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명문대생, SNS에 글 잘못 올렸다가 '퇴학'

조채원 / 2020-07-20 18:11:39
'지나' 등 중국 비하하고 난징대학살 조롱글 올려
전국적 비난 빗발치자 학교측 '퇴학 처분'
중국의 한 학생이 자신의 SNS에 반(反)민족적 글을 게시해 다니던 학교에서 제적처분을 받았다. 그런데 이 학생이 중국 내 최상위권 대학 석사과정에 재학 중인 것으로 밝혀지면서 더욱 큰 공분을 사고 있다.

해당 학생은 중국과학원대학(中国科学院大学·이하 국과대) 컴퓨터공학 석사과정에 재학 중인 지즈위에(季子越). 베이징에 위치한 중국과학원대학은 과학 분야의 인재를 집중적으로 양성하는, 이공계열로는 최상위 대학 중 하나다. 지즈위에 역시 우수한 인재다. 중국 다수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그는 2015년 허난(河南)성 뤄양(洛阳)시에서 가오카오에 응시한 4만7290명 중 8등이라는 우수한 성적을 거둬 국과대 화학과에 합격했다.

이렇듯 전도유망한 인재인 그가 도대체 무슨 글을 올렸길래 제적 처분까지 받은 것일까.

국과대 측의 조사에 따르면 그는 미국에 체류 중인 올해 3월부터 6월까지 트위터에 수 차례 부적절한 글을 게시해왔다. 그의 트위터 계정에는 이미 모든 글이 삭제된 상태로 인터넷상에는 지난달 18일부터 26일 사이 그가 작성한 글의 일부가 떠돌고 있다.

그가 올린 글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지나(支那)'라는 단어다. '지나'는 본래 중국을 칭하는 보통 명사로 쓰던 말이지만 일본의 극우세력이 중국을 비하하는 의도로 쓰는 표현이기도 하다. 그는 "지나(支那)는 해체하는 것이 낫지 않겠느냐", "가소롭다, 지나인들은 슈퍼에 가서 쌀을 사는 데도 부가가치세를 내야한다는 것을 알고 있을까?" 등의 글을 올렸다.

그가 올린 난징대학살에 관한 글은 문제가 더 심각하다. 난징대학살은 1937년 12월 13일 일본군이 국민당 정부의 수도였던 난징(南京)을 점령한 뒤 다음 해 2월까지 저지른 대량 학살과 강간, 방화 사건을 말한다. 정확한 피해 규모는 확인할 수 없지만 중국 정부는 난징대학살로 인해 약 30만 명의 중국인이 살해당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현재까지도 극우세력을 중심으로 난징대학살을 부정하거나 희생자 규모를 축소하려는 시도가 끊이지 않는 만큼, 중국인들에게는 여전히 깊은 상처로 남아있는 역사적 사건이다.

그는 해당 글에서 당시 벌어졌던 강간과 살인 등의 참상을 조롱하는 듯한 어조로 글을 썼다. 무자비한 학살을 자행한 일본군을 '영웅', '용맹한 황군'이라고 묘사했으며 일본군의 사진 위에 '난징은 일본의 난징이다', '일본 내정에 간섭하지 말라'는 문구를 적기도 했다.

▲ 지즈위에가 자신의 SNS에 올린 난징대학살 관련 글 [웨이보 캡처] 

그리고 6월 27일, 학교 측은 한 누리꾼의 제보를 받아 해당 글 게시자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 그리고 바로 그 날, 이 글의 작성자는 당시 미국에 체류 중이었던 지즈위에인 것으로 밝혀졌다. 그가 이러한 글을 작성한 경위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았다. 다만 그의 SNS 프로필 등을 종합해 봤을 때 누리꾼들은 지즈위에를 애국주의 교육에 실패한 사람, 일종의 징르펀즈(精日分子·정신적 일본인, 자신을 군국주의 일본인과 동일시하는 사람)라고 보고 있다.

'성공적인 교육'의 표본이 될 만한 최상위권 대학 재학중인 학생이 이러한 행동을 했다는 사실에 중국 사회는 깊은 충격에 빠졌다. 특히 중국의 대학입시인 가오카오를 앞두고 이 사건이 불거진 만큼 중국인들 사이에서는 '성적만능주의의 실패'라는 자성의 목소리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뒤늦게 지즈위에는 "나의 행동을 깊이 반성하고 다시는 이런 행동을 하지 않겠다"며 사과글을 올렸지만 그에 대한 퇴학 요구가 전국에서 빗발쳤다. 중국은 체제 특성상 애국주의를 강조하는 나라다. 뿐만 아니라 석사과정을 밟는 학생의 경우 장학금이나 생활비 등 국가 차원의 지원을 받는 경우가 대부분이기에 학교 측에서 어떤 처분을 내릴지 더욱 관심이 집중됐다. 

그리고 지난 19일 국과대 측은 통보를 통해 지즈위에의 퇴학을 알렸다. 국가의 명예와 민족감정을 해쳤으며 학교의 인재육성 이념에 위반하는 행위를 했다는 이유다. SNS에 글을 올렸다고 퇴학이라니 다소 과도하다고 볼 수도 있지만 학생이라 퇴학 정도에 그쳤다고 봐야 한다. 중국에서는 '영웅열사보호법(英雄烈士保护法)'의 관련 규정에 따라 침략전쟁과 침략행위를 미화하며 공공의 질서를 어지럽히는 등의 행위를 할 경우 형사처벌까지 받을 수 있다. 

KPI뉴스 / 조채원 기자 ccw@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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