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 때까지 무주택자 주거비용 부담↑…주민 반발도 '변수'
공공참여형 재건축만 5만가구…"조합과의 이견 조율 필수" 정부가 과열된 집값을 잡기 위해 수도권 내 '추가 공급 확대' 카드를 꺼내들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발굴을 해서라도 추가로 공급 물량을 늘리라"고 지시한 지 한 달여 만이다. 6·17, 7·10 등 이전 대책이 '투기수요 근절'에 초점을 뒀다면, 이번에는 '미래 주택수요'에 대한 선제 대응에 방점을 찍었다. 공급 부족 우려에 따른 불안 심리를 조기에 차단한다는 것이다.
관건은 '속도'다. 서울 도심 내 재건축 아파트 용적률 및 층고제한을 대폭 완화했지만, 민간 조합 사정에 따라 주택 공급 속도를 예상하기 어렵다. 기부채납 등 공공성을 전제로 한 고밀도 재건축도 시장이 얼마나 호응할지 미지수다. 특히 양적 증가가 질적 악화로 연결될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는 만큼, 부작용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정부가 4일 발표한 '주택공급 확대방안'의 핵심은 크게 공급부지 확보와 규제 완화로 나뉜다. 태릉골프장 등 신규택지를 발굴해 3만3000가구를 공급하고, 3기 신도시 용적률 상향과 기존 사업 고밀화로 2만4000가구, 공공재개발로 7만 가구가 늘어난다. 노후 공공임대 재정비 등으로 마련될 공급물량 5000가구를 포함, 총 13만2000가구가 수도권에 추가 공급된다.
"확실한 공급시그널 긍정 평가…불안감 해소"
전문가들은 정부의 부동산 시장 안정화 의지가 고스란히 드러났다고 평가했다. 그간 정부는 "공급이 부족하지 않다"고 강조해왔지만, 방향을 틀고 보다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면서 어느 정도 불안 심리를 해소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 랩장은 "다양한 공급대책으로 상당량의 주택공급을 통해 최근 가격급등 우려에 따른 주택구입 불안 심리를 낮추고 30~40대의 패닉바잉 우려를 진정시키는 등 주택시장의 확실한 공급시그널을 보내려는 의지가 표명됐다"고 말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전문위원은 "주택시장 안정은 수요조절과 공급확대를 병행해야 효과적"이라며 "이번 발표는 시장에 공급 확대를 위한 본격 '신호 보내기'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누적된 주택 매수 대기수요 대비 공급량이 부족하고, 민간과 공공의 균형이 맞지 않다는 게 아쉬운 부분"이라면서도 "주택 매매시장의 공급 불안은 일정 부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입주 때까지 최소 3년…무주택자 주거비용 늘어나"
하지만 입주 시점까지 시간이 걸리는 만큼, 무주택자의 주거비용 부담도 커질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사업 진행 시 여러 문제로 시간이 지체돼 공급의 불확실성이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함영진 랩장은 "부동산시장의 공급은 비탄력적 성격으로 실입주로 이어지는 약 2~3년 뒤 시점에 공급 효과가 가시화될 것"이라며 "공공 및 임대주택에 청약하기 위한 자격이 무주택 세대주로 제한되며, 이들이 임대차 시장에 머물면서 전·월세 가격의 불안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송승현 대표는 "주택 매매시장은 당분간 관망세로 접어들겠으나 대기수요자들이 임대시장으로 이전하면서 임대차 시장의 불안요소는 증폭될 가능성이 높다"며 "세제 개편 부분 중 거래세를 수정 보완한다면 추가 공급량을 기대해볼 수 있어 시장안정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개발부지 주민 반발·일조권 침해 등 변수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단기적으로 주택공급이 늘어나는 효과는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정주 환경 및 도시경쟁력의 악화를 초래할 수 있다"며 "무분별한 도심 고밀도개발의 추진이 초래할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한 사전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태릉골프장, 3기 신도시 등 개발 예정 지역 주민의 반발과 도심 내 일조권·조망권 등 문제가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양지영 양지영 R&C연구소장도 "태릉골프장, 서울의료원, 용산정비창 등 입지는 상당히 메리트가 있지만 주민들의 상당한 반발이 예상된다"며 "주민들과의 사전 협의가 있지 않을 경우 개발 진행이 어려울 수밖에 없는데, 어떻게 추진할 것인지 우선적으로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건축 조합과 이견 조율이 사업 성패 가를 것"
아울러 정부는 공공참여형 재건축에는 용적률을 종전(250%)의 2배인 최대 500%까지 완화하고, 층수도 최대 50층까지 허용할 방침이다. 다만 용적률 증가로 늘어난 물량의 50%~70%는 기부채납으로 환수하고, 기대수익률을 기준으로 90% 이상을 환수한다. 이번 공급대책 중 상당 물량을 차지하는 공공재건축(5만 가구)·재개발(2만 가구)은 조합 등 민간의 지지가 필수적인 셈이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용적률 상향에 따른 고밀 재건축은 사업에 분명한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면서도 "재건축 규제(안전진단 강화, 초과이익환수제, 분양가상한제, 조합원의무거주 등)가 강화된 상황에서 과도한 개입과 기부채납은 반발을 살 수 있는 만큼, 조합과의 이견 조율이 사업 성패 관건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증가하는 용적률의 50%를 임대주택으로 주고 개발이익의 최대 90%까지 환수한다면 소유자들이 이걸 하려 할지 의문"이라며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 2년 실거주 요건 등이 완화하지 않으면 조합원들을 유인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KPI뉴스 / 김이현 기자 ky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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