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민주화 운동 아닌 1987년 대선정국 풍자한 블랙코미디일 뿐"
블랙핑크 지수 맡은 '영초' 역할 천영초씨 연상 지적에 이름 수정키로 SBS 드라마 '조선구마사'에 이어 하반기 방영예정인 JTBC 드라마 '설강화'에도 역사 왜곡 논쟁이 일고 있다.
설강화 촬영중단을 요구하는 국민청원까지 등장하는 등 '민주화 운동 폄훼' 논란이 계속되자 JTBC는 잇따라 해명을 내놓았다.
하반기 방영 예정인 드라마 '설강화'는 1987년 서울을 배경으로 어느 날 갑자기 여자 기숙사에 피투성이로 뛰어든 명문대생 수호와 서슬 퍼런 감시와 위기 속에서도 그를 감추고 치료해준 여대생 영초의 시대를 거스른 절절한 사랑 이야기다. 정해인, 블랙핑크 지수, 장승조, 윤세아, 김혜윤, 유인나 등이 출연한다.
앞서 시놉시스 일부가 유출되자 시대적 배경상 역사 왜곡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특히 운동권 학생인 남자주인공 수호 역이 '남파 간첩'이라는 설정이 문제가 됐다. 해당 설정에 대해 한 누리꾼은 "마치 민주화 운동에 북한 개입이 있던 것처럼 해석될 여지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JTBC의 드라마 설**의 촬영을 중지시켜야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돼 13만 명의 동의를 얻었다. 글쓴이는 "민주화 운동에 북의 개입이 없다는 것을 증명했음에도 저 작품은 간첩을 주인공으로 하고 있다. 그 외에도 (극중) 다른 인물들은 정부의 이름 아래 인간을 고문하고 죽이는 걸 서슴치 않은 안기부 미화를 시도하고 있다"고 적었다.
이에 지난 26일 JTBC는 "올 하반기 방송 예정인 '설강화'는 민주화 운동을 폄훼하고 안기부와 간첩을 미화하는 드라마가 결코 아니다"고 해명했다.
JTBC는 "'설강화'는 80년대 군사정권을 배경으로 남북 대치 상황에서의 대선정국을 풍자하는 블랙코미디"라며 "미완성 시놉시스의 일부가 온라인에 유출되면서 앞뒤 맥락 없는 특정 문장을 토대로 각종 비난이 이어졌지만 이는 억측에 불과하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논란이 지속하자 JTBC는 30일 또다시 입장을 냈다. 드라마 내용을 보다 상세하게 공개하고 여성 주인공 이름을 변경하는 등 추가 대응에 나서겠다고 알렸다.
JTBC는 "'설강화'에 대한 입장 발표 이후에도 여전히 이어지는 억측과 비난에 대한 오해를 풀고자 재차 입장을 전한다"며 "현재 논란은 유출된 미완성 시놉시스와 캐릭터 소개 글 일부의 조합으로 구성된 단편적 정보에서 비롯됐다"고 거듭 설명했다.
이어 "파편화한 정보에 의혹이 더해져 사실이 아닌 내용이 사실로 포장되고 있다"며 "물론 이는 정제되지 않은 자료 관리를 철저히 하지 못한 제작진 책임"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걸그룹 블랙핑크 지수가 연기하는 여성 주인공 '영초' 이름을 수정하겠다고 밝혔다. 일부 누리꾼은 '영초'라는 이름이 민주화 운동가였던 천영초 씨를 떠올리게 한다고 지적했다.
천영초 씨는 1970년대 중후반 운동권 학생으로 1979년 4월 '긴급조치 9호 위반'으로 연행돼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고문을 당했다.
누리꾼은 민주화 운동을 하다가 고초를 당한 인물을 여성 주인공으로 삼고, 간첩 설정인 남성 주인공과 러브라인을 만드는 것 아니냐고 지적한 바 있다.
이에 JTBC는 "극 중 캐릭터 이름은 천영초 선생님과 무관하다"며 "하지만 선생님을 연상케 한다는 지적이 나온 만큼 관련 여주인공 이름은 수정하겠다"고 전했다.
또 드라마 주인공들이 민주화 운동에 참여하는 설정이 아니라고도 했다. JTBC는 "설강화는 민주화 운동을 다루는 드라마가 아니다"라며 "남녀 주인공이 민주화 운동에 참여하거나 이끄는 설정은 대본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오히려 80년대 군부정권하에 간첩으로 몰려 부당하게 탄압받았던 캐릭터가 등장한다"고 보다 상세히 설명했다.
이어 "설강화 극 중 배경과 주요 사건 모티브는 민주화 운동이 아니라 1987년 대선 정국"이라며 "군부정권, 안기부 등 기득권 세력이 권력 유지를 위해 북한 독재 정권과 야합해 음모를 벌인다는 가상의 이야기가 전개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남파 공작원과 그를 쫓는 안기부 요원이 주요 캐릭터로 등장하지만, 이들은 각각 속한 정부나 조직을 대변하는 인물이 아니라 정권 재창출을 위한 부정한 권력욕, 이에 적극 호응하는 안기부에 대한 비판적 관점을 부각하는 캐릭터"라고 설명했다.
안기부에 대한 비판 관점을 부각하는 인물들이기에 간첩 활동이나 안기부 미화 가능성이 없을 것이라 해명했다.
끝으로 JTBC는 "이 시간 이후부터는 미방영 드라마에 대한 허위사실을 기정사실인 양 포장해 여론을 호도하는 행위를 자제해주시길 부탁드린다"며 "좋은 작품을 만들고자 하는 수많은 창작자를 위축시키고 심각한 피해를 유발하는 행위라는 사실을 인지해주셨으면 한다"고 밝혔다.
KPI뉴스 / 김지원 기자 kjw@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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