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해상케이블카, '셀프 부실화' 의혹 갈수록 증폭

박동욱 기자 / 2021-07-19 11:29:12
2019년 잇단 유상 증·감자로 돌연 부채비율 4배 넘어
서구청, 지난해 매출 반토막 명분에 '빈손' 협상 종료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릴 만큼 '대박 행진'을 이어가던 부산 '송도해상케이블카'의 갑작스런 자본잠식 배경을 두고 지역 경제계에서 갖가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송도해상케이블카의 자본잠식이 '특혜 시비'에 따른 수익 분배 재협상을 앞둔 2019년에 집중적으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운영사가 당시 의도적으로 자본 빼내기에 나섰던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사고 있다.

▲ 송도해상케이블카 전경. [부산 서구청 제공]

지난 13일 본지 '부산 송도해상케이블카, 졸지에 부실기업 전락 미스터리' 보도 이후 추가 취재를 종합해보면, '송도해상케이블카'의 자본 유출은 매출 급감의 직격탄을 맞은 코로나19 발생 이전에 이미 집중적으로 이뤄졌다.

특히 호황을 누리던 2019년도에 유상 감자에 이어 사모펀드에 우선주를 발행하는 방법으로 유상 증자하는 한편 또다른 유상 감자를 통해 144억8000만 원이나 '자본 손해'를 보는 기이한 경영 행보를 보였다.

송도해상케이블카는 이 해에 전체 주식의 3분의 1(35.6%)을 넘는 74만주(보통주 44만+우선주 30만1725주)를 감자하면서 1주당 액면가(1만 원)에 더해 1만9525원씩 추가로 주주들에게 나눠줘, 짧은 기간에 2배 가까운 투자 수익률을 안겼다.

이뿐만 아니다. 같은 해에 국민은행 신탁 사모펀드에 대한 우선주를 발행하는 유상증자 및 유상감자를 통해 소액주주의 모든 지분을 정리했다. 이에 따라 대주주인 대원플러스건설의 지분이 89.7%로 높아지고, 사모펀드 지분이 나머지 10.3%(13만8275주)를 갖게 됐다.

우선주 발행 대상자인 '피아이에이(PIA)전문투자형사모인프라투자신탁제3호'(신탁업자 국민은행)는 13만8275주(지분율 10.3%)를 보유하고서 매년 25%의 고배당을 받게 돼 있어, 4년이면 투자 자본 전액을 회수하게 된다.

잇단 유상 증·감자에 따라 144억8000만 원이라는 막대한 차손이 발생하면서, 송도해상케이블카는 자본금이 175억 원이나 줄어들었다. 이 액수는 대주주인 대원플러스건설이 초기에 납입했던 자본금 164억을 11억 원이나 초과한 금액이다.

호황 속 '수익 배분' 재협상 앞서 '기이한' 유상 증·감자
450억 대출 금융 채권단, 유동성 위험 묵인 '미스터리'

이 같은 무리한 유상 증·감자로 인해 이 회사는 2019년도말 자본총계가 122억2000만 원으로 줄어들면서, 졸지에 부채비율 426%(부채 총액 520억7000여만 원)라는 부실기업으로 전락했다.

500억에 달하는 거액을 장기대출해 주고 있는 하나은행(400억)·하나캐피탈(50억)·SBI저축은행(50억) 등 채권단이 지켜보고 있는 상황에서 벌어진 일이다.

자본감자는 관련 법령에 따라 채권자로부터 명시적 동의서를 받아야 한다는 점에서, 이들 채권단의 묵인 또한 해명돼야 할 사안이다.

급작스러운 송도해상케이블카의 부실화에 수익 분배 재협상에 나섰던 관할 구청은 코로나19로 인한 외형상 매출 급감 탓에 '닭 쫓던 개' 꼴이 됐다.

지난 2019년께 '재협상'을 공식화한 부산 서구청은 지난해초부터 자문단을 구성, 송도해상케이블카와 공익 기부금 확대를 위한 지리한 협의를 벌여왔지만, 매출 반토막 명분에 밀려 결국 올들어 지난 5월 협상을 중단했다.

최근 3개년간 송도해상케이블카의 공익기부금은 매출 대비 2020년 1.73%(1억7532만 원), 2019년 0.78%(1억6817만 원), 2018년 0.67%(1억5439만 원)에 불과했다.

서구청 관계자는 "매출이 절반 이상 줄어든 상황에서 더 이상 협상을 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판단했다"며 "백신 접종이 어느 정도 진행되고 매출이 회복되면 업체도 여지가 생길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전했다.

송도해상케이블카 관계자는 "지난해 매출급감 상황에서도 지역 취약계층을 돕기 위해 공익 기부금을 늘리는 등 상생경영에 노력하고 있다"며 "여수해상케이블카와 비교되지만, 이곳은 소유권을 그대로 갖고 있다는 점에서 단순 비교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송도해상케이블카(브랜드명 부산에어크루즈)는 오는 2037년까지 20년간 수익 모두 100% 이용하는 조건으로, 665억을 투자한 뒤 부산 서구청에 소유권을 넘기는 기부채납 방식으로 지난 2017년 설립된 민간투자 사업자다.

공공재인 바다를 특정 민간사업자에게 통째로 넘기는 것을 두고 협약 전후에 걸쳐 끊임없이 특혜 논란에 휩싸였고, 개장 당시 서구청 전직 간부가 케이블카 사장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논란을 확대시키기도 했다. 

KPI뉴스 / 박동욱 기자 pku2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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