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화학상 '유전자 가위', 난치병과 미래식량에 구세주 될 수도

김들풀 / 2020-10-07 23:27:30
다우드나·샤르팡티에 교수, 2012년 유전자 가위 최초 개발
3세대 넘어 보다 정확한 3.5세대 유전자 가위 개발 중
인류 질병과 작물·가축개량·미래식량 분야로 빠르게 확산
올해 노벨화학상은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를 발견한 프랑스 출신의 에마뉘엘 샤르팡티에(Emmanuelle Charpentier)와 미국 출신의 제니퍼 다우드나(Jennifer A Doudna) 2명의 여성 과학자에게 돌아갔다.

스웨덴 카롤린스카 연구소 노벨위원회는 수상 사유에 대해 "2020년 노벨화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에마뉘엘 샤르팡티에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 교수와 제니퍼 다우드나 UC버클리 교수는 '크리스퍼 / 카스9(CRISPR / Cas9)' 유전자 가위를 발견했다"며 "DNA를 매우 정밀하게 편집할 수 있는 이 유전자 기술은 생명과학에 혁명적인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라고 7일 설명했다.
▲ 2020년 노벨화학상 수상자 에마뉘엘 샤르팡티에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 교수(왼쪽)와 제니퍼 A. 다우드나 UC버클리 교수 [노벨상 유튜브 캡처]

2012년 크리스퍼를 활용한 유전자 가위를 만드는데 최초로 성공한 다우드나 교수와 샤르팡티에 교수는 수년간 노벨상 0순위로 꼽혔다.

유전자 가위는 동식물 유전자에 결합해 특정 DNA 부위를 자르는 데 사용하는 리보핵산(RNA) 기반의 제한 효소(restriction enzyme, 制限酵素)다. 즉 유전자의 잘못된 부분을 잘라 제거해 문제를 해결하는 유전자 교정 기술을 말한다.

유전자 가위는 쉽게 말해 지퍼(DNA)가 고장 났을 때 이빨이 나간 부위(특정 유전자)만 잘라내고 새로운 지퍼 조각을 갈아 끼우는 '유전자 짜깁기' 기술로 불리기도 한다.

제한 효소란 DNA를 절단하는 엔도뉴클리아제(Endonuclease)의 일종이다. DNA의 염기서열 중 수개에서 수십 개(정확히는 21개)의 염기 배열 부분을 식별해 절단하는 효소를 말한다. 긴 DNA 분자를 정하여진 장소에서 일정한 수로 절단할 수가 있기 때문에 유전공학에서 유전자를 잘라내는 가위로 사용되고 있다.

유전자 가위인 크리스퍼는 1987년 일본에서 처음 발견됐다. 처음 발견되었을 때 '주기적으로 간격을 띄우고 분포하는 짧은 회문 구조의 반복 클러스터(CRISPR, Clustered Regulary Interspaced Short Palindromic Repeats)'라는 긴 이름을 붙였으나, 2002년에 공식적으로 크리스퍼라는 이름을 붙였다.
▲ 2012년 다우드나 교수와 샤르팡티에 교수가 발표한 논문(A Programmable Dual-RNA–Guided DNA Endonuclease in Adaptive Bacterial Immunity) 그림. [출처: 사이언스]

크리스퍼의 생물학적 기능은 2010년과 2011년에 밝혀졌고, 크리스퍼와 Cas9 효소를 이용해 유전자를 절단하는 데 성공한 것은 2012년이다.

당시 미국 UC버클리 다우드나 교수와 독일 하노버대 샤르팡티에 교수가 이끄는 공동연구팀은 크리스퍼 적응면역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Cas9 단백질을 세균에서 찾아냈다고 논문(A Programmable Dual-RNA–Guided DNA Endonuclease in Adaptive Bacterial Immunity)을 발표했다.

이들은 세균의 DNA(21개 염기)가 RNA로 전사되고, 이 RNA와 Cas9이 결합해 외부에서 침투한 바이러스의 DNA를 자른다는 것을 발견했다. 새로운 유전자 가위가 탄생하는 위대한 순간이었다.

다우드나 교수와 샤르팡티에 교수가 2012년 CRISPR / Cas9 유전자 가위를 발견한 이후로 생명과학계에서는 사용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이후 유전자 가위는 기초 연구에서 많은 중요한 발견에 기여했다. 식물 연구에서는 곰팡이, 해충 및 가뭄에 견디는 작물을 개발할 수 있었다. 의학에서는 새로운 암 치료법에 대한 임상 시험이 진행 중이다.

특히 수만 가지에 이르는 유전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린 것이다. 이 유전자 가위는 생명과학을 새로운 시대로 이끌었으며, 인류에게 새로운 희망을 가져다주고 있다.

국내 최초로 전 세계 유전자 가위(CRISPR/Cpf1) 논문 수십 편을 집중 분석 보고서를 발간한 차원용 아스팩미래기술경영연구소장은 "생명과학자들은 최근 3세대를 넘어 보다 정확하고 표적에 특이적인 3.5세대 유전자 가위(CRISPR/Cpf1)를 발견하고 개발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유전자 가위는 인간세포와 동식물세포의 유전자를 마음대로 교정(Editing)하는 데 사용한다. 암과 에이즈 등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희귀난치병 치료나 작물·가축개량·미래식량(Clean meat) 분야에서 유전자 가위 혁명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KPI뉴스 / 김들풀 IT과학 전문기자 itnews@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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