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노사, 협상 연이어 실패…9월 총파업 '초읽기'

황두현 / 2020-08-28 17:02:56
25·27일 임금교섭 파국, 사측 1.2% 인상안…노조 "최저임금 못미쳐"
점포매각件 "투자자금 확보" vs "부동산 투기"…고용보장도 입장차
노조, 집회·피케팅 진행…9월 게릴라·총파업 예고
홈플러스 노사협상이 파국을 앞두고 있다.

주요 안건인 임금·고용안정·점포매각 3요소를 두고 노사 간 눈높이가 극명한 까닭이다. 노조는 구체적인 총파업 일정까지 내놓으며 투쟁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홈플러스 노사는 지난주에만 임금단체협상(임단협)을 위해 두 차례 만났지만,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지난 25일 오전 서울 강서구 홈플러스 본사에서 2차 대표집중 교섭을 진행했다. 이달 11일 1차 교섭이 무산된 데 이후 다시 한번 만난 자리였다.

▲ 민주노총 마트산업노동조합 김기완 위원장이 지난 6월 3일 '홈플러스 밀실 매각 MBK 규탄 기자회견'에서 "알짜 매장 매각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남경식 기자]

홈플러스 사측은 이 자리에서 2020년과 2021년 합산 임금 1.2% 인상안과 올해 미지급분은 소급적용하겠다는 안을 제시했다. 동결을 제시했던 1차 안에서 소폭 개선됐다.

하지만 협상은 결렬됐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동조합 홈플러스 지부(노조)는 2020~21년 최저임금 인상률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라며 반발했다. 노조 내에서는 '비상식적인 수준'이라는 지적까지 나왔다.

실제로 올해 최저임금 인상률은 2.9%, 내년은 1.5% 인상이 예정되어 있다. 노조 측은 현재 3% 수준의 인상률을 주장하고 있다.

노조는 크게 반발하며 이틀 뒤인 27일 사측과 추가 교섭에 불참했다. 노조 관계자는 "결국 기본급을 최저임금만큼 주지 않겠다는 뜻"이라며 "최저임금 인상률을 반영한 임금 인상안이 제시되지 않으면 추가 교섭은 무의미하다"고 말했다.

반면 사측은 "추가 인상안 제시는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손실 규모를 고려할 때 더 많은 액수를 제시하기는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다는 이야기다. 홈플러스의 지난해 회계연도(2019년 3월~2020년 2월) 순손실 규모는 5322억 원에 달한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유통업계의 불황으로 무급휴직을 진행하는 곳도 있다"며 "(1.2% 인상안은) 현실적으로 제시할 수 있는 최고 수준"이라고 말했다.

노동조합은 임단협 외에도 고용안정과 매장 운영권 보장에 대한 확약도 주장하고 있다. 최근 발생하는 통합운영이나 강제전환배치와 인사권 행사가 고용불안을 야기하고 있다는 것이다.

나아가 연이은 점포 매각도 사실상 마트사업을 중단하려는 '꼼수'가 아니냐고 지적한다. 홈플러스는 지난달 자산 유동화의 일환으로 안산점과 대전 탄방점 매각을 확정했다. 노조에 따르면 안산점의 매출은 전국에서도 최상위권 수준이다.

노동조합 관계자는 "전국에서 매출과 직원이 손꼽히게 많은 안산점을 매각한다면 고용보장은 유명무실하게 된다"며 "게다가 매각된 마트는 허물어지고 초고층 주상복합빌딩이 들어선다고 하는데, 이는 부동산 개발업을 하겠다는 얘기"라고 주장했다.

▲ 홈플러스 강서 사옥 전경 [홈플러스 제공]

사측은 이런 주장에 대해서도 조목조목 반박했다. 최근 대표를 포함한 임원진이 연이어 고용 안정성을 보장하는 협약서를 제시했지만, 노조 측에서 거부했다는 것이다. 게다가 올해 매각한 두 점포의 직원도 여전히 고용 중이라는 사실도 언급했다.

전환배치와 같은 인사권은 업무 효율 향상을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지역과 점포별로 다른 업무량을 감당하기 위한 직원 운영의 일환이라는 얘기다. 또 점포 매각은 신사업 투자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마트업계가 침체하여 있는 상황에서 매력적인 매물을 내놓지 않으면 매각이 쉽지 않다"며 "그런데도 불구하고 매장을 매각하는 건 물류 기능과 온라인 사업에 투자하기 위한 자본을 마련하기 위해서다"고 말했다.

양 측은 추가 교섭 일자를 확정하지 않고 있다. 사측과 노조가 제시하는 임금인상안이 두 배 넘게 차이 나는 만큼 협상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고용안정과 매장운영에 대해서도 눈높이가 상이다.

사측은 "고용보장을 확약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반면 노조는 "일터인 매장이 줄면 직원은 쫓겨날 수밖에 없다"고 맞서고 있다. 점포 매각 역시 사측의 "투자자금 확보"와 노조의 "부동산 투기"라는 주장이 맞서고 있다.

노조는 9월 총파업을 예고했다. 현재 매장 내에서 약식집회와 피케팅 등 선전 활동을 진행하고 있지만, 회사의 입장변화가 없다면 투쟁 수위를 높이겠다는 입장이다. 조합 내 지침을 통해 내달 18일부터 게릴라 파업을 전개하고, 이달 말부터 총파업을 전개한다는 방침이다.

노조 관계자는 "회사의 입장변화가 있을 때까지 손 놓고 있을 수는 없다"며 "총파업 돌입 여부는 시기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KPI뉴스 / 황두현 기자 hd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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