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국고채 매입 확대 본격 나설까...16일 금통위 주목

강혜영 / 2020-07-14 16:21:36
올해 3차례 총 4조5000억 매입…금통위 추가 매입 여부에 촉각
"한은 보유 국채 전체의 2.7%…금융위기 4.7%에 비해 여력 충분"
채권 전문가 99% 금리 동결 전망…"부동산 등 자산 버블 예의주시"
한국은행이 국고채 추가 매입에 나설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은은 시장 안정화 등을 위해 올 들어 세 차례에 걸쳐 국고채 단순 매입을 실시했다. 1~3차 추경으로 올해 국채 발행량이 100조 원을 넘어서는 만큼 한은이 오는 16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국채 매입과 관련해 어떤 메시지를 보낼지 주목된다.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한국은행 제공]

세 차례 추경으로 사상 최대 규모 국채 발행…한은 역할 부각

정부가 적극적인 재정지출을 예고한 가운데 국채 매입과 관련해 한은의 역할론이 부각되고 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3차 추가경정예산이 통과로 23조8000억 원 규모의 국채가 추가로 발행된다. 이에 따라 올해 국채 순증액은 108조5000억 원이고 적자국채 규모는 97조6000억 원에 이른다. 두 항목 모두 사상 최대치다.

한은은 지난 3월과 4월에 각각 1조5000억 원씩 국고채 단순매입을 한 데 이어 이달 2일에도 1조5000억 원 규모의 국고채를 단순매입했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오는 16일 열리는 금통위에서 국고채 추가 매입 관련된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고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국고채 단순 매입에 대한 힌트는 무조건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5월 재정동향에 따르면 5월까지 누적 재정집행 규모는 전년 대비 약 24조 원 늘었는데 5월까지 누적 국세 수입은 21조 원 덜 걷혔다"며 "3차 추경을 할 정도로 경기가 안 좋아서 정부가 계속 지출을 늘리는 데 세입 없이 국채 발행으로 메꾸게 되면 국채 금리가 올라갈 수밖에 없다"며 한은의 국채 매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도 지난 5월 금통위 당시에 추경 등으로 국고채가 대규모 발행되는 것과 관련해 "장기 금리 변동성이 커진다면 시장 안정화 차원에서 국고채 매입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밝혔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도 지난달 말 대규모 국채 발행에 따른 구축효과 발생에 대해 "그렇게 생각한다"며 우려를 표명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국채 금리 변동성이 줄어들면서 한은이 적극적으로 대응하기보다는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원론적인 메시지만 남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국고채 시장이 안정되고 있어 한은이 현재로서는 코로나19 확산세 등을 지켜보겠다고 얘기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근 10년물 국채 금리는 1.3~1.4%대를 유지하며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3년물 금리는 0.8~0.9%대 수준에서 머무르고 있다.

시장선 금융위기와 비교해 10조 매입 기대…"여력 충분"

한은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으로 한은이 보유한 전체 국채는 18조6000억 원 규모이다. 이는 전체 국고채 발행 잔액(686조4000억 원)의 2.7%에 불과하다.

이에 한은의 국채 추가 매입 여력은 충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차현진 한국은행 인재개발원 교수는 지난달 오피니언 리더를 위한 웹진 '피렌체의 식탁'에 올린 칼럼을 통해 "1차, 2차, 3차 추경을 통해서 정부가 추가 발행하기로 한 35조 원 규모(올해 국채 순증액의 3분의 1)를 한국은행이 추가 매입하더라도 그 비율은 7% 안팎에 머문다"며 "주요국 중앙은행들에 비해서 여전히 낮다"고 지적했다.

미 연준의 경우 글로벌 금융위기 전인 2007년 말에 국채 발행 잔액의 8% 정도를 보유했으나 2019년 말 기준으로 24%로 확대됐으며, 보유 규모로는 한국의 두 배가 넘는다는 게 차 교수의 설명이다.

시장에서는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 비교해 한은이 10조 원까지 추가 매입할 것을 기대했다. 한은은 금융위기가 발생했던 2008년 11월 19일에 한 차례 1조 원 규모의 국채를 단순매입했다. 매입 규모는 올해보다 적지만 당시 한은의 국고채 보유 비중은 전체 발행액의 최대 4.7%를 기록하면서 지금보다 큰 수준이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금융위기 당시에 국고채 잔고 대비해서 한은 비중을 고려할 때 현재 한은은 10조 원 매입 여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한은이 실제로 다 매입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시장의 기대는 그렇다"고 말했다.

강승원 연구원도 "금융위기 당시 국채 잔액과 현재 잔액이 다르므로 일대일 비교는 어렵지만, 금융위기 당시의 비중 만큼을 국채 매입의 최대치로 보고 있다"고 했다. 

안예하 연구원 역시 "금융위기랑 비교해서 국채 매입 비중 자체가 큰 편은 아니어서 금리 변동성이 커진다면 시장에서 10조 원 더 매입할 수 있지 않은가 판단된다"고 말했다. 

기준금리는 만장일치로 연 0.5% 동결 전망 우세

금통위가 이번에는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채권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설문응답자 99.0%가 이달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 같다고 응답했다. 추가 인하할 것이라고 응답한 전문가는 1.0%에 불과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만장일치로 동결할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5월에 금리를 인하했고 실효 하한이라는 부담 때문에 통화정책 측면에서 더 내리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해 기준금리 0.5%를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내년에도 경기 여건을 고려할 때 기준금리 변경 유인이 없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조용구 연구원 역시 "기준금리 추가 인하보다는 국채 매입 등 비전통적인 통화정책 선별적으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코로나19 확산 우려가 여전히 상존하고 있지만 미국, 중국 등 주요 경제권의 경제활동이 재봉쇄되는 상황이 아니며 한은이 부동산을 비롯한 자산 가격 버블 등 금융안정 측면을 고려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KPI뉴스 / 강혜영 기자 khy@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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