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용 드론, 전쟁의 문법을 바꾸는 '게임체인저' 됐다

이원영 / 2021-06-21 13:17:00
미국은 그물 날려 드론 잡는 요격탄 개발
각국 저비용·고효율로 군사용 드론 경쟁
분쟁 쉽게 야기하고 테러 이용될 우려도
드론이 앞으로 전쟁의 양태를 크게 바꿀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사람이 운전하는 전투기와는 달리 무인 조종이 가능하며, 정확성과 저비용 등으로 향후 주력 무기로 변화할 것이란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 때문에 '드론 잡는' 기술도 속속 나오고 있는데 미국의 국방부 산하 고등연구계획국(DARPA)은 이달 초 그물처럼 질긴 끈을 방사해 드론의 날개를 제압하는 '드론 요격탄'을 성공적으로 시연했다.

이처럼 드론의 무기화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더 위크'지는 20일 '드론전쟁의 미래'라는 제목의 기획기사에서 드론 전쟁의 전반을 짚었다.

#언제부터 쓰였나=무인 항공기(UAV)는 수십 년 동안 사용되어 왔다. 무선 B-24폭격기는 2차세계대전 당시 독일 폭격 임무를 수행했고, 베트남전쟁에서 미군은 원격 조종 정찰기로 적진의 사진을 촬영했다.

드론전쟁의 획기적 발전은 1995년 Gnat(나중에 Predator로 이름이 바뀜) 개발부터다. Gnat는 15미터 날개를 가진 미국산 UAV로, 최대 12시간 동안 표적 위에 떠있으며 실시간 영상을 촬영, 수백 마일 떨어진 곳에 주둔한 조종사에게 전송했다.

2001년 10월 7일, 아프가니스탄에서 전투기의 원격 표적 공격이 성공했다. 무인항공기 프레더터가 탈레반 지도자 물라 오마르가 거처하는 건물을 포착해 정보를 보냈고 미국은 헬파이어 미사일을 날렸다. 오마르는 놓쳤지만 근처 차량을 파괴하고 여러 명의 경호원을 살상했다.

미국의 드론전쟁기술은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파키스탄에서 전쟁을 치르며 꾸준히 향상됐고 2014년까지 공군은 비행기 조종사보다 더 많은 드론 조종사를 훈련시켰다. 현재 약 20개국이 UAV를 보유하고 있다.

▲적의 드론을 포착해 발사되고 있는 드론 요격탄. 이 요격탄은 질긴 끈을 스파이더맨처럼 방사해 드론의 날개를 무력화시킨다. [미국 고등연구계획국 캡처]

#드론은 어떤 이점이 있나=정기적으로 연료를 보급해야하고 조종사의 피로도가 큰 전투기와 달리 드론은 정찰을 수행하거나 공중망 감시, 적절한 표적 대기 등을 수행하기 위해 최대 24시간 동안 공중에서 선회할 수 있다. 프레더터처럼 미사일로 무장하는 드론과 함께 목표물로 날아가 자폭하는 '카미카제'형도 개발됐다.

미 국방부 관리들은 저비용에 살상 효과가 큰 드론의 확산으로 글로벌 전략 균형이 미국으로부터 멀어지게 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존 로스 공군 장관은 "우리의 적국들은 이미 우리의 전통 군사 플랫폼을 위협에 빠뜨릴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드론을 만드는 나라는=중국은 최고 드론 수출국이다. 나이지리아와 아랍에미레이트를 포함한 최소 10개국이 중국산 UAV를 사용해 전투를 치렀다. 터키도 드론 강국으로 부상했다. 4개의 레이저 유도 미사일로 무장한 6.4미터 길이의 UAV인 TB2는 2020년 2월 시리아 공습에서 국제적 관심을 받았다.

시리아 정부의 공습으로 터키군 36명이 사망한 후 터키는 레이더에도 포착되지 않는 TB2 편대를 이용, 러시아가 만든 공군기지를 폭파하고 수백 명 이상의 시리아 군을 폭사시켰다.

2020년 아제르바이잔 내 아르메니아 민족 거주지를 둘러싼 양국의 분쟁은 드론이 전쟁의 본질을 어떻게 변화시키고 있는지를 가장 극명하게 보여준 사례다.

전쟁이 시작될 때 아제르바이잔은 드론으로 개조된 소련제 구형 전투기를 보내 아르메니아 대공망의 발사를 유도했다. 이후 아제르바이잔은 TB2와 이스라엘제 카미카제 드론을 활용, 최소 106개의 아르메니아 탱크, 146개의 포대 및 기타 차량을 파괴했다. 6주간 전투 끝에 아르메니아는 굴욕적인 휴전을 맺을 수밖에 없었다. 호주 전략정책연구소의 맬콤 데이비스는 "이 전쟁은 육지전의 잠재적인 게임체인저"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UAV의 확산으로 인해 유혈 갈등이 더 잦아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병사들의 목숨을 담보해야 하는 전쟁은 꺼리지만 드론을 보내는 것은 주저하지 않을 나라들이 있기 때문이다. 다트머스 대학 군사기술 전문가 제이슨 라이올은 "오랜 기간의 지정학적 마찰을 해소하려는 나라들에게 저비용의 무장 드론은 유혹적인 기회를 제공한다"고 말한다.

미국, 중국, 러시아 및 인도는 수십 또는 수백 개의 UAV가 일사불란하게 적을 제압하는 AI(인공지능) 드론단을 실험하고 있다.

일부 인권 단체와 AI연구원들은 드론의 확산은 위험하다며 살상용 로봇의 활용 금지를 요구하고 있다. MIT 물리학자인 맥스 테그마크는 "테러리스트들이 쉽게 구입할 수 있을 정도로 저렴하고 치명적인 드론 무기는 미국의 치안을 크게 위협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KPI뉴스 / 이원영 기자 lwy@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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