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10번째 등판 징크스'도 깨…'진화하는 괴물'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4·토론토 블루제이스)이 악천후 속에서도 호투하며 시즌 5승을 거뒀다. 모처럼 타선의 지원이 화끈했다. 류현진은 이날 승리로 3연승을 달렸다.
류현진은 29일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프로그레시브필드에서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 치른 메이저리그 원정 경기에서 5이닝 동안 6탈삼진 4피안타 2볼넷으로 2실점했다.
91개의 공을 던진 류현진은 팀이 11-2로 크게 앞선 6회 마운드를 구원 투수 트렌트 손튼에게 넘겼다. 류현진의 평균자책점은 2.53에서 2.62로 약간 올랐다. 토론토는 2점 이후 실점을 더 내주지 않고 화끈한 타격으로 11점을 얻어 승리를 거뒀다.
이번 승리는 특히 '징크스'를 극복하며 한단계 진화한 모습을 보여준 것이어서 의미가 깊다. 류현진은 시즌 개막 후 10번째 경기를 전후해 매년 '죽'을 써왔는데, 이번에는 달랐다.
류현진이 1회 마운드에 올라 2실점하며 고전할 때만해도 '악몽'이 재현되는 듯 했다.
이날 경기가 열린 클리블랜드 지역은 섭씨 10도가 안 되는 쌀쌀한 기후에 유니폼이 펄럭일 정도로 강한 비바람까지 불어 류현진으로선 투구하기 쉽지 않은 환경이었다. 우려대로 1회부터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에르난데스와 호세 라미레스에게 안타, 해럴드 라미레즈에게 볼넷을 허용하며 1사 만루 위기를 맞은 류현진은 에디 로사리오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았다. 하지만 밀러와 장유쳉을 아웃 처리하면서 더는 실점하지 않았다.
2회부터는 더 이상 점수를 내주지 않았다. 특유의 칼날 제구력을 앞세워 '에이스'다운 면모를 보여줬다. 류현진은 2회말엔 헤지스를 유격수 땅볼, 에르난데스와 아메드 로사리오를 삼진으로 잡아냈다.
류현진은 3회말 1사에 해럴드 라미레스에게 안타를 허용했지만, 실점 없이 이닝을 끝냈다. 4회말에도 호투를 이어갔다. 특유의 제구력을 앞세워 네일러를 중견수 플라이, 장유쳉을 삼진으로 잡아냈다. 류현진은 헤지스까지 중견수 플라이로 처리하며 삼자범퇴로 4회를 마쳤다.
류현진이 틀어막자 타선이 힘을 냈다. 토론토는 2회초 반격에 나섰다. 그리칙과 패닉의 안타로 만든 1사 1·3루 찬스에서 에스피날이 3루수 땅볼로 1점을 따라붙었다. 이어 잰슨의 2루타가 터지며 2-2 동점을 만들었다.
토론토는 3회초 4점을 얻는 '빅 이닝'을 만들었다. 그리칙과 구리엘의 연속 2루타와 패닉의 투런 홈런으로 단숨에 6-2로 경기를 뒤집었다.
토론토는 5회초 구리엘의 2타점 2루타에 힘입어 8-2로 달아나며 류현진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5회초엔 9-2까지 만들었다.
기세가 오른 류현진은 5회말도 삼자 범퇴로 끝냈다. 에르난데스를 2루수 라인드라이브, 로사리오를 우익수 플라이, 라미레스를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토론토의 뜨거운 방망이는 6회초에도 식지 않았다. 이날 4번째 안타를 친 패닉의 활약에 만루를 만든 토론토는 에스피날의 2루타로 11-2를 만들었다. 토론토는 6회말 선발 류현진을 내리고 손튼을 구원투수로 올렸다.
경기는 악천 후 속에 끝까지 진행되지 못했다. 7회말 클리블랜드 공격이 중간에 우천으로 중단된다. 토론토는 7회 강우콜드 승리를 거두며 웃었다.
류현진은 2013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뒤 승승장구했다. 어깨를 수술하고 재활한 2015∼2016시즌을 제외하면, 류현진은 항상 최고의 실력을 과시했다.
그러나 예외도 있었다. 류현진은 한 시즌에 한두 번씩은 크게 흔들렸다. 유독 시즌 개막 후 10번째 경기를 전후해 그랬다.
류현진은 MLB 데뷔 2년 차였던 2014년 6월 1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소속으로 선발 등판한 피츠버그 파이리츠와 홈 경기에서 6이닝 동안 안타 10개를 맞았다.
그해 시즌 10번째로 등판한 무대였고, 2014년 출전한 26경기 중 안타를 가장 많이 허용했다.
2018년엔 10번째 경기에서 호투했지만, 9번째 경기와 11번째 경기에서 크게 흔들렸다.
2019시즌 한 경기 최다 피안타 기록이다. 이 역시 시즌 10번째 경기였다.
류현진은 2021년에도 10번째 등판 경기 징크스를 겪는 듯했다. 그러나 이날 결국 최악의 환경에서 징크스를 멋지게 깨버렸다. 괴물은 다시 한번 진화했다.
KPI뉴스 / 권라영 기자 ry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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