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가계대출 관리 목표 완화…'4.7 재보선' 효과?

안재성 기자 / 2021-04-12 16:10:01
'올해 5% 이내' 압박에서 '내년 4%대'로 후퇴…청년층 규제완화 추진
여당, "무주택자·청년층 규제 세밀화해야"…은성수 "여당과 생각 같아"
금융위원회가 곧 가계대출 가이드라인을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가계대출 총량 규제가 한 발 후퇴할 것으로 알려져 '4.7 재보선' 효과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올해초 "가계대출 증가율을 당장 5% 이내로 맞추라"고 은행들을 압박하던 금융당국의 태도가 "내년까지 4%대로 낮춘다"로 완화된 것이다.

특히 2030 청년층에 대한 대출규제는 크게 완화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4.7 재보선'의 여당 참패 원인 중 하나로 청년층 이탈이 꼽히면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 '청년층 규제 완화' 목소리가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 서울 시내의 한 시중은행 대출 창구에서 대출 희망자가 서류를 작성하고 있다.[뉴시스]

12일 금융권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는 이번주 중 가계대출 가이드라인을 발표할 예정이다.

가이드라인에는 지난해 약 8%에 달했던 가계대출 증가율을 내년까지 4%로 내린다는 총량 규제 목표가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가계부채는 총 1726조1000억 원으로 전년보다 7.9% 증가했다. 2017년 8.1%에서 2018년 5.9%, 2019년 4.1%로 하향 안정화되던 가계부채 증가율이 작년에 다시 급격히 뛴 것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가계대출 증가폭을 너무 급격히 축소시키려 하면, 부작용이 우려되므로 올해부터 증가율 관리를 시작해 내년에 4%대로 낮추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는 올해초의 태도보다는 상당히 완화된 수준이다. 올해 1월 금융감독원은 은행들로부터 연간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치를 제출받았다.

이 때 6~8% 수준으로 내민 은행들에게 상당한 눈총을 줬으며, 은행 가계 여신 담당 임원(부은행장급)들에게 "지나치다고 여겨지는 은행에 조정치를 제시해주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 고위관계자는 "다들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치가 일괄적으로 5% 이내로 제시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런데 지금은 올해까지는 5~6% 수준의 가계대출 증가율도 허용하되 내년까지만 5% 이내로 들어오면 된다로 후퇴한 것이다. 가이드라인의 세부 내용에도 무주택자·청년층 규제는 오히려 대폭 완화하는, 상당히 모순적인 내용이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은 일단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강화할 방침이다. 현재 규제지역 내 9억 원 이상 주택 구입 시의 주택담보대출, 1억 원 이상 신용대출 등에만 DSR 규제가 적용되는데, 이를 점진적으로 확대한다.

또 금융기관별로 적용되는 DSR 규제를 차주별로 바꿔 규제 대상을 늘리는 안도 검토 중이다.

하지만 동시에 무주택자·청년층 등은 규제지역의 주택담보대출비율(LTV) 가산 한도(현 10%포인트)를 더 확대하는 등 규제를 완화할 전망이다.

청년층은 DSR 산정 시 현재 소득이 아닌 미래 예상소득까지 감안토록 해 더 많은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배려한다. 아울러 오는 7월쯤 40년 만기 정책모기지(주택담보대출)를 내놓을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무주택자·청년층 등의 대출은 가계대출 총량 관리에서 사실상 제외하는 안도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청년층, 특히 30대의 주택담보대출·전세자금대출 등 대출 수요는 40대 이상 장년층보다 크다"며 "이들의 대출 규제를 풀어주는 건 결국 가계대출 총량 관리를 어느 정도 포기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금융당국의 태도가 한결 누그러진 주 원인으로는 4.7 재보선이 꼽힌다. 여당은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2030 청년층의 이탈 때문에 참패하자 청년층 달래기에 한창인 것으로 관측된다.

최인호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이 지난 9일 "무주택자와 청년층, 신혼부부, 직장인에 대한 대책은 조금 더 세밀화시켜야 한다"고 밝히는 등 여당 내에서 청년층 대상 대출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은성수 위원장 역시 "가계대출을 축소하면서 청년층에 유연한 기준을 적용하는 것은 여당과 생각이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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