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자니아 '코로나 검사 중단' 선언 1년…무슨 일이 벌어졌나

이원영 / 2021-04-06 11:37:00
"PCR 엉터리" 작년 5월부터 중단
코로나 대신 '호흡기 환자'로 불러
BBC "환자·사망 증가 정황 뚜렷"
아프리카 동부에 있는 탄자니아는 인구 5800만 명의 큰 나라다. 이 나라는 지난해 5월 이후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하지 않고 있다. 당연히 발표된 확진자도 없다. WHO에 보고된 숫자는 작년 5월 확진자 509명, 사망 21명이 마지막이다.

지난 3월 17일 61세로 사망한 존 마구풀리 대통령은 지난해 6월 '코로나 프리'를 선언했다. 지구촌 국가 중에서 유일하게 코로나 정복을 선언한 셈이다.

이렇게 탄자니아에서 코로나 검사를 중단한 것은 순전히 마구풀리 대통령 개인 확신에 따른 것이다. 그는 코로나19는 감기 바이러스로 두려워할 대상이 아니라고 했다. 코로나 공포는 백신을 보급하기 위한 거대한 서구 세력의 음모라고 주장했다.

마구풀리 대통령이 코로나 검진법인 PCR검사를 중단한 데는 이유가 있다. 그는 염소, 메추라기, 파파야, 엔진오일, 잭푸르트에서 추출한 물질을 담은 시험관에 사람 이름을 붙여 WHO에 PCR검사를 의뢰했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 중 4개가 양성이라는 판정을 받은 것이다. 그 직후 그는 PCR검사를 믿을 수 없다며 중단하고, WHO직원을 추방했다. 자국 국민을 백신 실험 대상으로 내몰 수 없다며 백신을 도입할 계획이 없다고 천명했다.

▲ 탄자니아 수도 도도마에 새로 조성된 묘지에 관이 놓여 있다. [BBC 웹사이트 캡처]

이후 탄자니아에서 감염자가 확산되고 있는지, 이로 인한 사망자는 증가하고 있는 지 외부에서 알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마구풀리 대통령이 갑자기 사망하면서 '코로나 프리'를 선언한 탄자니아에 대한 국제적 관심도 커졌다. 야당 등 일부에서는 마구풀리가 코로나에 감염돼 사망했다며, 기존의 무방역 정책을 비판했다. 그러나 당국에서는 심장질환으로 사망한 것이라고 발표했다.

코로나 검사 중단 1년을 맞아 영국의 BBC는 탄자니아 현지를 심층 취재한 결과를 지난 3월 17일 보도했었다.

이에 따르면 코로나19와 유사한 증상을 호소하는 호흡기 환자가 크게 늘었으며 이와 관련된 사망자도 평소보다 많은 것으로 파악된다. 그러나 의사들은 공식적으로 '코로나 환자'라는 말을 쓰지 않고 호흡기 관련 환자가 증가했다고만 말하고 있다.

BBC 취재진이 고드윈 몰렐 보건부 부장관에게 코로나19 환자와 관련한 자료를 요청했으나 "우리가 2020년 데이터를 분석했을 때 이를 공표하면 모든 사람이 공포심에 보균자로 낙인 찍힌다. 데이터 공개는 비생산적"이라는 답장을 들어야 했다.

현지 의사들은 환자가 늘어난 것을 인정하고 있다. 탄자니아의 최대 도시 다르에스살람의 한 의사는 지난 2개월 동안 코로나19와 유사한 호흡기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탄자니아 의사협회 새드락 음와이밤베 회장은 "호흡기 관련 질환이 늘고 있어 경고를 내보냈다"며 "호흡기 질환이 천식, 심장병, 폐렴 때문일 수도 있는 것이지 단지 코로나만 원인이 아니다"고 말했다.

코로나19의 위험성을 평가절하하고 이에 대한 공식적인 방역을 하지 않고 있는 정부 방침에 따라 의사들은 '코로나'를 언급하는 것 자체를 꺼리고 있는 것이다.

사망자가 평소보다 많은 것도 확실해보인다.

BBC가 위성 사진을 통해 분석한 바에 따르면 도시 근교 곳곳에 시신 매장을 위한 묘지터가 늘었다. 한 장의업자는 "관이 이렇게 많이 팔려나가는 것이 가슴 아프다"고 취재진에 털어놨다.

탄자니아 당국은 환자가 늘어난 것은 인정하면서 대부분 호흡기 질환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BBC가 구글 검색어 통계를 분석한 결과 탄자니아에서는 지난 1, 2월에 코로나19의 특이한 후유증인 '후각 상실' '미각 상실' 단어 검색이 뚜렷하게 증가했다. 이를 볼 때 탄자니아의 '코로나 프리'는 정치적 구호에 불과한 것으로 보인다.

KPI뉴스 / 이원영 기자 lwy@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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