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리엄·해리 형제의 분노…"BBC, 어머니 목숨 앗아가"

김지원 / 2021-05-21 17:11:33
"'왕실직원들, 다이애나빈 감시 대가로 돈 받는다' 속여서 인터뷰 성사" 다이애나 왕세자빈이 1995년 BBC방송 직원에게 속아 인터뷰를 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온 가운데, 윌리엄 왕세손과 해리 왕자가 이를 비판했다.

▲ 1991년 캐나다 나이아가라 폭포를 찾은 영국의 다이애나 왕세자비와 윌리엄 왕세손, 해리 왕자. 다이애나 왕세자비는 윌리엄 왕세손이 15살이던 1997년 사망했다. [AP 뉴시스]

가디언과 AP통신에 따르면 윌리엄 왕세손과 해리 왕자는 20일(현지시간) 각각 성명을 내고 BBC를 비판했다.

윌리엄 왕세손은 "조사 결과 BBC 직원들은 어머니와의 인터뷰를 위해 거짓말을 하고, 가짜 문서를 사용했다"라며 "기만적인 인터뷰 방식이 어머니 발언에 상당한 영향을 줬다고 본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인터뷰는 부모님의 관계를 더 악화시킨 주된 원인이었고, 그 이후로 수많은 다른 사람들을 다치게 했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BBC의 잘못이 어머니의 두려움과 편집증, 고립에 상당한 원인이 됐다는 점을 알아 형언할 수 없이 슬프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BBC가 이전에 제대로 조사하지 않은 점과 어머니가 자신이 속았다는 것을 몰랐다는 점이 슬프다고 말했다. 

해리 왕자도 "어머니가 (비윤리적 관행 때문에) 목숨을 잃었지만 바뀐 것이 없다"라며 "악용의 악습과 비윤리적 관행의 파급효과가 결국 어머니 목숨을 앗아간 것"이라며 BBC를 비난했다.

다이애나빈은 1995년 11월 BBC '파노라마' 프로그램에서 방영된 문제의 인터뷰에서 남편 찰스 왕세자가 그의 오랜 연인이었던 커밀라 파커 볼스(현 찰스 왕세자 부인)와 불륜관계라고 처음 털어놓았다.

"이 결혼에는 세 명이 있었다. 그래서 약간 복잡했다 (Well, there were three of us in this marriage, so it was a bit crowded)"라는 말이 나온 이 인터뷰는 당시 5800만 영국 인구 중 약 2300만 명이 생방송으로 시청했을 만큼 큰 화제를 낳았다.

다이애나빈은 찰스 왕세자와 이듬해 이혼했고, 1997년 8월 파파라치를 피하려다 교통사고로 숨졌다.

이와 관련해 지난해 11월 다이애나빈의 남동생 찰스 스펜서 백작은 "다이애나가 인터뷰에 응한 것은 마틴 바시르(당시 인터뷰를 진행한 이)가 위조된 은행 서류를 보여줬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가짜 은행 내역서가 아니었다면 다이애나는 인터뷰에 응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마틴 바시르가 거짓말과 위조된 은행 입출금 내역 등으로 인터뷰를 성사시켰다고 했다.

BBC는 해당 인터뷰 성사 배경을 두고 문제 제기가 계속되자 작년 11월 퇴직 대법관인 존 다이슨 경에게 독립적인 조사를 의뢰했다.

다이슨 경은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바시르가 다이애나빈을 감시하는 대가로 왕실 직원들이 돈을 받고 있다는 허위 사실을 암시하는 위조된 은행 문서를 내밀며 스펜서 백작을 속여 인터뷰를 주선하게 했다는 점을 밝혔다.

그는 "이는 BBC의 편집 지침을 심각하게 위반하는 행위다"라고 결론지으며 스펜서 백작의 주장을 인정했다. 아울러 바시르에게 잘못이 없다는 결론이 나왔던 BBC의 1996년 조사에 문제가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해리 왕자는 "어떠한 형태로든 책임을 진 사람들에게 감사하다. 이것은 정의와 진리를 향한 첫걸음이다"라면서도 "이러한 관행이 더 심해져 여전히 광범위하게 퍼져있는 점이 매우 걱정스럽다. 어머니는 이 일로 목숨을 잃었고,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다"라고 우려를 표했다.

BBC는 조사 결과를 그대로 받아들이고 조건 없이 사과했다.

KPI뉴스 / 김지원 기자 kjw@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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