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원장 외 금감원 직원들은 금융사와 관계 개선 원해" 우리·신한은행의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 불완전판매와 관련한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위원회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과 진옥동 신한은행장의 징계 수위가 감경될 수 있을지에 이목이 집중된다.
손 회장과 진 행장 둘 다 중징계 사전통보를 받아 징계 감경이 절실한 상태다.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은 피해자 구제 노력을 어필하는 한편, 최근 금감원의 분위기가 우호적으로 바뀌어 가는데 기대를 거는 눈치다.
윤석헌 금감원장의 임기 만료가 가까워지면서 금융권과 관계 개선을 원하는 금감원이 징계를 감경해줄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11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은 오는 18일 우리·신한은행의 '라임 펀드' 불완전판매 관련 제재심을 개최할 예정이다. 지난달 25일 1차 제재심이 열렸지만, 결론은 내지 못했다.
앞서 금감원은 손 회장에게 '직무 정지 상당', 진 행장에게 문책경고의 중징계를 각각 사전통보했다.
금융사 임원에 대한 제재 수위는 해임권고·직무정지·문책경고·주의적경고·주의 등 5단계로 나뉜다. 이 중 3∼5년 간 금융사 취업을 제한하는 문책경고부터 중징계로 분류된다.
중징계가 확정되면, 손 회장은 연임이 불가능해진다. 진 행장도 연임이나 차기 신한금융지주 회장 도전이 막힌다. 때문에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은 징계 감경을 위해 필사적이다.
두 은행이 희망을 거는 부분은 피해자 구제 노력에 대한 인정과 최근 들어 완화되는 듯한 금감원의 분위기다.
우리은행은 손실이 확정된 라임 펀드 투자자들에게 원금 100%를 배상했다. 또 손실 미확정 펀드에 대해서는 지난달 23일 분쟁조정위원회를 열어 평균 65% 가량 배상하기로 했다.
금감원 금융소비자보호처는 이례적으로 우리은행 제재심에 참여, 피해자 구제 노력에 우호적인 평가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보처는 제재심의 징계 수위 결정에 간여할 권한은 없지만, 소보처의 의견이 어느 정도는 영향을 줄 것으로 관측된다.
신한은행도 지난해 6월 일부 펀드의 손실을 50% 배상한데 이어 최근 분쟁조정 절차 개시에 동의했다. 곧 분조위를 통해 배상 비율이 정해지는 대로 추가 배상을 집행할 방침이다.
금융권 고위관계자는 "제재심 분위기는 과거보다 우호적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우리·신한은행의 자신들도 사기에 당했다는 주장과 더불어 적극적인 피해자 구제 노력이 인정받는 흐름"이라고 진단했다.
금융권에서는 불완전판매 책임만으로 최고경영자(CEO)가 중징계를 받아야 하는지에 대해 의구심이 매우 강하다.
김광수 은행연합회장은 "감독당국이 내부통제 미흡을 이유로 은행장 징계를 추진하는 것에 대해 은행권 우려가 상당히 크다"며 "이번 징계는 법제처와 법원의 기본 입장인 '명확성 원칙'과는 거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하나의 큰 변수는 윤석헌 금감원장의 임기가 오는 5월 초로 만료되는 점이다.
윤 원장은 중징계를 주장하고 있지만, 임기가 두 달도 채 안 남으면서 지배력이 과거보다 약화되다 보니 금감원이 금융권의 의견을 좀 더 무게 있게 듣는 분위기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 고위관계자는 "퇴임 후 학교로 돌아가면 그만인 윤 원장과 달리 금감원 직원들은 후일 금융사에 재취업하는 경우가 많은 점까지 고려해 금융권과의 관계 개선을 원하는 양상이 잡힌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윤 원장의 독주에 금감원 직원들의 불만이 상당한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금감원 노동조합은 "금감원 직원들의 승급 제한, 성과급 삭감 등은 모두 윤 원장이 초래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오창화 금감원 노조위원장은 지난달 채용비리 연루자들이 승진한 사실을 거론하면서 "윤 원장은 즉시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윤 원장의 지배력이 예전 같지 않다는 사례로 윤 원장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김도진 전 기업은행장의 징계가 감경된 것으로 알려진 것, 소보처가 이례적으로 우리은행 제재심에 참여한 것 등이 꼽힌다.
금융권 고위관계자는 "이를 종합해 우리금융그룹과 신한금융그룹은 손 회장과 진 행장의 징계 감경이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특히 우리금융 측은 내심 손 회장 징계의 두 단계 감경까지 기대하는 눈치"라고 덧붙였다.
진 행장은 징계 수위가 한 단계만 내려가도 경징계가 되지만, 손 회장이 경징계로 가려면 최소 두 단계 감경돼야 한다.
다만 여전히 윤 원장은 중징계 입장이 강경한 것으로 알려져 손 회장과 진 행장의 징계 수위가 유지되거나 손 회장만 한 단계 감경에 그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박정림 KB증권 사장도 징계 수위가 내려가긴 했지만, 중징계는 유지됐다.
윤 원장은 지난 2일 임원회의에서 "사모펀드 제재심의위원들의 노고가 많다"며 "계속해서 일관되고 공정하게 처리해 달라"고 당부했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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