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토박이 언론인이 풀어낸 살아 꿈틀대는 서울의 속살

이원영 / 2020-08-26 10:09:37
정홍택·김병윤 저 '늬들이 서울을 알아?'
생생한 체험으로 다양한 에피소드 전달
조용한 글보다는 움직이는 것을 더 선호하는 세상이다. 그런데 어떤 때는 글이 영상보다 더 살아움직일 때가 있다. 글에 생명과 애정이 묻어 있을 때 그렇다.

제목부터가 독자에게 말을 걸면서 목소리가 들려주는 듯하다. '늬들이 서울을 알아?' 서울에 관한 이야기를 쓴 것이리라 짐작은 가는데 아니, 얼마나 자신이 있길래 제목부터 이렇게 건방지게(?) 달았을까, 그 속내가 더 궁금해졌다.

책장을 넘길수록 흠~큰소리 칠 만도 하군, 하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서울의 역사를 다룬 또 하나의 책으로 묶기엔 미덕이 참 많다. 서울의 근대사를 다룬 책들은 대체로 사회학자나 역사학자들이 사료를 참고해 구성한 '역사책'이다.

그에 반해 '늬들이…'는 서울의 겉과 속, 근대와 현대를 아우르는 풍성한 '이야기책'이다. 언론인으로 근대사의 한복판에서 서울을 몸소 겪은 서울 토박이 정홍택 씨가 서울이라는 큐브를 씨줄과 날줄로 돌려가며 들려주는 이야기다.

그가 들려주는 웃기고, 애잔하고, 가슴 먹먹한 이야기를 30여년간 후배 언론인으로 호흡을 맞춰온 김병윤 씨가 톡톡 살아있는 문체로 풀어냈다.

몸소 체험한 서울의 다채로운 모습을 이야기로 들려주고, 살아 있는 문체로 글로 담았으니 '늬들이…'는 여느 서울에 관한 역사책과는 완연히 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책 표지 이미지.

책에선 서울의 빼어난 자연에서부터 역사적인 장소, 음식들, 한 시대를 풍미한 명소, 극장과 기생집, 해장국집, 골목문화 등 오늘의 서울이 있기까지 사람들의 추억 속에서 함께했던 장소와 이야기들을 소환한다.

풍성한 사진과 함께 펼쳐지는 서울 이야기를 듣다보면 서울 토박이로서 어제와 오늘을 살아온 정 씨가 품고 있는 애틋하고 자부심 가득한 마음을 고스란히 전달받게 된다.

입가에 미소의 꼬리를 내리지 못하게 하며 단숨에 읽게되지만 또 한번 더 보고 싶은 영화 같은 책이다. 두어번 읽은 다음엔 어느 술자리에서 좌석을 압도하는 이야기꾼이 될 것 같다.

서울을 사랑하는 토박이 장년들에게는 고향 사랑과 추억을 위해, 서울의 옛모습을 잘 모르는 젊은이들에겐 부모세대의 숨결을 느껴보도록 권할 만한 책이다.

정 씨는 맺음말에서 "뉴욕과 파리를 이야기 하면서 정작 자신이 발을 디디고 사는 서울에 대해서는 겉모습만 보고 이야깃거리를 알지 못하는 지금의 서울 사람들이 서울의 속살까지 감흥을 느끼게 하고 싶었다"고 집필 의도를 설명했다.

KPI뉴스 / 이원영 기자 lwy@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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