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의무휴업일 추석 당일로 변경 요청…지자체는 '냉담'

남경식 / 2020-09-04 18:39:52
한국체인스토어협회, '의무휴업일 대체 지정 요청' 공문 발송
서울 강동구·경기도 광명시·고양시·의왕시·파주시, 요청 승인
대다수 지자체, 무응답…지난해처럼 일부만 추석 휴무 가능성多
대형마트가 추석 연휴를 앞두고 의무휴업일 변경을 요청했다. 하지만 대다수 지방자치단체들은 지난해처럼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들이 회원사로 있는 한국체인스토어협회는 전국 지방자치단체에 의무휴업일 대체 지정을 요청하는 공문을 지난 7월 말 발송했다.

추석 당일을 의무휴업일로 지정하고, 기존 의무휴업일 중 하루는 정상 영업하게 해달라는 요구다. 명절 당일 직원들의 휴식권을 보장하겠다는 취지다.

▲ 지난해 롯데마트 서울역점에서 홍보도우미들이 추석 선물세트 예약판매를 소개하고 있는 모습. [롯데쇼핑 제공]

서울 강동구, 경기도 광명시 등 일부 지자체는 이 같은 요청을 받아들였다. 이에 따라 이마트 천호점‏·명일점‏·광명소하점‏·광명점, 홈플러스 강동점‏은 기존 의무휴업일인 10월 11일(일요일)에 정상 영업한다. 코스트코 광명점의 경우 10월 25일(일요일)에 정상 영업한다.

수요일을 의무휴업일로 지정한 지자체 중에서도 경기도 고양시‏·의왕시‏·파주시 등은 추석 당일을 의무휴업일로 대체 지정했다. 이에 따라 고양시와 의왕시에 있는 대형마트들은 기존 의무휴업일인 10월 14일, 파주시의 대형마트들은 9월 23일에 정상 영업한다.

이와 달리 일부 지자체는 의무휴업일 대체 지정이 불가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대구 북구는 "대구 내 다른 지자체 매장과 휴무일 다름에 따른 지역주민의 혼선, 타 매장과의 형평성, 대규모 점포와 중소유통업의 상생발전 등을 위해 기존 의무휴업일을 준수해달라"며 요청을 반려했다.

부산 수영구는 "현재 소비자가 두 번째, 네 번째 일요일을 의무휴업일로 인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임시 조정하게 된다면, 소비자의 혼란 초래는 물론 행정의 일관성이 저해되는 등 문제점이 발생한다"고 밝혔다.

▲ 이마트 창동점은 코로나19 확진자 방문에 따라 8월 28일 임시휴점했다. [문재원 기자]

대다수 지자체는 아직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대형마트업체 관계자는 "지자체에서 공문에 회신하지 않았다는 것은 사실상 요청을 거부했다는 뜻"이라며 "올해도 지난해와 비슷하게 대부분 지자체에서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형마트들은 지난해에도 추석 연휴를 앞두고 의무휴업일 대체 지정을 요청했다. 전국 189개 시·군·자치구 중 43곳만 이를 승인해 전국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중 29%인 117개 점포만 추석 당일에 쉬었다.

지난해 경기도 수원시는 의무휴업일을 추석 당일로 변경한다고 공지했다가 민주노총 마트산업노동조합이 거세게 반발하자 이를 취소했다.

당시 마트노조 측은 "말로는 노동자의 명절 휴식을 위한다고 하지만, 실상은 장사가 안되는 명절 당일 대신 고객이 붐빌 것으로 예상하는 일요일에 장사하려는 목적"이라며 "진정 노동자들의 명절 휴식권을 보장하고자 한다면 의무휴업일 변경이 아니라 명절 당일 휴점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들은 코로나19 확산, 재난지원금 사용처 제외 등 이슈가 이어지면서 올해 실적이 크게 악화했다. 코로나19 확진자 방문으로 인한 개별 점포의 임시 휴점에 따른 손실도 발생했다.

한국체인스토어협회는 코로나19가 대유행했던 지난 2월 말 대형마트 온라인 구매 배송에 한정해 영업규제를 한시적으로 완화해달라고 요청했지만, 대부분 지자체는 이를 외면했다.

유일하게 경북 안동시에서 한시적인 대형마트 의무휴업 규제 완화를 논의했으나, 소상공인과 전통시장 상인 등의 반발로 없던 일이 됐다.

KPI뉴스 / 남경식 기자 ngs@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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