참여하지 않고 대금만 챙기는 행위를 말한다. 그러나 지분 따먹기의 경우 처벌할 규정이 없어 관련 법규 마련을 건의할 계획이다.

수사본부는 현재까지 이번 참사와 관련해 23명을 입건했다. 이 가운데 9명이 붕괴 책임 관련자이며, 다른 14명은 무리한 철거 공정과 불법 재하도급을 초래한 철거업체 선정 과정 비리 의혹과 관련돼 있다.

시공사인 HDC현대산업개발 현장소장, 공정 감독을 맡은 하청사 2곳 현장소장, 불법 재하도급 업체 대표, 일반철거 감리자, 철거업체 선정 개입 브로커 등 6명은 구속됐다.

수사본부 관계자는 "원인·책임자 규명 수사는 사실상 마무리 됐지만, 업체선정·재개발 비위 관련 수사는 앞으로 수사력을 집중해 계속 진행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KPI뉴스 / 권라영 기자 ry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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