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억눌린 소비 욕구 해소 타깃 '명품'으로
비대면 소비 확산…온라인에서 명품 소비 크게 늘어
명품 구매에 적극적인 MZ세대 등장도 한몫코로나도 그 기세를 꺾지 못한 '명품 불패'의 시장이 있다. 바로 올해 명품 소비액이 약 3460억 위안(529억 달러)으로, 작년 대비 48% 성장이 예상되는 중국이다. 전 세계 명품 소비액이 23% 정도 줄어들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더욱 두드러지는 '나홀로 성장세'다.
▲ 한 여성이 중국 베이징의 티파니 보석상 앞을 지나가고 있다. [AP 뉴시스] 지난 17일 중국 유력 경제지 차이신(財新)은 컨설팅 회사인 베인앤드컴퍼니와 알리바바의 패션 명품 판매 채널인 '톈마오 럭셔리'가 공동으로 펴낸 '2020 중국 사치품 시장 보고서'를 인용해 다음과 같이 보도했다. "중국은 2020년 성장하는 유일하고도 주요한 명품 시장이다. 중국 내 명품 소비액이 세계 전체 명품 소비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작년 11%에서 20%로 오를 전망이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전 세계의 명품 시장은 가라앉고 있는데, 오직 중국만 호황인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 코로나19로 해외 쇼핑 관광에 나서지 못하는 중국인들의 명품 소비가 본토 내에서 활발하게 이뤄져서다. 코로나19 대유행이 처음 시작된 중국은 강력한 봉쇄 정책으로 감염병의 확산을 저지하고 경제를 정상화했다. 코로나 확산세가 잦아들자 소비 욕구에 억눌렸던 중국인들이 '보복 소비'를 시작했는데, 그 타깃이 명품으로 향한 것이다.
일례로 지난 5월 광저우의 에르메스 매장은 4월 봉쇄 조치 해제 후 영업을 재개한 첫날 하루 매출 270만 달러(약 33억1300만 원)를 기록했다. 단일 매장 하루 매출로는 중국 역사상 최고 기록이다.
광저우를 비롯, 주요 도시의 명품 매장에서 줄서서 명품을 사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지난 11월 베인앤드컴퍼니가 발간한 '2020 가을 사치품 시장 보고서'에서 미주 지역의 올해 명품 소비액이 27% 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 것과는 대조적인 분위기다.
▲ 지난 9월 한 상하이 한 쇼핑몰에 입점한 루이비통 매장 앞에 사람들이 줄지어 있는 풍경을 한 누리꾼이 자신의 SNS에 올렸다. '경제 상황이 좋지 않다는데, 원래 내 경제상황은 안좋았다'고 자조하는 내용. [시나재경 캡처] 다음으로 온라인으로 명품을 사기 시작한 중국인들이 늘었다는 점이다. 최근 5년 간, 중국의 명품 소비력이 크게 상승함에 따라 오프라인 매장 위주의 전통적 판매방식을 고수하던 명품업계도 중국 시장환경에 맞는 변화를 모색해왔다. 자사 온라인몰을 열거나 톈마오·징둥 등 플랫폼과 제휴를 맺어 온라인을 통한 판로를 확장하는 방식이다.
100% 진품 보장을 내건 직영몰들은 중국 내에서 특히 민감한 '가짜 논란'과 '배송 우려'를 불식했다. 그 결과 비대면 소비가 증가한 코로나 상황과 맞물려 중국 내 전자상거래 분야에서 지난해 13% 안팎이던 명품 판매액의 비중은 2020년 23%로, 전체 온라인 채널 매출은 약 150% 성장했다.
마지막으로 '젊은 큰 손'들이 온라인 명품 소비의 주력군으로 떠오르는 것도 중국 명품 소비가 꺾이지 않는 이유다. 이들은 풍요로운 환경에서 성장해 이미 사회에 진출해 있거나 이제 막 사회에 진출해 경제력을 갖추기 시작한 중국 밀레니얼 세대(1980년~1995년 출생)와 Z세대(1995년 이후 출생)다.
'유행에 뒤처지지 않으려고 명품을 산다'는 이들은 즉흥적인 소비 행태를 보이며, 명품 소비를 개성을 드러내는 수단으로 삼는다. 보고서에 따르면 '톈마오 럭셔리'의 패션 등 품목에서 올해 초부터 10월까지 고객 수와 판매량에서 밀레니얼 세대의 비율은 약 70%를 차지했다. 총 판매량에서 Z세대의 비중은 5%에 불과하지만 고객 수로는 동기대비 150%, 판매량으로는 작년 대비 100% 성장한 수치다.
보고서는 '온라인에서 명품을 구매한 소비자의 40%가 향후 구입 비중을 늘릴 예정이며, 또 40%는 적어도 현재와 같은 비율을 유지할 계획'이라는 조사 결과를 밝히며 중국 내 명품 시장은 내년에도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 세계적 경기 침체 책임의 화살이 '코로나 종주국' 중국을 향하고 있는데, 유수의 명품 브랜드들은 되레 중국 소비 트렌드를 잽싸게 따라가야 먹고 살 수 있는 형국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