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루샤'는 불티·토종 '엠루메'는 울상…명품도 코로나 희비

김지우 / 2021-06-15 16:37:03
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 가격 인상에도 '인기'
MCM·루이까또즈·메트로시티, 지난해 실적 악화
국내 명품은 중고거래 '헐값' vs 해외명품 '재테크 수단'
글로벌 명품 브랜드인 탑3 '에루샤'(에르메스, 루이비통, 샤넬)가 가격 인상을 수차례 단행했음에도 인기를 끌고 있는 반면, 국내 명품업체인 '엠루메'(MCM·루이까또즈·메트로시티)는 지난해 실적 악화를 겪었다.

지난해 에루샤의 국내 매출 합계는 약 2조4000억 원에 달한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에르메스, 루이비통, 샤넬의 한국 매출은 각각 4191억 원, 1조468억 원, 9296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이 12%가량 줄어든 샤넬을 제외하면, 루이비통과 에르메스의 매출은 각각 전년보다 33%, 16% 증가했다.

루이비통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519억원으로 전년보다 178%나 늘었다. 에르메스 역시 16% 증가한 1333억원을 기록했다. 이외 디올은 1047억원, 프라다도 174억원을 영업이익을 내며 각각 전년에 비해 136% , 45% 증가했다.

▲ MCM , 루이까또즈, 메트로시티의 제품(왼쪽부터) [각 사 제공]

이와 달리 국내 명품 브랜드인 MCM·루이까또즈·메트로시티는 지난해 실적 악화를 겪었다.

MCM을 운영하는 성주디앤디의 지난해 매출은 3125억 원으로 전년(4944억 원)보다 37% 줄었다. 영업이익은 전년(295억 원)에 비해 63% 줄어든 108억 원을 기록했다.

루이까또즈 운영사인 태진인터내셔날은 지난해 매출 619억 원을 기록해 전년(864억 원)보다 28%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7억 원 흑자에서 지난해 39억 원 적자로 전환했다.

메트로시티를 운영하는 엠티콜렉션도 지난해 91억 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 규모가 전년(42억 원)에 비해 50억 원가량 커졌다. 매출 역시 29% 줄어든 615억 원을 기록했다.

해외유명브랜드의 승승장구..."소비 양극화로 초고가 명품 선호, 재테크 수단으로 활용"

해외유명브랜드를 국내 브랜드보다 선호하는 현상은 통계에서도 나타났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주요 유통업체 매출 동향'에 따르면 백화점의 비식품품목 중 지난해 매출이 2019년보다 해외유명브랜드는 15.1% 늘어난 반면, 여성캐주얼(-32.0%), 잡화(-26.7%), 여성정장(-26.1%), 남성의류(19.5%) 등은 감소했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지난해 명품 소비가 급증한 것에 대해 소비 양극화에서 기인한 것이라고 말한다. 또한 초고가 명품의 경우 희소성이 높다는 이유로 선호하기도 한다.

해외 유명 명품브랜드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대의 제품을 취급하는 국내 명품브랜드의 가격대는 10만~200만 원대다. 반면 에르메스, 루이비통, 샤넬 등의 제품 가격은 수백만 원대부터 많게는 수천만 원에 달한다.

또한 중고거래에서도 고가 명품이 유리하다는 측면이 있다. 또 에르메스, 루이비통, 샤넬 등 초고가 명품브랜드 제품은 한정판이라는 이미지가 강해 중고거래시 본래 가격보다 높은 가격에 리셀되기도 한다.

하지만 중저가 명품의 경우, 한때 불티나게 팔릴 정도로 인기를 끌던 디자인이 유행이 지나면서 저렴한 가격에 중고 판매하거나 개인 보관·리폼·처분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온라인 상에서는 '국내 명품 로고가 많이 박힌 디자인 유행은 다시 안 돌아올까요', '메트로시티 나름 비싸게 줬는데 중고로 팔 수도 없어 장농 보관 중', '수 년 째 안 써서 과감히 버렸다'는 등의 글이 게재돼 있다.

직장인 A 씨는 "루이까또즈 가방을 10여 년 전에 구매했는데 유행이 지나서 방치해두고 있다"며 "중저가 브랜드는 깨끗하게 사용했더라도 중고거래할 때 헐값에 내놓지 않으면 잘 팔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인해 해외여행이 어려워지면서 여윳돈으로 명품 소비에 나선 것이란 분석도 있다. 또 고가 명품 업체들이 수차례 가격 인상을 단행한 것도 사재기 수요에 한몫한 것으로 꼽힌다. 언제 또 가격이 오를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구매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고가 명품 소비가 늘어난 것을 두고 '베블런 효과(가격이 오르는 데도 과시욕이나 허영심 등으로 인해 수요가 줄어들지 않는 현상)'에 기인한 것이라고 말한다.

한정판 명품을 예약하기 위해 '오픈런(매장 오픈 전부터 줄 서 있다가 오픈하자마자 매장으로 뛰어가는 현상)'이 사회적으로 대두되기도 했다. 일부 소비자들은 초고가 명품을 구입해 재테크 수단으로 활용, 오픈런 대리 아르바이트를 통한 구매 등의 현상이 발생했다.

KPI뉴스 / 김지우 기자 kimzu@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김지우

김지우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