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계 "상법·공정거래법 개정안 국회 재검토해야"

김혜란 / 2020-09-10 14:41:55
대주주 의결권 3% 제한, '위헌 소지' 강조…"재산권 위배"
내부거래 규제 강화에 "안정, 정상적인 거래까지 겨냥하나"
정부·여당이 추진하고 있는 상법 및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위헌 소지가 있고, 기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릴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 송원근 연세대 객원교수가 10일 코엑스에서 열린 산업 포럼에서 주제 발표하고 있다. [자동차산업협회 제공]

10일 자동차산업연합회·반도체산업협회·철강협회·석유화학협회·조선협회·섬유연합회·바이오협회 등 26개 업종별 단체는 10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지배구조·내부화 관련 규제정책과 기업성과'를 주제로 포럼을 개최하고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개정안에 대해 비판했다.

코로나19로 기업이 경영난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국회 본회의 통과가 유력한 상법과 공정거래법 개정 추진에 대해 재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이 지배적이었다.

국무회의를 거쳐 국회로 넘어온 상법 개정안은 △감사위원 분리선임 및 대주주 의결권 3% 제한 강화 △다중대표소송제 신설 등이 담겼다.

정부의 감사위원 분리선임 추진 배경에는 감사위원이 될 이사를 선출 단계부터 다른 이사들과 분리해 선임함으로써대주주의 영향력에서 벗어난 인물을 뽑겠다는 취지다. 이 과정에서 대주주 등의 합산 의결권을 3% 이내로 제한해 소액 주주의 권한을 강화한다고 봤다.

송원근 연세대학교 객원교수는 "헌법이 보장한 재산권을 위해 지켜져야 할 주주 평등의 원칙(1주 1의결권)을 심각하게 위배한다"며 위헌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현행법에 따르면 이사 선임은 주주 의결권을 최대한 반영하기 위해 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을 통해 이뤄져야 하지만, 개정안은 대주주 의결권을 3%로 제한해 총 발행주식의 의사가 반영되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송 교수는 설명했다.

또 추문갑 중소기업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2019년 헤지펀드 엘리엇은 현대자동차에 주주권을 행사하면서 자기편 사내이사와 감사위원을 이사회에 넣어 경영권을 흔들려고 했다"고 언급했다.

지난해 현대자동차 주주총회에서 엘리엇 펀드는 경쟁사 출신을 사외이사로 추천하는 내용을 안건으로 제안했다. 3%룰에 따르면 현대차가 이를 방어할 수 없게 된다는 게 산업계의 분석이다.

다중대표소송제 도입 역시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모회사 주주가 자회사 이사를 상대로 대표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제도다. 비상장 회사는 전체 주식의 100분의 1 이상, 상장회사는 1만분의 1 이상을 보유한 주주라면 누구나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 권재열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장이 10일 코엑스에서 열린 산업포럼에서 주제 발표하고 있다. [자동차산업협회 제공]

권재열 경희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모회사 주주의 이익이 자회사 주주의 이익과 일치한다는 것을 전제로 해 출발 선상에서부터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권 교수는 "AK홀딩스(모회사)가 제주항공(자회사) 지분 53.3%를 갖고 있는데, 과연 두 회사 주주의 이해관계가 같다고 볼 수 있는가"라며 "이 제도가 도입되면 지주회사 체제로 운영되는 국내 여러 기업집단이 소송 위험을 부담하게 된다"고 밝혔다.

조병선 중견기업연구원장은 기업의 '일감 몰아주기' 규제 강화 등을 담은 공정거래법 개정안에 대해 비판했다.

조 원장은 "지분율이 높은 자회사는 사실상 모회사와 경제적 동일체로, 이들 계열사 간 거래는 거래 안정성 확보와 서비스 및 품질 유지 등을 위한 정상적인 거래"라고 강조했다.

내부거래 규제 강화는 현재 30%(상장사)로 제한된 총수 일가 등 특수관계인의 보유 지분 제한을 20%로 낮추려는 시도다.

정만기 자동차산업협회 회장은 "시장거래에서 발생하는 정보비대칭성과 기회주의적 행동으로 인한거래비용 최소화를 위한 대안 중 하나가 내부거래"라며 "물론 이때 관리 비용이 늘어 균형점이 찾는 노력이 필요한 바, 시장거래비용 축소 폭이 내부화 비용 확대 폭과 같아지는 점까지는 내부화가 정당하다"고 말했다.

KPI뉴스 / 김혜란 기자 khr@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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