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소비 부진이 수출 호조 상쇄…성장률전망 3% 유지"

안재성 기자 / 2021-02-25 15:58:58
수출 예상 1.8%p ↑…소비 예상 1.1%p ↓
"4차 재난지원금 효과, 2·3차보다 클 듯"
한국은행은 25일 "최근 수출이 호조를 보이고 있지만 민간소비가 부진해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3개월 전과 같은 3.0%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4차 재난지원금은 2·3차 재난지원금보다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됐다.

▲ 이환석 한은 부총재보가 25일 열린 경제전망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한국은행 제공]


최근 수출이 호조세를 나타내면서 경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한은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상향할 거란 관측이 나왔지만 수출증가 효과가 소비부진으로 상쇄된 셈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1월 수출은 전년동월 대비 11.4% 늘었으며, 2월 1∼20일도 16.7% 증가했다.

한은은 올해 수출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5.3%에서 7.1%로 1.8%포인트 상향조정했다. 경상수지 흑자 규모 전망치 역시 640억 달러로 40억 달러 불었다.

이같은 수출호조에도 한은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상향조정 하지 않은 것은 부진한 소비때문이다. 한은의 민간소비 성장률 전망치는 2.0%에 그쳐 3개월 전(3.1%)보다 1.1%포인트 떨어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코로나19의 3차 확산 및 그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영향으로 소비가 크게 위축된 것을 염려한 듯 하다"고 판단했다.

김웅 한은 조사국장은 "역성장에 따른 기저효과도 고려됐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한국 경제가 1.0% 역성장했지만, 다른 국가의 역성장 폭은 더 컸다"며 "기저효과를 반영해 세계 경제성장률은 상향조정됐지만 한국은 유지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경제 성장의 질은 더 좋아졌다고 평가했다. 김 국장은 "주력 기업 경쟁력을 바탕으로 수출을 이끌어가고 있다"며 "신성장산업 투자로 설비투자가 늘어나고, 건설투자도 플러스로 바뀐 건 긍정적인 요소"라고 진단했다.

한은의 설비투자 증가율 전망치는 5.3%로 기존(4.3%)보다 1.0%포인트 올랐다. 건설투자는 0.8% 성장할 것으로 예측됐다.

코로나19 여파로 고용 전망은 악화됐다. 취업자 수 증가폭 전망치가 13만 명에서 8만 명으로 줄고, 실업률 전망치는 3.8%에서 4.0%로 뛰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지난해 11월 대비 0.3%포인트 상향된 1.3%로 제시했다. 한은 관계자는 "경기 회복세와 더불어 최근의 국제유가·원자재·곡물 가격 상승 흐름, 전·월세 가격 강세 등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국장은 "지금의 예상보다 연 평균 국제유가가 더 오를 경우 물가의 상방 요인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 수준은 기존 1.5%에서 1.4%로 하향됐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올해 주요국의 코로나19 백신 보급과 적극적인 재정부양책 등으로 글로벌 교역조건은 우호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하지만 코로나19 장기화로 대면 소비가 크게 위축돼 그 분야에 종사하는 계층을 중심으로 소득 여건이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며 "특히 이번 겨울 국내 코로나19 확산세가 생각보다 심해 소비 부진이 클 것"이라고 우려했다.

여당과 정부가 추진 중인 19조5000억원 규모의 4차 재난지원금에 대해 이환석 한은 부총재보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아직 추가경정예산안의 구체적인 내용이 확정되지 않아 섣불리 예측하기는 어렵다"면서도 "4차 재난지원금이 경제성장률에 미치는 효과가 2·3차 재난지원금을 뛰어넘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은이 이날 내놓은 경제 전망은 코로나19 확산세가 올해 중후반 이후 점차 진정된다는 가정에 따른 것이다.

코로나19 진정 시점이 내년 초중반으로 늦춰지는 '비관' 시나리오에서는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이 각각 2.4% 및 1.9%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코로나19 확산이 더 빨리 수습되는 '낙관' 시나리오의 올해 경제성장률은 3.8%, 내년은 3.1%로 전망됐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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