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청소원 사망…노조 "직장 내 갑질 있었다" 의혹 제기

김지원 / 2021-07-07 15:14:42
"영어 또는 한문 쓰게 해 점수 공개하는 등 모욕감 줬다"
"철저한 진상 규명과 청소 노동자 위한 예방대책 필요"
서울대학교에서 청소노동자로 근무하던 50대 여성이 교내 휴게실에서 숨진 채 발견된 사건과 관련해 고인이 직장 내 갑질에 시달렸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민주일반노동조합과 유족 등은 7일 낮 서울대 관악캠퍼스에서 청소노동자 A 씨 사망과 관련해 오세정 서울대 총장을 규탄하고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기자회견을 진행했다. [뉴시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전국민주일반노동조합은 7일 서울대학교 관악캠퍼스 행정관 앞에서 숨진 50대 청소노동자 A 씨와 관련한 기자회견을 열었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지난달 26일 서울대 기숙사 청소노동자 휴게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A 씨 가족은 퇴근 시간이 지났음에도 A 씨가 귀가하지 않고 연락이 되지 않자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A 씨 사망에 대해 "자살이나 타살 혐의점은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유족과 노조 측은 A 씨가 고된 노동과 서울대 측의 갑질에 시달리면서 스트레스를 호소했다고 주장했다.

노조 측은 "고인은 돌아가시기 전 서울대 측으로부터 부당한 갑질과 군대식 업무 지시, 힘든 노동 강도로 인해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다"며 "A 씨가 근무했던 여학생 기숙사는 건물이 크고 학생 수가 많아 여학생 기숙사 중 일이 가장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코로나19 사태 이후 쓰레기 양이 증가해 A 씨는 엘리베이터가 없는 기숙사에서 대형 100리터 쓰레기봉투를 매일 6~7개씩 직접 날라야 했다"며 "특히 병 같은 경우 무게가 많이 나가고 깨질 염려가 있어 항상 손이 저릴 정도의 노동 강도에 시달려야 했다"고 했다.

또, 대학에 새로 부임한 안전관리 팀장은 청소 노동자의 근무 기강을 잡겠다는 이유로 정장 등 단정한 복장을 요구하고, 업무와 무관한 쪽지시험을 치를 것을 강요했다고 노조는 전했다.

그러면서 "안전관리 팀장은 청소노동자에게 '관악학생생활관'을 영어 또는 한문으로 쓰게 하거나 기숙사 첫 개관년도 등을 맞추게 했고, 점수를 공개하는 등 모욕감을 줬다"고 강조했다.

이어 "노동자들에게 평일 근무를 1일 8시간에서 7시간으로 줄이고, 남은 5시간을 활용해 주말근무하고, 거기서 남은 인건비로 제초 작업을 외주 줄 것으로 협박했다"고 덧붙였다.

노조 측은 A 씨의 죽음과 관련해 서울대 측이 아무런 입장을 밝히지 않고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A 씨 죽음은 저임금 청소노동자들이 처한 사회적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는 비극"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울대 측에 △ 진상 규명 위한 산재 공동 조사단 구성 △ 직장 내 갑질 자행한 관리자 즉각 파면 △ 강압적인 군대식 인사 관리 방식 개선 △ 노동환경 개선 위한 협의체 구성을 요구했다.

더불어 "직장 내 갑질을 자행하는 관리자들을 묵인하고 비호하는 서울대는 A씨 유족에게 공식 사과와 함께 특단의 조치를 마련하고 대책을 세워야 한다"며 "A 씨의 죽음에 대한 철저한 진상 규명과 사후 청소 노동자들을 위한 예방 대책이 반드시 마련되어야 한다"고 했다.

KPI뉴스 / 김지원 기자 kjw@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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