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안84의 '여성혐오 웹툰 논란' 등 남성 연예인은 큰 논란 안돼" 미국 주요 일간지인 뉴욕타임스(NYT)가 방송인 박나래의 성희롱 논란에 대해 보도했다. NYT는 서구 코미디의 기준으로 볼 때 박나래의 행동은 크게 문제 될 일이 아니지만, 한국에서는 몇 주째 대서특필 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NYT는 12일(현지시간) '그는 개그로 남성 인형을 사용했다. 이후 성희롱으로 고발당했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NYT는 "박나래는 남자 인형의 플라스틱 팔을 다리 사이에 끼우며 성적 뉘앙스가 담긴 발언을 했다"면서 "서구 코미디의 기준으로 볼 때 박나래의 행동은 불쾌하다고 여겨지지 않았겠지만, 한국에서는 큰 논란으로 비화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일부 분개한 젊은 남성들이 그녀를 성희롱으로 고발했고,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며 "해당 논란은 몇 주째 대서특필되고 있으며 한국 여성 개그맨 최초로 넷플릭스에서 스탠딩쇼를 선보인 그의 커리어를 위협하고 있다"고 했다.
박나래는 지난 3월 유튜브에 올라온 웹 예능 '헤이나래'에서 플라스틱 남자 인형의 옷을 갈아입히면서 '성희롱성' 발언과 행동을 했다는 비난이 일었다.
논란이 확산하자 박나래는 공식 사과하고 '헤이나래'에서 하차했다. 해당 프로그램은 폐지된 상태다. 서울 강북경찰서는 지난달 30일 박나래 성희롱 논란 관련 고발을 접수하고 어떤 혐의를 적용할 수 있을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NYT는 박나래 지지자들이 "한국 사회가 남성의 성적 욕망에는 너그럽지만 자신의 성적 욕망을 드러내는 여성에게는 가혹하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이번 논란도 한국 사회의 이런 이중 잣대를 드러낸 것이라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고 전했다.
문화인류학자 모현주 박사는 NYT와의 인터뷰를 통해 "박나래 사례처럼 한국 여성이 자유롭게 성적인 부분을 표현할 수 있다는 사실이 많은 남성의 심기를 건드렸을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모 박사는 "일부 한국 여성들은 박나래의 행동이 선을 넘었다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동시에 여성들은 젊은 남성도 선을 넘었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사회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여성 혐오를 고려할 때 '그들이 박나래를 고발할 권리가 있는가'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원재 한국과학기술원 교수는 NYT와의 인터뷰에서 해당 논란에 대한 비판을 가하는 사람이 소수가 아닌 주류 사회의 '일반' 남성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한국의 젊은 남성은 문재인 정부의 성별 평등 정책에 위협을 느낀다"며 "취업시장에서 여성을 위험한 경쟁자로 여기고 결혼 시장에서도 남성이 불리해졌다고 느낀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왜 여성만 우대하는 정책을 펼치나, 남성인 나는 군 복무를 하는데 불공평하다고 느끼며 반발한다"고 주장했다.
NYT는 한국에 성차별이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다고 보도했다. NYT는 "공중화장실과 탈의실에서 몰래카메라를 이용해 여성을 감시하는 남성이 늘고 있다"면서 "이러한 종류의 성 갈등, 여성 혐오, 반발과 증오가 일상에 만연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중에게 알려진 연예인들과 정치인들의 성희롱, 성추행 등 성폭력 사례를 언급했다. 기안84의 '여성혐오 웹툰 논란', 승리와 정준영의 버닝썬 사건,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사건 등을 예시로 들었다.
NYT는 "다른 남성 연예인이나 공인들은 성차별적인 발언을 하고도 박나래처럼 큰 논란에 직면하지 않았다"고 했다.
KPI뉴스 / 강혜영 기자 khy@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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