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 지대 살인도 봉쇄 조치 이후 전년 대비 29% 급증
"코로나19는 국경을 더욱 고통스럽고 폭력적인 곳으로 만들었다."
코로나19의 세계적인 대유행으로 많은 국가들이 국경을 봉쇄하면서 경제난, 폭력 등을 피해 국경을 넘는 여성들을 더 큰 위험에 노출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최근 CNN은 21세 베네수엘라 여성 오초아(Ochoa) 가 극심한 경제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5살도 안 된 아이 셋을 데리고 올해 4월 초 콜롬비아 국경으로 향하며 겪은 참담한 경험을 소개했다. 베네수엘라는 최악의 경제난으로 수많은 국민들이 콜롬비아 등 인근 국가로 탈출하고 있다.
그는 코로나19에 따른 국경 봉쇄 조치로 인해 불법 도로를 이용해 베네수엘라와 콜롬비아 국경을 나누는 타치라(Tachira) 강을 건너야 했다.
강을 건너려고 하자 총과 칼을 든 남성 무리가 돈을 내지 않으면 아이들을 데려가겠다고 위협했다. 오초아가 돈이 없다며 제발 강을 건너가게 해달라고 애원하자 남성들은 그를 강간했다. 오초아는 불법체류 자격이 들통날까봐 콜롬비아 경찰에 신고도 하지 못했다.
지난 3월 중순부터 남아메리카에서 코로나19 확산이 거세지면서 여러 국가가 바이러스 확산 방지 차원에서 국경을 봉쇄했다. 인권단체, 정부 관계자들은 이같은 국경 봉쇄조치로 여성들이 더 큰 위험에 노출되는 결과를 낳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인권단체들은 코로나19가 세계적으로 대유행하면서 국경지역에서 여성 대상 범죄 발생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엔난민기구(UNHCR)에 따르면 성폭력, 인신매매를 경험한 여성 및 싱글맘을 위한 콜롬비아 국경도시 쿠쿠타(Cucuta)의 난민 임시거처 3곳에 거주하고 있는 여성의 숫자는 7% 증가했다. UNHCR에서 지원하는 여성 257명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이들이 성범죄 피해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콜롬비아-베네수엘라 국경에서 발생하는 성범죄는 팬데믹 이전부터 증가 추세를 보였다. 콜롬비아의 인권단체인 프로파밀리아(Profamilia)는 지난해 573명의 성범죄 피해 여성을 지원했다고 밝혔다. 이는 2018년 대비 92% 늘어난 것이다.
국경 봉쇄 이후 살인율도 급증했다. 푼다레데스(FundaRedes)라는 베네수엘라 NGO에 따르면 일평균 5000명 이상이 콜롬비아-베네수엘라 국경을 불법 도로를 이용해 건너고 있다. 지난 3월 국경 봉쇄 조치 이후 4월부터 6월까지 발생한 살인 사건은 전년 동기 대비 28.7% 증가했다.
푼다레데스의 한 관계자는 "(불법적으로 무장한) 무리가 국경 지대를 지키면서 성매매, 강제 노역 등의 목적으로 여성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면서 "코로나19는 국경을 더 고통스럽고 폭력적인 곳으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많은 베네수엘라 여성들은 콜롬비아에 사기성 일자리 제안에 속아서 콜롬비아로 입국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달 3월까지 인신매매로 콜롬비아에 들어온 사람의 숫자는 2019년 전체 숫자보다 20%나 많으며 이 가운데 90%는 베네수엘라 여성들이었다.
최근 코로나19에 따른 콜롬비아 및 인근 국가들의 경제 충격으로 그곳으로 이주했던 베네수엘라인 약 10만 명 이상은 다시 콜롬비아 국경을 넘어 베네수엘라로 재입국하고 있다. UNHCR에 따르면 약 5만 명 이상으로 추산되는 베네수엘라인들은 여전히 난민 상태로 있다.
지난 9월 콜롬비아 국내 록다운이 해제되면서 수백 명의 베네수엘라인들이 경제난 등을 피해 지금도 봉쇄된 국경을 넘고 있다고 CNN은 보도했다.
KPI뉴스 / 강혜영 기자 khy@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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