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자효 시인 17번째 시집 '신라행'…신라의 미학적 탐색

이원영 / 2021-03-23 16:15:16
유자효 시인의 열일곱 번째 신작 시집 <신라행(新羅行)>이 '동학사'에서 출간됐다.

모두 86편의 시가 수록된 이 시집은 3부로 나뉘어져 있는데 '신라행' 연작 15편이 수록된 제1부는 신라 정신의 탐구다. '시인의 말'에서 "1350년 전 신라 사람들은 어떤 지혜, 어떤 용기로 삼국을 통일했을까?"란 의문을 제기하면서 "6·25 이후 70년, 끊임없는 불안과 도전 속에서 이만큼의 발전을 이루었으나 다시금 격동하는 국내외 정세를 보며 이 시들을 썼다"고 밝히고 있다.

문학평론가 이승하 중앙대 교수는 해설에서 "서정주의 '신라초'(1961) 이래 신라의 정신을 본격적으로 탐색한 시집은 유자효 시인의 '신라행'이 처음이 아닌가 한다"고 썼다.

제2부는 코로나19라는 미증유의 팬데믹을 겪고 있는 동시대인들에게 보내는 위로의 글이다. 유 시인은 '이런 때일수록 우리를 견디게 해주는 건/배려/양보/서로 사랑하기'(힘내)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이 계절이 주는 은혜, 축복, 부활/생명'(가을 햇볕)에 감사해한다.

▲언론인 출신 유자효 시인의 17번 째 시집 <신라행>

제3부는 시인이 노년에 만나는 세상의 풍경들이다, 시인은 "나이 들면서 후손들이 살아갈 세상에 대한 근심이 많아졌다"며 "남에게 폐 끼치지 않고 여생을 완주하고자"한다고 밝히고 있다.

3부에 실린 '대상포진'은 이렇게 노래한다.
제가 무엇이라고/ 이렇게 긴 수명을 주시는/ 고마운 하느님/ 가지가지 아픔도 겪게 해주시는/ 무서운 하느님/ 육신에서 힘을 뺏어가시고/ 마음에서 추억을 가져가시고/ 이제는 온몸을 채찍으로 후려치시니/ 오래 산 벌을 받는 것인지/ 얼마나 더 고통을 겪어야/ 누더기 같은 영혼/ 거둬가실지/ 사랑으로 가득하신 하느님/ 미운 하느님

이승하 교수는 해설을 맺으며 "좋은 일이 있으면 나쁜 일이 있고, 슬픈 일이 있으면 기쁜 일이 있는 것이 인생이다. 조금이라도 더 가지려고 하지 말고 가족이나 이웃과 함께, 나누고 베풀며 살아가고자 하는 마음이 3부 시편 곳곳에서 느껴진다"며 "이 환난의 시대에 지혜의 말을 들려준 유자효 시인에 감사한다"고 썼다. 

유 시인은 KBS 유럽총국장과 SBS 이사, 한국방송기자클럽 회장을 지낸 언론인이다. 1968년부터 신아일보 신춘문예 등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한 이래 네 권의 시선집과 동시화집을 포함해 스물 두 권의 시집을 출간했다. '다시 볼 수 없어 더욱 그립다' 등의 산문집과 '이사도라 나의 사랑 나의 예술' 등의 번역서가 있다. 정지용문학상과 공초문학상, 편운문학상, 한국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현재는 (사)구상선생기념사업회장과 지용회장을 맡고 있으며, 중앙일보에 '시조가 있는 아침'과 '삶의 향기'를 연재하고 있다.

▲유자효 시인

KPI뉴스 / 이원영 기자 lwy@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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