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와줘" 쪽지 남기고 떠난 고교생 부모, 국민청원

김지원 / 2021-07-06 15:23:03
최근 강원도 내 한 기숙형 고등학교 1학년 학생이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과 관련, 학생 부모가 '학교 측이 아들 사망 2주 전 자해 사실을 알고도 제대로 조치를 하지 않았다'라며 청와대 국민청원을 올려 철저한 진상 규명을 요구했다.

▲ A 군이 생전 남긴 도움을 요청하는 내용이 담긴 쪽지. [A 군 유족 SNS]

숨진 A 군의 부모는 지난 5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열일곱 꽃다운 나이에 죽음을 택할 수밖에 없었던 아들의 억울함을 풀어달라'는 제목의 청원 글을 올렸다.

청원인은 "지난달 27일 양구의 한 기숙형 고등학교에서 사랑하는 저의 둘째 아들이 투신해 사망했다"면서 "학교 측에서는 (아들의) 사망 직후 학교 폭력과 관계가 없다고 주장했지만, 친구들 증언에 따르면 (아들의 죽음은) 명백한 사이버 폭력과 집단 따돌림, 그리고 교사의 무관심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A 군의 부모에 따르면 전교생이 기숙생활을 하는 고교에 진학한 A 군은 지난달 초 친구 사이에 생긴 오해로 인해 사이가 틀어지면서 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다.

친구들은 A 군을 저격하는 글을 인터넷에 유포하였고, 동시에 기숙학교 내 모든 학생들이 알도록 소문을 냈다. A 군은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겪었지만 친구들이나 학교 측은 A 군이 괴로워하고 있다는 사실을 가족에게 알리지 않았다.

A 군의 부모는 아이의 짐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A 군이 누군가에게 보내려 한 쪽지를 발견했다. 해당 쪽지에는 "내가 괜찮은 척 하는 거 말고 할 수 있는게 뭐가 있어. 나 진짜로 죽고 싶어. 자해? 안보이는데 하면 그만이지"라며 "아마도 나 안 괜찮아. 도와줘"라고 도움을 요청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국민 청원 글에서 A 군의 부모는 "특히 가슴 아픈 사실은 사건 2주 전 자해 시도"라면서 "이 사실을 안 선배가 교사에게 우리 아이를 비롯해 자해를 시도하는 학생들이 있다고 알렸음에도 아이의 담임교사는 물론 부모인 우리에게도 그 사실이 전해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2주 전 그날 자해를 시도했던 사실을 담임교사 혹은 부모에게만 알려주었더라도, 혹은 하루 전 담임교사가 상담 후 부모와 전화 한 통만 했더라도 우리 아이는 하늘나라가 아닌 우리 곁에 있었을 것"이라며 슬퍼했다.

이어 "이번 사건의 근본적인 원인은 인간관계에서 발생하는 극심한 갈등을 방치하는 교내문화와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않는 학교의 부작위"라고 꼬집으며 "철저한 조사와 진상 규명으로 아들의 억울함을 반드시 풀어주시기를 간절히 소망한다"고 호소했다.

해당 청원은 현재 2만 명 이상이 사전 동의해 곧 일반에 공개될 예정이다.

A 군의 부모는 지난달 30일 학교 측에 해당 사건을 학교폭력으로 사안으로 신고했으며, 학교 측에서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이는 등 조사하고 있다.

KPI뉴스 / 김지원 기자 kjw@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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