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돈 기본, 올캐시에 하자보수도 포기
매물은 40% 줄고 가격은 20% 올라 '영혼까지 끌어모아' 집을 산다는 소위 '영끌' 부동산 광풍이 미국이라고 예외가 아니다. 그 진원은 역대 최저 금리다.
CNN은 6일(현지시간) 미국판 '영끌' 집 구매 열풍을 전했다. 제목도 '절박한 구매자들이 집 한 채 구하려고 극단으로 가고 있다(Desperate buyers are going to extremes to land a home)'로 달았다. '영끌'과 판박이 제목이다.
집이 매물로 나오면 구매 주문(오퍼)이 수십 개씩 들어가는 것은 기본이고 매도호가(리스팅 프라이스)보다 10~20% 웃돈을 얹어 오퍼를 하지 않으면 집을 사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게다가 계약 전에 이뤄지는 감정평가와 하자조사 등 구매자의 권리도 포기하는 조건으로 오퍼를 내는 경우도 다반사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집을 사는 전쟁(the battle to buy home)이 완전히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고 CNN은 전하고 있다.
캘리포니아 새너제이에 사는 매트·헤일리 멜롯 커플은 살던 집을 팔고 애리조나 메사로 이사 가기 위해 지난 6개월동안 10차례나 구매 오퍼를 넣다 천신만고 끝에 집을 계약할 수 있었다.
멜롯은 "40만 달러에 나온 매물에 45만 달러로 오퍼를 넣었는데도 떨어졌다. 엄청나게 좋은 조건으로 오퍼를 넣는 사람들이 많다보니 계속 입찰 경쟁에서 밀렸다. 앞이 캄캄했다"고 심경을 전했다.
애리조나 피닉스에 사는 에린·캐빈 루 커플도 렌트 생활을 끝내고 생애 첫 내집마련에 나섰다가 연거푸 쓴맛을 봤다. 피닉스에 29만 9000달러에 나온 매물에 웃돈을 얹어 31만 달러에 매수 오퍼를 넣었지만 떨어지기도 했다.
이들에 따르면 매수자가 10명 몰렸는데 그중 5명이 융자 없는 '올캐시'를 제시했고, 그중에 웃돈을 4만 달러나 더 적은 사람의 오퍼가 접수됐다는 것이다.
루는 "현금이 적은 우리 커플이 그런 조건을 내거는 매수자를 당해낼 재간이 없다. 고심 끝에 하자보수나 감정평가 모두 포기하는 조건으로 2만 달러를 웃돈을 얹어 겨우 집을 구했다"며 지붕수리와 터마이트(흰개미구충) 비용이 걱정이라고 말했다.
집 구매 열풍은 통계에서도 그대로 나타난다. 미국중개사협회에 따르면 4월 주택 매물은 1년 전보다 40%나 줄었다. 가격은 작년에 비해 20% 올랐다. 지난해 주택 매매 건수는 2006년 이후 최다를 기록했다.
수요가 몰리다보니 매물의 절반 가량은 리스팅에 오른 지 1주일 만에 팔리고 있다. 나오기가 무섭게 팔리고 있는 것이다.
부동산 중개인 조지프 팔미사노는 "절박한 구매자들이 하자보수도 포기하고, 감정도 포기하고, 웃돈도 주고 집을 산다. 그야말로 전통적인 거래방식이 완전히 깨졌다. 지금은 구매자들이 판매자를 왕이라(the seller is king)생각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KPI뉴스 / 이원영 기자 lwy@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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