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물건만 사고파니?" "당근 아니지"… 중고거래앱 '신박한 활용'

김명일 / 2021-07-07 16:04:28
맛집·병원·교통 등 '생활밀착 동네 정보 교류'
취미그룹·번개모임 등 인적 만남 매개 기능도
서울 강동구에 거주하는 A(46) 씨는 휴일 낮 동네를 산책하다가 대규모 도로 공사가 이뤄지는 현장을 만났다. 즉시 휴대폰을 꺼내들고 중고물품 거래 앱인 당근마켓에 접속했다.

물건을 팔게 있어서가 아니다. 생활밀착형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서다. A 씨는 좁아진 차로에 교통이 꽉막힌 현장 사진과 함께 "오늘 나들이하실 분들 참고하세요"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6일 중고물품거래 앱에 도로 일부 폐쇄 등 지역 정보가 올라와 있다. 중고거래 앱은 지역 정보를 교류하고 사람들간 만남이 이뤄지는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당근마켓 캡처]

중고물품 거래 앱이 진화하고 있다. 물품만 거래되는 시장만이 아니다. 각종 생활정보가 공유되거나 만남이 이뤄지는 온라인 소통의 장으로도 활약중이다. 앱 특성상 행정동 단위로 서비스되는 게시판이나 커뮤니티가 구성되기에 지역 밀착형 정보를 나누는 통로로 활용되는 것이다.

게시판에는 "OO공원 벤치에 놓아둔 카드 주인은 찾아가세요" 혹은 "OO은행 지점서 없어진 에어팟 찾습니다" 등 분실물 정보를 교환하는 글도 보인다. 간혹 "찾았습니다. 감사합니다"라는 글이 올라오면 축하 댓글이 붙는다.

또 "지금 OO삼거리에 순대트럭, OO빌딩 앞에는 닭꼬치 트럭이 나타났습니다" 등 푸드트럭 정보와 같은 '동네생활 팁'을 실시간으로 공유한다.

교통상황, 맛집정보, 병원·카페·네일샵 등 업소 추천, 119출동상황 전달, 신규개업업소 알림 등 생활 정보를 알리는 역할도 한다.

만남과 소통으로 사람을 이어주는 플랫폼 기능도 맡는다.

"오후 6시에 모여 걷기운동을 함께 하자"는 글이나,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끼리 모여 낮시간 커피점에서 수다를 떨자"는 등 단체활동 제안도 올라온다. 독서모임 등 취미를 함께하자는 사람도 있다. 마음이 맞는 사람끼리는 '단톡방'이 개설되며, 종종 실제 만남으로 이어진다.

"오늘 저녁 맥줏집에서 모이자"는 등 이른바 '번개' 만남도 이뤄진다. 다만, 방역 대책으로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 조치가 시행 중인 탓에 '4명까지만'이라는 단서는 필수다.

커뮤니티 사이트 네이트판에는 "중고거래 앱에서 물건을 사고파려고 만나 연인 관계로 발전했다"는 글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게시자는 "만남 사이트 혹은 채팅 앱보다 신원이 어느정도 검증이 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거래내역 조회로 상대방에 대해 미리 아는데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지난달에는 당근마켓에 "66세 어머니가 서울 강북구의 노인복지시설로 가던 중 실종됐다"는 글이 올라왔다. 이용자들은 "거리에서 유심히 보겠다" "타 커뮤니티에 글을 올리겠다" 등 적극 나섰다. '우리 동네 일'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되며 이들은 전단 이미지를 대형 커뮤니티나 사이트에 올리는 등 활발한 활동에 나섰다. 3일 만에 경기 부천시에서 인터넷에 게재된 사진을 기억한 행인이 거리에서 할머니를 발견해 무사히 가족에 인도됐다.

주로 사회적 범위가 큰 주제를 다루는 다음네이버 카페나 보배드림 등 대형 커뮤니티와 달리, 중고품거래 앱은 '지역밀착'에 충실한 커뮤니티 플랫폼이 특징이다. 작은 동네 사이에서 사람을 이어줘야 하는 중고품 거래 특성과도 무관하지 않다. 앱 이용자들은 '틈새 기능'을 통해 생활밀착정보 교류 등 또다른 편의를 누리며 이용법을 진화시키고 있다.

KPI뉴스 / 김명일 기자 terry@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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