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배 폭등 사례도…"잘못 들어가면 큰 손실"
주식이 상장폐지되면 휴지조각 신세로 전락한다. 그렇다고 바로 휴지조각이 되는 것은 아니다. 정리매매 기간 막판 투전판이 벌어지곤 한다. 가격제한폭(± 30%)없이 급등락하니 매수·매도 타이밍만 잘 잡으면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도 있고, 혹여 헐값에 매수해둔 '떨이' 주식이 훗날 회생해 재상장이라도 되면 대박을 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가 상장폐지 결정한 이차전지 기업 금양에서도 막판 투전판이 벌어질 조짐이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엔 "막판 쏘는 '상폐빔' 유명하다", "타이밍 잘만 잡으면 하루에 2배 수익 가능" 등 금양 정리매매와 관련한 글들이 포스팅되기 시작했다.
전기차 수요 둔화로 고전하고는 있으나 전기차는 거스를 수 없는 미래이고, 금양이 '이차전지 대표주'로 불렸던 점 등이 기대감을 더 키우는 분위기다.
개인투자자 박 모(28·남) 씨는 22일 "정리매매 때 가격이 움직인다는 얘기에 끌린다"며 "2차전지 산업 자체가 끝난 건 아니라고 생각해 소액이라도 들어가 볼지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개인투자자 이 모(35·남) 씨도 "금양은 예전에 워낙 유명했던 종목이라 혹시 회생 얘기라도 나오면 높게 뛸 수 있다는 기대가 남아 있다"고 말했다.
실제 국내 증시에서 정리매매 기간 급등 사례는 수두룩하다. 세원이앤씨는 정리매매 첫날 주가가 88.74% 급등했다. 이화전기는 정리매매 기간 273% 폭등했으며 대유 역시 86% 올랐다.
그러나 정리매매는 통상 탈출할 수 있는 '마지막 문'이지, 대박을 터뜨릴 수 있는 '기회의 문'이 아니다. 정리매매에 뛰어들어 단타로 고수익을 얻어보겠다거나 회생과 재상장을 노려 훗날 대박을 기대하는 건 확률이 희박한 도박판에 뛰어드는 것과 다르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정리매매는 원래 기존 주주에게 마지막 매도 기회를 주기 위한 절차"라면서 "하지만 가격제한폭이 없다 보니 초고위험 단기매매 구간처럼 접근하는 투자자들이 있는데 상당히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타이밍을 잘못 잡으면 자칫 큰 손실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정리매매 기간 주가는 기업가치보다 수급에 따라 움직이는 경우가 많은데 그만큼 기회도 있지만 위험도도 높다"고 강조했다. 그는 "회생 기대를 투자 근거로 삼기에는 불확실성이 크다"며 "바닥인 줄 알고 들어갔다가 '바닥 밑의 지하실'을 경험하는 케이스도 다수"라고 경고했다.
한국거래소는 지난 20일 금양 상장폐지를 결정했다. 금양은 대규모 영업손실 발생 및 재무구조 악화 탓에 2024~2025년 2년 연속 외부감사인으로부터 의견거절을 받았다. 이후 거래소가 개선기간을 부여했으나 그 안에 신규자금 조달 등 재무구조 개선에 실패해 상장폐지가 최종적으로 결정됐다.
거래소는 오는 26일까지 상장폐지를 예고한 뒤 27일부터 7영업일 간 주주들이 주식을 처분할 수 있는 정리매매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다만 금양이 상장폐지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내 정리매매 일정이 늦어질 수도 있다.
KPI뉴스 / 이수민 기자 smlee682@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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