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500여명 사망…코끼리 100마리 피살돼 인도에서 코끼리는 신성시되는 동물이다. 도로에서 어슬렁거리는 모습은 흔하게 목격된다. 코끼리도, 사람도 서로 해코지하지 않고 평화롭게 공존하는 줄 알았다.
그런데 지금은 서로 죽이고 죽는다. 매년 코끼리에 의해 죽는 인도인이 500여 명에 달하고, 사람에 의해 피살되는 코끼리가 80~100마리나 된다. 섬기고 섬김을 받는 관계에서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인도에 살고 있는 '아시아 코끼리'는 멸종위기 종으로 13개국에 걸쳐 분포되어 있다. 인도에는 대략 3만 마리가 살고 있는 것으로 추산되는데 인도 정부는 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전국에 30군데의 보호구역을 지정해 놓고 있다.
그런데 14억 인도 인구가 야금야금 코끼리 서식지를 잠식해 들어가면서 인간과 코끼리의 '잘못된 만남'이 시작됐다. 사람들은 보호림을 개발해 농작지로 만들고, 보호구역 인근까지 몰려 살고, 각종 인프라 시설을 설치했다. 사람들은 코끼리 구역 안으로 들어가고, 코끼리는 사람구역으로 나오면서 충돌이 불거지고 있는 것이다.
하루 150kg을 먹어치우는 코끼리는 보호구역이 좁혀지면서 먹거리가 부족해지자 사람들의 경작지로 나와 농작물을 마구 먹어치우기 시작했다.
인도야생기금의 산디프 티와리 연구원에 따르면 코끼리가 보호구역에서 나와 농작물을 집어삼키는 바람에 피해를 보는 가구만 50만여 호에 달한다고 한다. 사정이 이러니 사람들은 코끼리를 쫓아내려 안간힘을 쓰고, 성난 코끼리는 사람을 치받아 죽게 했다.
코끼리에 가족, 친지를 잃은 사람들은 독극물이나 전기충격기 등으로 코끼리를 보복 살해하기도 한다. 어떤 코끼리는 철길을 건너다 치여 죽기도 한다.
야생학센터 크리시 카란스 국장은 "수백만 명이 보호구역과 인접하거나 안쪽에 살고 있다. 먹을 것을 놓고 다투다보니 불상사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농민들은 코끼리와 마찰을 줄이기 위해 코끼리가 싫어하는 칠리·레몬·생강 같은 작물을 경작하거나, 농작지 주변에 깊은 도랑을 파거나, 코끼리를 놀라게 해 돌아가게 하는 경보기를 설치하는 등 애를 쓰고 있지만 미봉책이다.
티와리 연구원은 "장기적으로 볼 때 충돌을 줄이는 방법은 코끼리 보호구역을 회복하고 보호하는 길 뿐이다. 그리고 보호 수림간 연결 통로를 만들어줘 이동 공간을 넓혀주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KPI뉴스 / 이원영 기자 lwy@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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