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 반등하는데 일본만 마이너스 성장…왜?

강혜영 / 2021-05-18 15:54:57
일본 1분기 실질 GDP 성장률 -1.3%…2분기 전망도 어두워
긴급사태 발령으로 소비 줄어…"스가노믹스 효과 발휘 못해"
도쿄올림픽 개최 불투명도 악재…저성장 고질병 악화 우려
올해 1분기 전 세계 주요국 경제가 반등세를 이어갔으나 일본 경제는 홀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일본의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직전 분기 대비 1.3% 줄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긴급사태 발령에 따른 소비 감소가 주로 영향을 끼쳤다고 진단한다. 아울러 '스가노믹스'가 제대로 효과를 내지 못한 가운데 도쿄 올림픽 개최 여부가 불투명해지면서 투자도 이뤄지지 않은 점이 성장률을 끌어내렸다고 봤다.

저출산, 고령화 등으로 이미 수년간 저성장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일본의 '고질병'이 더욱 악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도쿄 올림픽을 둘러싼 불확실성 역시 경기 진작의 발목 잡고 있다. 양 교수는 "일본의 정책 결정권자들이 도쿄 올림픽에 '올인'한 상황이며 관련 자금을 17조 원 가량 이미 투입했다"면서 "하지만 올림픽 개최 반대 여론이 80%에 달해 올림픽이 열리지 않거나 열리더라도 소규모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올림픽 개최에 대한 기대가 낮은 상황이기 때문에 통상 기대할 수 있는 소비 진작이나 투자 등이 이뤄지지 않고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지 못하고 있어 경기침체가 지속하고 있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2분기 전망도 어두워…"경제 장기 쇠퇴 '일본병' 악화 가능성"

일본 경제의 2분기 전망도 그리 밝지 않다. 일본 정부는 지난달 25일 도쿄 등 4개 지역에 3차 긴급사태를 발령했다. 지난 11일에는 발령 지역을 6개로 확대하고 기한을 5월 31일까지로 연장했다.

닛케이는 올해 2분기 GDP에 대해 "정부가 복수의 지역에 긴급사태 선언을 발령·확대한 영향으로 개인소비 침체가 상정된다"면서 "큰 성장은 기대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마루야마 요시마사 SMBC닛코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긴급사태와 관련해 "오락과 숙박 부문의 충격이 특히 크게 나타날 것"이라면서 "2분기에 연율 4%포인트에 달하는 성장률 피해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블룸버그통신에 말했다.

간다 게이지 다이와연구소 이코노미스트도 최근 보고서를 통해 "V자 경제 반등은 잊어버려라"면서 "4~6월 분기에 일본 경제가 또 역성장을 기록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4개 지역에 대한 긴급사태는 일본의 GDP를 한 달에 6000억 엔(약 6조2000억 원) 가량 줄일 것으로 추정했다. 긴급사태가 전국으로 확산할 경우에는 경제 충격이 한 달에 1조6000억 엔까지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백신 접종이 상대적으로 늦은 것 역시 일본 경제의 전망을 어둡게 한다. 일본에서 최근 신규 확진자 수가 다시 급증하고 있지만 백신 접종률은 지난 10일 기준으로 2.8%에 불과하다. 한국(7.2%), 미국(45.7%), EU(28.4%) 등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한국은행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일본 경제는 최근 코로나 재확산과 백신 접종 지연 여파로 당분간 미약한 개선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수년간 지속해 온 일본 경제의 저성장 추세가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더 악화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내각부가 이날 발표한 2020년 회계연도(2020년 4월~2021년 3월) 실질 GDP는 전년 대비 4.6% 줄었다. 감소 폭은 미국 금융회사 리먼브러더스 파산 사태 당시를 넘어 태평양전쟁 이후 최악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일본 경제는 2019년에도 뒷걸음질 쳤다. 2019년 회계연도 성장률은 -0.5%로 2014년(-0.4%) 이후 5년 만에 역성장했다. 2015~2018년에도 매년 0%~1%대 성장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은 2021년 회계연도 GDP 실질 성장률 전망치를 4.0%로 제시했다. 전년도에 역성장한 기저효과의 영향이 크다.

양기호 교수는 "일본은 백신 접종률이 한국보다도 상당히 낮아 집단 면역 형성도 상당히 늦어질 것"이라면서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생산인구감소, 의료·연금 비용 급증, 국가부채 증가 등의 문제로 '일본 병'이라고 불리는 경제 장기 쇠퇴 현상이 악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KPI뉴스 / 강혜영 기자 khy@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강혜영

강혜영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