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률 1%P 하락시 취업자 45.1만명 급감…"고용 충격 불가피"
한은 27일 금통위 수정전망치 발표…이주열 "큰 폭 낮춰야" 예고 코로나19 장기화로 세계 경제성장률이 추락하고 있다. 코로나 재확산에 한국 경제도 하락폭이 더 커질 조짐이다. -1% 아래로, 최악의 경우 -2% 중반까지 추락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그 정도면 선방(善防), 즉 '잘 막아낸 것'이기는 하다. 미국와 유럽 등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국의 성장률 전망치는 참담하다. 두자릿수 추락이 허다하다. 2분기 실적으로 보면 미국의 올해 성장률은 -32.9%다.
성장률 1~2% 하락이 대수롭지 않은 건 아니다. 1%포인트 추락시 취업자는 45만 명 이상 급감할 것으로 추산된다. 코로나19발 '고용 충격'이 서민 생계를 위협하는 사태를 맞게 되는 것이다.
"K방역, 중국경제 반등에 선방"
한국 경제의 '선방'에 대해 김영익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우리나라 수출 의존도가 높은데 특히 중국 의존도가 높다. 중국 경제가 반등하고 있는 상황 덕에 우리 성장률도 선방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올해 7월까지 수출이 11% 줄 때 대중국 수출은 6% 감소하는 등 감소 폭이 크지 않았다"는 것이다.
중국 경제는 V자 회복에 가까운 반등을 하는 중이다. 1분기 -6.8%에서 2분기 3.2% 플러스 전환했다. 김 교수는 "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중국 덕에 마이너스 성장을 면한 것처럼 이번에도 높은 대중국 의존도가 크게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홍준표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K방역과 산업 구조 효과를 꼽았다. "한국의 빠른 방역 효과, 선진국과 비교해 접촉활동이 제한되면서 타격이 큰 서비스업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고 제조업 비중이 높은 점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27일 금통위, 성장률 전망 대폭 하향할듯…금리는 동결 유력
한국은행은 오는 27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올해 경제 성장률 수정 전망치를 발표한다.
한은은 지난 5월 국내 코로나19의 국지적 확산이 간헐적으로 나타날 수 있으나, 대규모 재확산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전제하고 올해 성장률을 -0.2%로 전망했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하자 한은은 지난달 16일 "GDP 성장률이 지난 5월 전망치를 하회할 것으로 보인다"며 성장률 하향 조정을 예고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24일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업무현황 보고에서도 "국내에서 코로나19가 다시 확산되는 조짐이 나타났고 그에 따라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 단계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소비가 상당히 부정적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지난번(5월)에 -0.2%였는데, 큰 폭으로 낮춰야 할 것 같다"고 재차 언급했다.
한은은 지난 5월 글로벌 신규 및 잔존 확진자 수가 3분기 중 정점을 형성하는 가장 비관적인 시나리오에서는 올해 성장률이 -1.8%까지 악화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번 주 금통위에서는 기준금리 수준도 결정된다. 저금리 기조 등으로 시중에 풀린 유동성이 부동산 등 자산에 쏠릴 우려와 금리가 실효하한에 근접했다는 시각 등을 고려하면 기준금리는 동결이 유력하다는 전망이다.
기준금리의 실효하한이란 중앙은행이 금리 인하를 통해 유동성 함정, 자본 유출 등의 부작용 없이 통화정책의 효과를 낼 수 있는 하한선을 의미한다.
물 건너간 'v'자 반등…'W'자 이중 침체 가능성 대두
경제연구원들은 올해 이중 경기 침체가 나타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지난 23일 올해 한국 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의 0.3%에서 -0.5%로 하향 조정하면서 "코로나19의 국내외 재확산이 예상돼 대면 및 접촉 활동에 제약이 발생하고 소비지출 및 서비스업 중심의 2차 경제 충격이 우려되는 상황임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현대경제연구원은 "바이러스 확산 추세가 기존의 흐름을 유지하거나 완화된다면 'V' 혹은 'U' 형태의 반등이 나타날 여지가 있었다"면서 "예상보다 이른 시점에 바이러스의 재확산이 나타나면서 비관적인 'W'자 형태 이중 침체가 나타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LG경제연구원도 지난 8일 올해 성장률을 -1.0%로 제시했다. LG경제연구원은 "3분기 초반까지 비교적 빠르게 반등하겠지만 이후 속도가 늦어지면서 4분기에도 전년 대비 마이너스 성장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3단계로 격상될 경우 경제적 충격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됐다. KB증권은 최근 수도권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조치가 2주 시행될 경우 연간 성장률이 최대 0.4%포인트 내려갈 수 있다고 추산했다. 3단계 조치가 전국으로 확대되면 연간 성장률이 종전보다 0.8%포인트 하락한다고 봤다.
성장률이 -2%대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코로나19가 재확산하지 않을 경우 올해 한국 성장률이 -0.8%를 기록하겠지만 재확산할 경우 -2.0%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코로나19의 재확산이 없을 경우에 올해 성장률을 -1.6%로 예상했는데 재확산이 되면 -2.0%대 중반까지 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일자리 참사' 현실화하나
성장률 하락은 고용 충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특히 우려된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경제 성장률이 1%포인트 하락하면 전산업 기준으로 취업자 수 45만1000명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별로는 서비스업에서 31만7000명 급감할 것으로 분석됐다. 제조업은 8만 명, 건설업에서는 2만9000명의 취업자가 줄어들 것으로 추정됐다.
한은도 최근 보고서를 통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강력한 봉쇄조치가 시행될 경우 취업자 3명 중 1명은 실업 위험에 놓일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필수직이 아니면서 재택근무가 어려운 일자리가 전체의 35%에 달한다는 것이다.
한경연은 "코로나19로 사람들 간의 대면접촉이 제한됨으로써 생산과 소비의 동시충격으로 성장을 위축시켜 적지 않은 일자리가 파괴될 것"이라며 "코로나19 사태로 생산기반이 잠식될 경우 일자리 참사가 발생할 수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홍성일 한경연 경제정책팀장은 "코로나19 사태 이전부터 생산 능력 저하로 일자리가 줄던 제조업이 성장률이 떨어지면서 일자리 감소가 가속화되고 있다"면서 "여기에다가 코로나19 사태 이후 서비스업 일자리까지 줄어들면서 하반기에 고용 충격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KPI뉴스 / 강혜영 기자 khy@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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